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르포] 미래차 신기술 테스트 베드, 현대모비스 서산주행시험장

  • 기사입력 2018.05.17 11:42
  • 최종수정 2018.05.18 06:41
  • 기자명 박상우 기자

[M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지난달 현대모비스는 미래 자동차산업 패러다임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중장기 미래성장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번 중장기 비전의 핵심은 현대모비스가 앞으로 전략적인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부품과 시스템 통합 역량을 바탕으로 미래 신기술 전문업체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기존의 전통적인 자동차 부품업체에서 벗어나 자율주행 플랫폼 및 커넥티비티 시스템 등 미래 신기술 전문사로 변신해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업을 선점해 나가겠다는 취지다.

중장기 비전의 중심이 될 미래차사업은 자율주행 분야의 센서, 제어/판단로직, ECU 컨트롤러 및 커넥티비티 분야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요소기술 등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핵심기술을 융합해 자율주행 플랫폼과 커넥티비티 시스템을 완성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자율주행차에 장착되는 레이더, 카메라, 라이더에 이르는 모든 센서에 대한 자체 기술을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확보해 양산 적용하기로 했다.

이미 확보하고 있는 원격 전자동 주차, 자동 제동, 차선이탈방지 등 다양한 ADAS 기술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해 공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레벨4 이상의 자율주행 수행을 위해서는 카메라 8개, 레이더 10개, 라이다 1개 이상의 융합이 필요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증강현실을 활용한 차세대 HUD 등 미래형 디스플레이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이러한 멀티미디어·디스플레이 기술에 통신/데이터/편의/보안 기술을 융합한 고부가가치 커넥티비티 솔루션 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 전문사와의 협업과 공동개발을 통해 S/W와 요소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미래차 사업의 핵심이다. 이를 통해 기존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제동/조향/안전/제어 부문의 H/W시스템 엔지니어링 기술에 센싱 및 판단 제어로직 기술을 접목시켜 자율주행 플랫폼을 국내외 완성차 메이커에 제안함으로써 매출 확대를 견인한다는 계획이다.

이 청사진을 가능케 할 곳 중 하나가 바로 서산주행시험장이다.

현대모비스 서산주행시험장 전경.

지난해 6월 현대모비스는 충청남도 서산시에 주행시험장을 오픈했다.

충남 서산시 부석면 바이오웰빙특구 내 약 34만평(112만㎡) 부지에 마련된 서산주행시험장은 14개 주행시험로와 4개 시험동을 갖추고 있으며 약 3천억원이 투입됐다.

이 시험장에는 현대모비스가 자체 개발 중인 부품과 시스템을 시험.검증할 수 있는 곳과 자율주행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는 곳이 구축됐다.

여러 시험로 중 서산시험장에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첨단 주행로는 운전자가 평상시 주행 중 마주치게 되는 실제 도로 환경을 그대로 재연하고자 가상 도시(fake city), 방음터널, 숲속 도로, 버스 승강장, 가드레일 등이 설치됐다.

이는 자율주행차의 핵심 기술을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V2X 개발에 필요한 지능형교통시스템도 구축됐다.

현대모비스는 이 첨단주행로에서 엠빌리(M.BILLY)를 통해 자율주행시스템을 평가하고 있다.

엠빌리는 현대모비스가 레벨3와 레벨4 자율주행시스템 개발에 필요한 실차 평가를 위해 마련한 모델로 한국, 미국, 독일에서 각각 1대씩 운영되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자율주행시스템 테스트 차량인 엠빌리(M.BILLY).

엠빌리에는 전방 카메라(1개), 레이더(5개), 라이다(1개), 초음파센서(12개), 서라운드 뷰 모니터링(SVM, 4개) 등 총 8개 종류 25개 센서가 탑재됐다.

이 중 전방 레이더는 현대모비스가 독자 개발한 것이며 나머지 센서들은 개발 일정에 따라 올해 3분기 이후부터 순차적으로 탑재될 예정이다.

엠빌리는 이 첨단주행로에서 현대모비스가 마련한 시나리오를 토대로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현대모비스는 3가지의 시나리오를 공개했다.

