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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심각한 전기차 화재 위험성. 테슬라 모델 X 배터리, 세차례 발화

  • 기사입력 2018.05.17 12:07
  • 최종수정 2018.05.18 10:33
  • 기자명 이상원 기자
지난 3월 충돌사고 후 화재가 발생한 테슬라 모델X

[M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지난 9일 미국 테슬라의 모델 S가 주행 중 충돌사고로 타고 있던 고등학생 2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와 관련, 미국 국립교통안전위원회(The National Transportation Safety Board)는 충돌 및 화재사고를 조사하고 있다.

당시 한 목격자는 희생자들이 불길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지만 누구도 도와 줄 없는 상황이었다고 진술했다.

NTSB는 이 사고에 대해 전기자동차 배터리 화재와 관련한 비상 대응에 조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배터리 화재로 인해 학생들이 사망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다.

테슬라 모델 X는 지난 3월에도 충돌사고 후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소방관들은 불타는 테슬라 모델 X의 배터리 팩에 물을 뿌려 화재를 진화했고 그 후 테슬라의 엔지니어들은 배터리 동력의 4분1을 제거했다.

하지만 강력하고 가연성이 높은 리튬이온배터리는 3월 23일 치명적인 충돌 사고가 발생한 지 24시간 이내에 두 번 더 화재가 이어졌고 6일 후에는 조사차 입고된 마운틴 뷰 소방서에서 다시 불이 붙었다.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는 일단 화재가 발생하면 진화가 매우 어렵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차량을 진화하는 소화기 기술이나 물을 뿌리는 경우, 배터리 차량을 진화할 경우 불길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는 배터리 내에 전기에너지가 남아 있는 한 계속 불길이 치솟을 수가 있기 때문에 일단 화재가 발생하면 모든 사람을 즉시 차량으로부터 멀리 떨어지게 하고 차량이 완전히 연소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사실 전기차는 생각보다 화재에 취약하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 발화전에 스파크가 필요한 가솔린과 달리 자체 점화 시스템을 포함하고 있다. 게다가 불에 강력한 연료인 용매와 불에 산소를 공급할 수 있는 산화 금속을 함유하고 있어 일단 불이 붙으면 진화가 쉽지 않다.

배터리 제조업체들은 정상 작동이나 재충전 과정에서 셀이 안전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큰 진전을 이뤄 안전성이 보장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충돌로 배터리 셀이 분열되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즉, ‘열 폭주 현상’인데 배터리의 단락으로 인해 열이 더 많이 발생, 불의 연쇄 반응이 일어나고 인접한 셀에서 열이 더 많이 발생하면서 결국 연쇄 폭발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불이 붙은 폭죽처럼 다 터질 때까지 멈추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전기차의 특성 때문에 전기차의 화재를 진압하는 방법에 대한 소방관들의 특별 훈련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이 연간 두 차례에 걸쳐 소방관들을 대상으로 전기차에 대한 특별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안전연구원은 또, 국내에서 판매되는 전기차에 대해 과충전, 과방전, 관통시험, 충격시험, 화재시험, 수중시험, 고온 방치시험 등 총 8개 항목의 전기차 배터리 관련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

이 중 한 개라도 일정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면 판매를 할 수가 없다. 

특히 테슬라 차량에 정착되는 배터리의 경우, 차체 바닥 전체에 깔려 있기 때문에 배터리 셀이 뒷좌석 하단 일부에만 장착되는 현대차의 아이오닉 등에 비해 화재 위험성이 더 높고, 화재 발생 시 탈출도 더 어렵다는 지적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국내에는 현재 미국 테슬라와 닛산 리프, BMW i3, 쉐보레 볼트, 르노 트위지 등 5개 수입 전기차가 판매되고 있지만 테슬라 등 미국산 전기차는 한.미 FTA 규정에 따라 안전도 평가 과정 없이 판매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에 한국에서 303 대가 판매된 데 이어 올 1-4월 기간에도 127 대가 판매되는 등 빠르게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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