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 오토데일리 이상원. 최태인기자] 자동차시장에서 신차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중고차 유통이다. 신차를 구입해 운행하다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중고차로 매각하고 다시 신차를 구매하는 싸이클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산차나 수입차 모두 중고차 유통에 많은 투자와 함께 공을 들이고 있다.

만약 중고차 유통을 잘못 관리하게 되면 다음 신차구매에서는 다른 브랜드로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에 진출해 있는 수입차브랜드들도 연륜이 쌓이고 연간 판매량이 20만대를 넘어서면서 본격적인 중고차 관리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 재규어 랜드로버, 렉서스 등 주요 수입차 브랜드의 인증 중고차 판매량은 2만3천여대로 전년대비 무려 73%나 급증했다.

자동차업체들은 일반 중고차 매매상사와 달리 인증 중고차란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인증 중고차란 자동차업체가 일정 수준 이상의 조건을 만족하는 자사 차량을 기존 고객으로부터 직접 사들여 검사와 정비 과정을 거쳐 다시 소비자에게 중고차로 되파는 것을 말한다.

이는 주행 성능이나 엔진 노후화 정도, 내·외관 상태 등을 업체 전문가가 손수 점검하고 사후에도 일정기간 보증을 해 주기 때문에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신뢰성이 높은 반면, 가격 부담은 신차보다 낮아 찾는 이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하지만 중고차는 신차와 달리 각 브랜드별로, 혹은 각 딜러별로 매입 및 판매 과정에서의 신뢰성이나 선택의 다양성, 품질 보증 등에서 다소 차이가 있기 때문에 브랜드나 딜러 선택에서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현재 소유하고 있는 차량을 팔고 신차나 중고차량을 구입해야 하는 고객들로서는 구매도 중요하지만 현재 소유하고 있는 차량을 제 값을 받고 파는 일도 중요하기 때문에 유통구조가 투명하고 확실한 중고차 전시장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입차의 인증 중고차는 업체들의 주장처럼 과연 믿을 만한 걸까? 또, 기존 중고차 매매상사들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서울의 중고차 메카로 통하는 장한평에 위치한 메르세데스 벤츠 한성자동차 인증중고차 용답전시장을 찾아 직접 유통과정을 살펴봤다.

한성자동차 용답 중고차 전시장은 2011년 문을 연 메르세데스 벤츠의 국내 첫 번째 인증 중고차전시장이다. 규모면에서는 1,300여 평의 대전 전시장에 이어 두 번째로, 월 평균 150여대 이상 판매되고 있다.

이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신차 전시장과 비교하면 중급 정도로, 중고차 전시장으로서는 톱 클래스에 속한다.

서울 중고차매매단지 입구에 위치한 수입차 인증 중고차 건물 1층에 마련된 용답 전시장은 여느 신차 전시장 못지않게 잘 꾸며져 있다.

신차처럼 반짝 반짝 윤이 나는 차량 20여대가 전시돼 있고, 고객을 맞는 리셉션과 상담코너도 신차 전시장과 다르지 않다. 전시장 중앙에 있는 재고확인 스탠드가 신차 전시장과의 차이점이다.

건물 4층에는 무려 100여대에 달하는 차량들이 빼곡히 들어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중고차전시장은 매물 확보가 관건인 만큼, 월 평균 120여대 가량이 매입돼 검사와 수리를 거친 다음 전시장 1층과 4층에 전시된다.

◆차량 매입. 판매 모든 과정 투명하게 진행, 신뢰성 높아

한성자동차 중고차사업본부장 김도현이사는 다양한 차량을 가장 많이 보유, 선택의 폭이 넓은 것이 한성자동차 인증 중고차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말한다.

실제 한성자동차는 국내에 진출해 있는 수입차브랜드를 통틀어 딜러 사 중 가장 많은 6개 인증 중고차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때문에 중고차량 보유대수가 가장 많아 고객들로서는 선택의 폭이 넓고, 전국적으로 커버하기 때문에 그만큼 이용에도 편리하다는 것이다.

현재 한성자동차 전체의 월 평균 중고차량 판매량은 450대 정도, 재고량은 650대 정도여서 원하는 차량을 마음대로 고를 수가 있다.

중고차 구입을 원하는 고객들은 전시장을 직접 방문하거나 홈페이지 혹은 재고확인시스템을 통해 원하는 차량을 검색해 볼 수가 있다.

특히, 재고 확인시스템이 잘 돼 있기 때문에 차량을 보기 위해 굳이 서울로 오지 않더라도 확인이 가능하고, 전국 각지에 있는 차량을 손쉽게 배송 받을 수 있는 것이 한성자동차 중고차의 큰 장점이란 설명이다.

김본부장은 "이런 시스템 덕분에 절반 이상의 고객들이 전화로 차량을 문의하고 계약을 하고 있는데 이는 그만큼 한성자동차의 중고차에 대한 믿음이 있다는 증거"라고 말한다.

