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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 개발 경쟁 ‘이종격투기’, 최후 승자는 누구?

  • 기사입력 2018.07.23 11:48
  • 최종수정 2018.07.24 10:48
  • 기자명 이상원 기자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경쟁이 이종격투기를 연상케 할 정도로 이종 업체들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M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자율주행이나 차량과 외부를 연결하는 커넥티드 부문 비즈니스는 자동차업체 뿐만 아니가 IT업체, 차량공유서비스 업체 등 매머드급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참여하고 있어 이종격투기를 방불케 한다.

기존 화석연료 자동차는 자동차업체들만의 리그였으나 자율주행이나 커넥티드카는 다른 업종들이 뒤섞여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자동차업체들이 하드웨어, 즉 차량 몸체 개발에 주력하는데 반해, IT기업이나 공유업체들은 주로 소프트웨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의존도가 크게 높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의 주도권 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자율주행차의 소프트웨어 부문은 구글과 애플, 다이슨, 삼성전자, 중국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인 바이두가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중 선두 구글을 위협하는 업체가 바로 중국 바이두다. 바이두는 검색 원조 구글을 벤치마크, 중국 최대기업을 떠오른 데 이어 최근에는 자율주행차 부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해 4월에 출범한 바이두의 프로젝트명 ‘아폴로’는 자율주행차 개발 가속활 위해 업종간울타리를 뛰어 넘은 오픈 소스형 플랫폼이다.

아폴로에는 불과 1년여 만에 자동차 제조업체와 부품 공급업체, 반도체업체, IT기업 등 무려 100개사 이상이 모여들었다.

바이두는 전문인 인공지능(AI)과 같은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하고, 전문기술이 없는 하드웨어 및 자동차 부품은 파트너들에게 맡기는 구조다.

바이두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위해 15억 달러(1조6,927억 원) 규모의 투자펀드를 설립, 신생기업에 대한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바이두의 아폴로는 데이터와 오픈 소스 코드 등 많은 정보가 제공되며, 가입된 개발자들은 이를 무료로 이용할 수가 있다.

이같은 구조는 구글이 지난 2007년에 시작한 스마트 폰용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와 비슷한 방식이다. 당시 구글은 애플의 ‘iPhone’에 대한 대응하기 위해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를 내놨다.

구글은 직접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대신, 소프트웨어에 특화된 안드로이드 개발에 치중했다. 이는 외부 개발자가 호환 응용 프로그램을 개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함으로써 안드로이드는 점유율이 급속히 확대됐다.

미국 조사회사인 가트너에 따르면, 2017년 세계 모바일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점유율은 86%에 달했다.

텐센트 아폴로 계획도 구글의 안드로이드 개발과 비슷하다. 업체들이 OS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업계표준 삼는다는 것이다.

바이두는 아폴로를 자율주행자동차의 '두뇌'처럼 심어놓고 자동차 제조업체들로 하여금 자동차의 생산과 브랜드에 집중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 기술은 세분화가 진행되고 있는 중국 자동차 부품업계에서 특히 매력적이다.

오픈 소스화는 중국의 자동차 공급업체들의 연구 개발비를 증가시키지 않고 자율주행 차량 조립도 가능하게 한다.

특히, 업체들은 바이두 아폴로의 네트워크를 통해 경쟁사에 뒤쳐져 있는 운전 데이터 관련 문제에 대응할 수도 있다.

자율주행에 필수인 공도실험 및 시뮬레이션에서 얻은 운전 데이터도 무료로 얻을 수가 있다.

자율주행 차량을 유도하는 알고리즘은 축적된 데이터 사용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이 데이터를 얻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바이두는 맵의 생성과 AI에 관해서는 풍부한 지식과 정보를 갖고 있지만, 구글 웨이모나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에 비해서는 실제 운전 데이터가 크게 부족하다.

그러나 바이두의 광범위한 제휴 파트너들이 수집한 데이터를 바이두의 오픈 소스형 데이터 세트에 제공해 주게 되면 바이두는 대량의 데이터를 힘들이지 않고 습득할 수 있게 된다.

바이두는 지난 3월 아폴로 오픈 소스 데이터 세트인 ‘Apollo Scape(아폴로 스케이프)’를 추가했다. 그 데이터 량은 Kitti(키티)나 CityScapes(시티 스케이프스) 등 다른 오픈 소스 데이터 세트의 10배 이상이다.

아폴로 스케이프는 ‘이미지 분할’ 기술을 사용, 비디오 이미지를 픽셀 단위로 분할하고 정밀한 작업을 가능하게 한다.

자율주행차가 주위의 물체나 도로 표지판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미지는 ‘의미’를 부여하는 구조다.

따라서 자율주행차의 실용화는 차선의 경계를 식별하고, 다양한 주행 규칙(노란선 및 백선, 실선과 점선)을 판단 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분할된 이미지는 자율주행 차량이 주행 가능한 범위를 인식하고 앞으로의 위험을 감지할 수 있도록 자동차나 보행자, 자전거, 건물, 신호 등 26가지 의미가 부여된다.

