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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마이니치(每日), '대 한국 수출 규제는 어리석은 정책'

  • 기사입력 2019.07.06 23:23
  • 최종수정 2019.07.06 23:24
  • 기자명 이상원 기자
일본정부의 대 한국수출 규제는 어리석은 정책이라는 비판이 일본 내에서 대두되고 있다.

[M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일본 정부가 한국 압박수단으로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에 나서자 한국정부의 강경 대응책이 검토되고 있는 등 한국과의 대립 장기화 양상을 보이자 일본 언론 등에서 아베정권의 정책이 잘못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은 6일 일본정부의 이번 수출규제 조치가 한국정부의 ‘괴롭힘’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일본 정부의 조치는 장기적으로 부메랑 효과로 일본 기업에게 고통을 강요하는 어리석은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본 정부가 반도체 생산에 사용되는 화학제품의 한국 수출 규제에 들어간 것은 많은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징용공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대응을 취하지 않는 한국 정부에 대한 사실상의 대응조치로 나온 것이지만 스가 요시히데 관방 장관은 ‘대응 조치와는 상관이 없다’고 강변하고 있지만 이를 진정으로 받아들이는 일본인은 아무도 없다고 밝혔다.

마이니치는 이번 조치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자유 무역을 주장해 온 일본의 국제적 신뢰 저하가 불가피하고, 국제 반도체 공급에 악영향을 끼치며, 주요 고객인 한국 기업에 대한 수출 감소가 일본 기업의 피해로 이어지며, 한국의 조달처 대체와 자체 개발을 유도, 결과적으로 일본 기업의 국제 경쟁력이 저하될 것이라는 것이다.

먼저 자유무역과의 관계에서 최근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 회의에서 ‘자유 무역의 추진'을 적극 주장했던 일본의 태도는 이번 조치와는 분명 모순이라는 것이다.

아베 신조 일본총리가 의장으로서 주창한 G20 정상선언에는 ‘예측 가능하고 안정된 무역 환경’의 중요성이 핵심으로, 일본정부의 이번 자의적 수출 규제는 이에 정면으로 반한다는 것이다.

 또, 본연의 쟁점과 무관한 통상조치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것은 센카쿠 열도 문제를 둘러싸고 대립이 격해진 지난 2010년 중국이 희토류의 대일 수출을 중단한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세계무역기구(WTO) 룰에 저촉되지 않도록 ‘안전 보장’이란 용어를 꺼내 든 트럼프 정부가 중국의 철강수입을 규제한 것이나 일본 및 유럽 자동차수입을 ‘안보 위협’이라며 규제를 강행하는 것과도 같다는 주장이다.

이 조치가 WTO 규정을 위반하지 않는다고 강변할 수는 있지만, 국제사회에서 어떻게 보여 지는가는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또, 이번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조치의 주요 표적으로 삼은 것은 한국 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삼성은 미국 인텔과 반도체 점유율 선두를 다투는 세계 최대기업이며, SK도 한 축을 담당하는 기업이어서 양 사가 세계 반도체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일본정부의 생각보다 훨씬 커다는 것이다.

삼성과 SK가 반도체 소재를 일본 제품에 의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양사의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전 세계 관련 업체들의 생산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우려가 나오고 있으며, 특히 한국이 세계시장 50% 이상의 점유율을 갖고 있는 반도체 메모리의 출하가 중단되면 일본이 지탄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마이니치는 이번 조치로 입을 일본기업의 피해도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고순도 불화수소의 공급사인 일본 스텔라 케미파사는 수출 규제 대상인 불화수소의 연간 매출액이 약 200억 엔(2,166억 원)으로, 세계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 중 60%가 한국 등 해외로 수출되고 있다.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존재감을 감안하면 한국으로의 수출 감소는 큰 타격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본 기업의 타격은 당장 눈앞의 매출감소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분석도 내놨다.

한국 언론들의 분석 결과를 보면 이번 조치는 한국뿐 아니라 일본에도 막대한 피해를 줄 것이라며 수출 규제는 장기적으로는 한국 기업의 ‘탈 일본’을 가속시켜 일본으로서는 안정적인 수출시장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업계와 일본의 일방적인 조치에 대비해 수입처 다변화와 국내 생산 설비의 확충, 국산품 개발 등의 대책을 검토해 왔다면서 앞으로도 업계와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지원에 만전을 기하는 동시에 한국 부품, 소재, 장비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의 발언도 소개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중단에 일본이 필사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란 것이다.

문재인 정부 지지층은 한국의 재벌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지만 이런 사태가 계속되면 삼성을 지원한다고 불평을 제기하기 어렵다면서 민관일체로 대응에 나서면 한국의 속도감은 엄청나기 때문에 일본으로서도 매우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내놨다.

 특히 삼성은 지난해 매출액이 243조7,700억 원, 영업이익 58조8,900억 원에 달하는 초대형 기업으로, 여간해서는 쓰러지거나 타격을 받지 않는다면서 일본 기업에서 연봉 수천만 엔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많은 기술자들을 뽑아가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직접 조달도 추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이니치는 일본이 지금 규제조치를 철회한다고 해도 상황은 바뀌지 않는다면서 ‘일본이 언제 다시 같은 조치를 취할지 모른다는 불신감’ 때문에 한국 측이 근본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 신문은 일본 경제산업성 관계자는 “일본기업의 압도적 점유율은 세계가 일본 기업에 안심하고 의존할 때 뿐이다. 외국이 일본의 조치에 불안감을 갖게 되면 일본 이외의 기업들이 증산에 나서게 돼 결국 점유율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일본으로부터의 부품 공급 중단으로 한국기업이 대안을 모색, 일본 의존에서 벗어난 전례가 있다고 소개했다.

 일본 부품수입의 대표적인 품목 중 하나였던 자동차 부품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일본 공장이 가동을 멈추자 전 세계 자동차 생산에 차질이 생겼다.

세계 각국의 자동차업체들은 이러한 문제가 재발되지 수입선 다변화를 추진하는 한편 품질이 향상된 자국산 부품을 적극적으로 구입하게 됐다. 한국의 자동차 메이커들 역시 일본 이외 기업에서의 부품조달을 늘렸다.

 그 결과 2010년 10억 달러 이상에 달했던 대일본 자동차 부품 무역에서 한국의 대일 적자는 2011년부터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결국 2014년경에는 한. 일간 자동차 부품 무역수지가 역전됐으며, 현재는 한국산 부품의 대일 수출이 일본 부품의 한국수입보다 많아졌다고 전했다.

 마이니치는 징용공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국 정부는 큰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내놨다.

 하지만 이번 조치의 이해득실을 따져 보면 일본 측이 얻는 것은 거의 없다면서 이상한 일은 왜 이렇게 간단한 계산을 아베정권은 하지 않았던 것일까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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