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오토데일리 이상원 기자] 올 들어 현대자동차의 일본 대형버스 판매가 사실상 중단 위기에 빠졌다. 유로6 기준 적용 등으로 인한 가격상승과 일본 내 대형버스 수요 감소가 원인이다.
일본 자동차수입조합과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1-4월 현대 유니버스의 일본시장 판매량은 겨우 5대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의 56대에 비해 10분의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 기간 일본의 수입 대형버스 판매량은 메르세데스 벤츠 6대, 스카니아 3대, 현대차 5대 등 총 14대로 전년 동기의 64대보다 약 5배가 감소했다.
지난해의 경우, 현대차가 전체 수입버스의 약 90%를 차지했었으나 올해는 현대차 판매가 거의 중단되면서 전체 수입버스 판매도 격감했다.
현대차의 고급 대형버스인 유니버스는 지난 2009년 첫 진출 이후 일본을 찾는 중국과 한국 관광객들이 즐겨 사용하면서 지난 2016년 163대에 이어 지난해에는 112대가 팔리는 등 상승세를 이어왔으나 올해 들어서면서부터 갑자기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다.
일본 관광청 자료에 따르면 매월 60만 명 이상의 한국인들이 일본을 방문하면서 단체 관광객의 경우, 현대 유니버스를 주로 이용해 왔으나 현대버스 판매량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현대 유니버스는 일본 산덴교통 등 중국과 한국인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전세버스업체들이 주요 고객으로, 미쓰비시 후소우 등 일본산 버스에 비해 훨씬 차체가 크고 가격도 20-30%가 낮아 수입차에 대한 배타성이 강한 일본에서도 비교적 좋은 반응을 얻어 왔으나 최근 들어서는 구매가 뚝 끊겼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부터는 중국정부의 관광규제 등으로 대규모 단체관광객 보다는 소규모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대형버스보다는 중형버스를 선호하는 것도 또 다른 원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수요감소에 대한 상세한 원인 조사를 위해 이달 말 조사단을 일본에 파견,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일본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디젤 버스 외에 수소전기버스의 투입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09년 승용부문의 일본시장 철수 이후에도 상용법인(HMJ)을 존속시키는 등 꾸준히 일본시장 재진입 기회를 노리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본에서의 버스 판매는 단순히 판매량을 늘리는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승용부문 재진입을 위한 교두보 확보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