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노조에 사표내고 회사 떠난 르노삼성 제조본부장이 남긴 마지막 손 편지 내용은?

  • 기사입력 2019.04.13 07:13
  • 최종수정 2019.04.13 07:23
  • 기자명 박상우 기자

[M오토데일리 박상우기자] “이제 저는 부산공장을 떠나며 여러분꼐 작별인사를 드리려 합니다.”

“이 엄중한 시기에 급작스럽게 용퇴를 결심하고 회사를 떠나는 것은 최선을 다해 이뤄왔던 소중한 터전이 한순간에 무너질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이를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제 스스로 용퇴의 결담을 내림으로써 저의 진정성을 알리려 합니다. 저의 이 결단이 지금의 위중한 사태를 해결하는 계기가 되고 모두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간절함을 전합니다.”

르노삼성자동차 임단협 교섭에서 사측을 대표해 왔던 이기인 르노삼성 제조본부장(부사장)이 12일 회사를 떠나면서 직원들에게 남긴 손으로 쓴 편지의 일부다.

회사 측을 대표해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기에 눈물로 호소를 하고 회사를 떠난 것이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11일 르노삼성 부산공장에 방문, 르노삼성 노조간부와 사측 임원진을 만나 노사 간 양보를 당부했지만 노조는 12일 또 부분파업을 벌였다.

해를 넘기고 다른 업체들이 2019년 임단협을 시작하는 현재까지도 르노삼성의 2018 임단협은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있다.

그는 1998년 삼성자동차 출범과 함께 합류, 부산공장을 직접 설계하고 26년 동안 부산공장의 역사와 함께했던 이 부사장은 직원들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2012년부터 인도 첸나이 소재 르노닛산 인도생산법인에서 수 년간 근무한 르노닛산그룹 최고의 생산 전문가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르노닛산그룹 내에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 부산공장 생산물량을 확보하는 일도 그의 담당이었기 때문에 이번 노사분쟁 장기화로 회사의 위태로움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는 자신은 이제 회사를 떠나도 되지만 남은 직원들의 앞날에 대한 걱정이 더욱 크다.

그는 편지에서 애절한 마음으로 르노삼성차 직원들에게 몇 가지 당부를 남겼다. 르노삼성이란 회사는 현대. 기아차와 같은 국내 본사에 소속된 회사가 아니며 외국계 기업에 소속된 하나의 자회사에 불과하다는 냉엄한 현실을 인정해야 하며, 정확히 이해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지금은 회사의 임원, 공장장이 아닌 회사의 시작과 함께 했고 부산공장에서 가장 오래 근무한 동료로써 회사를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간곡하게 부탁을 말씀을 드린다”면서 “르노그룹은 부산공장이 지금 같은 불안정한 상황이 더 이어진다면 르노삼성의 존립에 치명적인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직원들의 단결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호소했다.

회사가 사라진 뒤에 경영인사권 참여니 작업전환배치 합의니 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것이다. 그는 여전히 르노삼성 직원들이 심각한 현실적인 위기를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게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