또, 데이터 세트에 포함되는 도로 상황(눈이나 비, 안개 등)이 다양할수록 자율주행 차량은 더 복잡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게 된다.

도로가 눈으로 완전히 뒤덮여 있고, 어둠상태에서도 도로의 분명한 이미지를 구축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아폴로 계획에서 중요한 점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지 여부다. 바이두의 리얜홍(李彦宏) CEO는 "인공지능은 향후 중국경제를 이끌 신 동력으로 자리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아폴로 계획의 목표는 미래의 수익 창출의 기회를 넓힐 것이며 이는 미래의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합당한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동차에 부착된 센서로부터 수집된 데이터를 사용하는 생성 HD(고화질) 맵은 자동 운전에 필수적이다.

HD 지도는 차선의 폭과 교차로 등의 정확한 정보가 담겨 있다. 바이두는 중국에서 가장 광범위한 모바일지도 서비스인 '바이두 지도'를 제공하고 있으며, 2013년부터는 HD맵의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지도를 자동차 소유자들에게 판매하고 서비스 요금을 징수하거나 지도 대를 자동차 비용에 포함시키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바이두는 이 HD지도를 아폴로에 대응시키기 위해 지난 1월 네덜란드의 네비게이션업체인 TomTom(톰톰)사와 제휴관계를 체결했다.

따라서 바이두는 중국의 지도와 간혹 제공되는 구미의 HD지도를 연계시킬 수 있게 된다.

바이두와 같은 방법을 시도하는 자동 운전 자동차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는 미국 차량 공유서비스 대기업인 Lyft(리프트)다.

이 회사는 지난해 7 월 자율주행 차량을 위한 플랫폼 개발을 발표했다. 현재 제휴업체는 10 개에 채 못 미치지만, 캐나다 부품기업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미국 앱티브(Aptiv) 등 자율주행 분야의 리딩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리프트는 구글 웨이모와 미국 드라이브 AI 등 자율주행 분야 기업 및 스타트업들과도 제휴하고 있다.

또, 미 보이지(Voyage)는 구글 자율주행기술 개발을 주도한 세바스찬 스룬이 창업한 온라인 교육 업체인 Udacity (유다시티)에서 독립했으며, 우버 테크놀로지와 테슬라의 사고 이후 자사의 자율주행 안전기술을 공개했다.

한편, 중국정부는 2019년 말까지 AI의 세계적인 리더에 오르기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최근 몇 달 동안 많은 도시에서 자율주행차 규제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우버의 사망사고 발생 몇 주가 지나지 않아 자율주행차 도로실험을 승인권을 지방정부에 부여했다.

다만 중국정부는 공도 실험은 중국 업체들에게만 인정하고 있다. 이런 지원을 통해 바이두는 중국에서의 자율주행 기술 게발에서 우위에 설 수가 있다.

바이두는 이미 자사의 소프트웨어를 도로에서 테스트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바이두에 대해 베이징시내 33개소의 도로에서 공도 주행실험을 허용했다..

이 밖에 상하이는 상하이자동차그룹(SAIC Motors)과 상하이 웨이라이 기차(바이두 제휴 회사)에도 공도 실험을 허용했다.

중국과학기술부는 지난해 11월 바이두를 자율주행 분야의 국가 프로젝트 리더로 선정했다. 바이두와 대등한 중국 굴지의 인터넷 기업 알리바바 그룹은 스마트 시티, 텐센트는 의료 분야의 리더로 각각 선정됐다.

바이두가 중국에서의 자율주행 기술의 리더로 인정됐지만 다른 중국의 IT기업들도 앞다퉈 자율주행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중국 배차서비스업체인 디디추싱은 2016년 8월 우버의 중국 사업부를 인수, 현재 중국은 물론 멕시코와 브라질, 대만, 일본 등 세계각지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자율주행차 관련업계는 결국은 가장 높은 수준의 소프트웨어를 가진 기업이 가장 성공적으로 정착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의 품질은 테스트 데이터에 달려 있으며 바이두가 제휴 파트너로부터 얻은 운전 데이터를 활용, 중국에서 유용한 데이터를 수집 할 수 있게 되면 경쟁사보다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될 것을호 보여진다.

바이두는 자율주행자동차 부문 신생기업에 대해서도 많은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투자처는 모든 아폴로 연합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이다.

바이두는 지난 해 9월 3년 간 100개 자율주행 프로젝트에 자금을 제공하는 15억 달러 규모의 투자 펀드 '아폴로 펀드'를 설립했다.

이 펀드의 투자처 중 하나는 첨단 운전지원시스템에 열중하고 있는 중국 스마터 아이(Smarter Eye)다. 바이두는 회사에 1,500만 달러(169억 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과연 이종격투기의 최종 승자는 누가 될 것인지에 자동차와 IT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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