먼저 좌회전 신호를 받고 좌회전을 한 후 1차선으로 주행하던 중 2차선에서 갑자기 끼어든 차량이 속도를 줄였을 때 엠빌리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테스트했다.

엠빌리는 V2X 신호를 받고 좌회전 신호에 맞춰 좌회전을 했다. 좌회전 후 직선주행을 하던 중 2차선에 있던 차량이 1차선으로 차선변경을 한 후 속도를 줄였다. 이를 인식한 엠빌리는 여유롭게 앞차와의 적정거리를 두면서 속도를 줄였다.

첫번째 시나리오를 통과한 엠빌리는 회전교차로에서 두번째 시나리오를 맞이했다.

두번째 시나리오는 회전교차로를 돌고 있는 차량을 피해 제 때 진입해서 빠져 나가는 것이다.

엠빌리는 회전하는 차량의 위치와 속도를 판단해 진입할 타이밍을 찾은 후 회전교차로를 진입, 빠져나왔다.

회전교차로를 여유있게 빠져나온 엠빌리는 세번째 시나리오를 만났다. 세번째 시나리오는 교차로에서 우회전한 후 정차 중이 차를 발견했을 경우 회피해서 차선변경 하는지와 차선변경 중 1차로에서 오는 여러 대의 차량을 잘 인식하는 지를 테스트하는 것이다.

엠빌리가 3번째 시나리오를 진행하는 모습.

엠빌리는 우회전 후 정차 중인 앞차를 발견, 여유있게 2차선으로 차선변경을 시도했다. 차선변경 중 1차선에서 속도를 높이며 다가오는 여러 대의 차를 인식, 1차선을 침범하지 않고 안전하게 3차선에서 2차선으로 이동했다.

현대모비스는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마련해 엠빌리에 적용된 자율주행시스템과 센서의 실차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서산시험장 내에 있는 레이더 시험로에서 카메라와 레이더 등 센서 인식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다.

총 길이 250m에 달하는 레이더 시험로는 국내에서 유일한 것으로 현대모비스는 이 곳에서 레이더의 신뢰도와 성능을 높이는 시험을 반복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정중앙에 있는 레이더 센서를 장착한 차량을 위치시키고 5m 단위로 규격화된 반사판을 대 탐지성능을 측정하고 있다.

이 때 측정하는 항목은 탐지 거리와 각도, 분해능력과 정확도 등이다.

또 고정밀 지도 및 DGPS 시스템을 활용해 범용로와 첨단시험로, 그리고 고속주회로의 차선 좌표를 미리 확보해 센서 상 정보와 실제 해당 사물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대조하며 성능을 평가하고 있다.

레이더 시험 장면.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시스템을 독자개발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마련했다.

현대모비스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2022년 독자 개발 센서를 장착한 레벨3 자율주행 시스템을 양산할 계획이다.

먼저 엠빌리를 현재 3대에서 2019년 4분기까지 20대로 늘려 여러 나라에서 실차 테스트를 진행, 다양한 조건과 환경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토대로 기존 시스템을 수정, 개선하고 센서의 정밀도를 높여 운전자는 물론 보행자와 상대 차량의 안전까지 책임지는 검증된 품질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자율주행기술 연구개발인력을 현재 600명에서 2021년까지 매년 15% 이상 증원해 1천명 이상까지 늘릴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대모비스는 2021년까지 연구개발투자비 규모를 부품 매출의 10%까지 끌어올리고 이 중 약 50%를 자율주행 센서를 포함한 정보통신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다.

황재호 DAS설계실장, 양승욱 ICT연구소장, 그레고리 바라토프 DAS개발담당 상무(좌부터)가 기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양승욱 ICT연구소장은 “자율주행시스템 선도기업에 비하면 조금 늦었지만 1차 부품업체와 비교하면 예전에 뒤쳐져 있던 부분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며 “특히 레이더 개발로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업체와의 협업을 강화해 센서의 경쟁력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모비스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그레고리 바라토프 상무는 “현대모비스는 빠른 시간 내에 굉장히 많은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특히 레이더 부분에 있어서 굉장히 빠르게 기술력을 따라잡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선도기업과의 기술 격차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