고객들이 한성자동차 중고차에 대한 믿음이 강한 이유는 모든 프로세스가 투명하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고객이 차량을 팔기위해 의뢰를 하면 우선, 매입 전담직원이 테블릿 PC를 통해 차량 매각과 관련한 전체 진행과정과 차량에 대한 진단내용을 상세하게 브리핑해 준다.

디지털화된 자료와 객관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차량을 평가를 하고, 어떻게 가격이 산정됐는지에 대해서도 고객이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을 해 주고 있다.

김본부장은 “한성자동차가 중고차 매입과정에서 100%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완벽에 가깝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성자동차 중고차 전시장은 각 전시장별로도 나름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최근에 오픈한 수원전시장은 국내 최초의 원스톱 통합형 메르세데스 벤츠 전시장으로, 인증중고차와 신차 AS가 함께 운영되는 통합형 전시장이며, 서울 성산전시장은 서울지역에서 유일하게 서비스센터와 함께 위치해 있는 인증중고차 전시장이다. 여기서는 인증중고차 구매와 판매, AS를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는 전시장이다.

또, 인천 중고차 전시장은 인천지역 유일의 벤츠 인증 중고차 전시장이며, 대전 전시장은 메르세데스 벤츠의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이밖에 원주전시장은 수입차업계 최초의 강원지역 인증 중고차 전시장이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인증 중고차사업은 지난 2011년부터 본격 시작, 현재 서울 용답전시장을 비롯, 전국에 20개의 인증 중고차 전시장을 운영 중이다.

이 중 벤츠 최대딜러인 한성자동차는 서울과 수원, 인천, 대전, 원주 등에 6개의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신차전시장(16개)의 절반에 채 못 미치지만 벤츠 딜러사 중에서는 가장 많은 수치다.

김본부장은 “한성자동차 중고차사업 부문은 아직은 전체 사업부문의 10%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중요성은 이보다 훨씬 크다”면서 “시장 확대 추세에 맞춰 적어도 신차 전시장의 절반가량은 확보한다는 목표지만 여러 제약 요인 때문에 전시장 오픈이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벤츠 중고차 매력에 빠지는 고객 많아

한성자동차 용답 인증 중고차전시장은 벤츠 중고차 매장 중 가장 규모가 큰 대전 전시장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지만 판매량에서는 줄곧 1위를 달리고 있다.

용답 인증 중고차전시장 이래형 지점장은  "일단 매집된 차량들은 메르세데스 벤츠 공식 서비스센터로 입고, 세밀한 점검과정과 완벽한 정비를 거쳐 신차 수준으로 재탄생, 전시장으로 되돌아오게 된다"며 “우리 전시장에서 판매하는 차량은 말이 중고차지 신차 못지않은 품질을 자랑한다"고 밝혔다.

오랜 기간 숙련된 정비사의 손을 거친 만큼 어떻게 보면 품질 면에서는 신차보다 더 완벽할 수도 있다는 게 이 지점장의 설명이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중고차를 한번 구입해 본 고객들은 계속 중고차를 구매하고 있다면서 많이 구매한 고객은 무려 4대까지 구매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용답 인증 중고차전시장에서 판매되는 차량들은 내 외관 모습은 물론, 수리부분, 감가요인 등을 포함한 상세한 내용들이 모두 공개된다.

인증 차량은 1년. 2만km까지 보증과 구입 후 7일 내에 결함이 발견되면 교환도 가능하다.

인증차량은 4년. 10만km 무사고 벤츠 차량을 대상으로 178가지 항목의 점검을 통해 새차 처럼 깔끔하게 수리되기 때문에 가장 믿을 만한 차량으로 볼 수 있다.

매입된 벤츠 차량 중 위 이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비 인증차량도 한성자동차 자체 보증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중고차 할부금융 역시 소비자들이 관심을 갖는 부분이다. 한성자동차가 캐피탈사와 제휴를 통해 제공하는 할부금리는 신차보다 약간 높은 8-9% 수준으로, 일반 중고차 매매상사보다 크게 낮다.

중고차를 구매하기 가장 좋은 시기를 묻는 질문에  이 지점장은 명절이나 연휴 휴가가 시작되기 전, 그리고 재고량이 많을 때가 할인 폭이 크기 때문에 가장 좋다”고 말한다.

한성자동차는 중고차 매매상사들과의 상생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지점장은 “2011년 당시 중고차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이곳 매매상사들의 반대가 심했는데 지금은 용답 인증 중고차전시장에서 차량을 구매하는 고객의 상당수가 매매상사들”이라며 “이는 한성자동차는 홀 세일(도매), 매매상사는 리테일(소매)로 역할을 분담함으로써 상생이 가능해졌다”면서 “앞으로도 역할 분담을 통해 적극적으로 협력 체제를 구축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