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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미세먼지 잡는다면서 수소전기차 보급에는 극히 소극적

  • 기사입력 2018.11.19 18:11
  • 최종수정 2018.11.20 10:11
  • 기자명 이상원 기자
갈수록 심각해지는 미세먼지 대응에 나서고 있는 서울시가 수소전기차 보급에는 가장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M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수소전기차 보급계획을 많이 잡았던데 걱정입니다. 오지랖일수도 있죠. 수소전기차 충전소 입지 선정이 어려워 쉽게 충전소를 설치하지는 못할 겁니다.”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이 서울시보다 내년 수소전기차 보급계획을 많아 잡았는데 서울시가 수소전기차 보급에 소극적인 이유를 묻자 서울시 관계자가 한 대답이다.

서울시는 내년도 수소전기차 보급예산을 62대 분을 편성했다. 내년 연간 보급목표는 150대인데 나머지 88대는 추경예산을 편성해서 맞춘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서울시의 경우, 현재 수소전기차 넥쏘를 구매하려는 계약자가 약 2천명에 달하고 있어 내년에 150대가 보급된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계약자들은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하는 형편이다.

서울시의 이 같은 신청대수는 울산시 1천대, 충남도 200대, 경남도 400대, 부산시 200대, 인천시 200대 등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전국 지자체들이 정부에 신청한 내년도 수소전기차 보급대수는 총 2,700여대로 환경부가 확정한 2천대보다 700여대나 많다.

수소전기차 충전시설도 현대차가 내년에 서울 강서지역에 1개소 설치를 진행중인데 반해  서울시는 2020년에야 1개소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환경부의 수소전기차 보급관련 예산은 내년도 예산안 심사 법정 처리 기한인 내달 2일 국회에서 결정될 예정인데 이 과정에서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다.

서울시는 규제가 많고 민원도 많아 충전소 부지를 찾는 것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에 차량만 많이 보급한다고 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실제, 현재 유치원, 대학 등 학교부지로부터 200m 이내에는 수소충전소 설치가 어렵고 전용주거지역, 상업지역, 자연환경보전지역 등에도 수소충전소 설치가 불가능하며, 철도보호지구의 경계로부터 30m 이내에도 수소충전소 입지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충전소 설치가 자유롭지는 않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도 수소전기차 소유자들로부터 양재와 상암동 충전소가 부족하다는 민원이 많다”면서 “서울시가 소극적인 게 아니라 현실적인 목표를 잡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올해도 수소전기차 보급대수를 당초 겨우 3대로 잡았다가 추경예산 편성을 통해 51대를 추가, 총 54대를 보급키로 했다.

시 관계자는 “미세먼지 대응을 위해서는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 보급 확대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지만 무턱대고 차량만 보급하다가는 차량이 달리지 못할 수도 있다”면서 “시가 세금을 들여 충전소를 계속 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2월에 특수목적법인(SPC)이 설립돼 인프라가 구축되는 것을 봐 가며 수소전기차 보급을 더 늘려나가겠다고 말했다.

요약하면 서울시가 시 예산을 들여 충전소를 설치하고 보조금을 지급해 가며 수소전기차를 적극 보급하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10월, 2022년까지 수소전기차 3,000대 보급하고, 2021년까지 충전소 4개소를 추가 건립해 권역별로 총 6개 수소 충전시설을 운영, 시민들이 편리하게 수소차를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인천시나 부산시 등 다른 지자체들은 서울시와는 크게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인천시는 내년에 수소전기차 구매 보조금 예산을 200대 규모로 편성했으며, 2022년까지 수소충전소 8개소를 신규로 설치, 이 때까지 수소전기차 2,000대를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시 역시 내년 수소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원예산을 200대 규모로 편성했고, 2022년까지 수소충전소 10개소를 신설, 수소전기차 1,000대를 보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서울시의 한 수소전기차 구매 신청자는 “충전소 설치의 어려움은 서울이나 인천, 부산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문제”라며 “서울시가 이런저런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수소전기차 보급정책을 보면 형식적인 대응만 하고 있는 게 아닌가 라는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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