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中 오대련지·흑하 車 동계시험장 현지 르포] ① 스웨덴 아르예프로그 능가하는 천혜의 조건

  • 기사입력 2018.04.10 11:36
  • 최종수정 2018.04.20 16:41
  • 기자명 박상우 기자
자동차 극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최적의 조건을 갖춘 스웨덴과 중국이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 흑룡강성= M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최근 극한연구가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극한의 환경에서는 물질의 특성이 크게 바뀌는데 이 원리를 이용한 신소재 등 새로운 기술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서 극한연구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관련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극한 연구는 특히 자동차 분야에서 연구가 가장 활발하다. 최근 자동차 업체들은 신차를 개발할 때 극한환경에서의 테스트를 필수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어떤 기후 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엔진이나 브레이크, 배터리, 윤활유 등 차량의 핵심부품들은 이러한 극한 상황에서의 테스트를 통해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있다.

자동차업체들은 혹한기에서 차량을 테스트할 수 있는 곳을 찾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조건을 갖춘 테스트 장소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지구상에서 가장 혹한 기후대인 북극에 인접한 곳을 찾아야 하지만 접근이 용이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테스트 장은 스웨덴의 아르예프로그와 중국의 흑하 등 두 곳이다.

자동차업체들에게 개방된 스웨덴 아르예프로그는 그동안 유럽은 물론 동아시아지역 자동차업체들도 애용을 했지만 최근 중국 흑하 시험장이 새로 오픈하면서 아시아 지역 자동차업체들의 새로운 극한 테스트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중국은 자국의 자동차산업 발전을 위해 지난 2008년부터 흑룡강성 동북쪽에 있는 오대련지 일대와 흑하시 일대에 동계시험장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오대련지 동계시험장.

오대련지는 세계에서 화산지질지모가 가장 잘 보존된 곳으로 지질학자들은 이 곳을 천연화산박물관이라 부른다. 현재 오대련지는 세계지질공원, 세계생물권보호구로 지정돼 있다.

이 오대련지에는 다섯개의 작은 호수가 하나의 큰호수로 이뤄진 곳이 있는데 바로 이 곳에 동계시험장이 마련돼 있다.

오대련지는 제3호수인 백룡호의 최장직경이 5.7km, 제5호수인 여의호의 최장직경이 4.7km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크며, 무려 140일이 영하권에 들어 있다.

이 중 1개월 평균기온이 영하 35~40°C이며 최저기온은 영하 42°C이며 평균 적설량은 33cm, 평균 풍속은 2~3.5m/s이다.

오대련지 호수.
오대련지 동계시험장 관리직원들이 얼음두께를 측정하고 있다.

이런 기온이 지속되면서 호수의 얼음두께가 1m이상 꽁꽁 얼어붙어 5톤트럭이 얼음 위를 주행해도 끄덕없을 정도다.

이런 오대련지의 환경은 빙판길 제동시험이나 혹한기 부품 상태, 빙판길 제동에 따른 타이어 및 부품 소모 등을 테스트하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눈으로 만들어진 와인딩 코스.

이 곳엔 빙판과 눈으로 만들어진 직선코스, 제동코스, 와인딩코스, 경사로코스 등과 아스팔트 사이에 빙판이 있는 형태로 만들어진 ABS(Anti-lock Brake System)코스, 경사로코스 등 다양한 테스트 코스가 갖춰져 있다.

특히, 오대련지에 눈이 올 경우 빙판길 제동시험을 제대로 할 수가 없기 때문에 돔 구조물이 설치된 제동코스를 특별히 마련, 어떤 상황에서도 테스트가 이뤄질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돔 구조물이 설치된 제동코스.
눈이 와도 빙판길 제동시험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코스들은 이 곳을 운영·관리하는 업체인 RVATC에 요청하면 원하는대로 준비가 된다. 또, 테스트 결과를 연구하고 정리할 수 있는 사무실과 차량을 정비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테스트 차량을 정비할 수 있다.

규모나 시설면에서 오대련지 테스트장과 비교될 만한 동계시험장이 흑하시 일대에도 자리를 잡고 있다.

흑하시는 흑룡강성 북쪽에 위치해 있는 규모가 큰 도시로, 지리적으로는 중국과 러시아 접경 지대다.

이 흑하시 외곽 지역에 흩어져 있는 여러 호수에 바로 흑하 동계시험장이 자리하고 있다. 이 곳 흑하 동계시험장에도 오대련지처럼 다양한 테스트 코스들이 준비돼 있다.

흑하 동계시험장에 있는 만도 테스트 센터.

오대련지와 흑하 동계시험장은 혹한 테스트를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데다 지리적으로 접근성이 뛰어나 중국에 진출해 있는 각국 자동차 및 부품업체들과 중국 토종 자동차업체 대부분이 이 곳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흑하시에서는 위장막으로 덮힌 테스트 차량들을 심심찮게 볼 수가 있다.

흑하시 외곽도로를 달리는 테스트 차량들. 
위장막 차량을 흑하시내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오대련지의 경우 동계시험장 근처에 호텔이나 온천, 스키장이 있으나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

또, 시험장에서 도심으로 이동하려면 차량으로 최소 20분을 달려야 하지만 외국인들을 위한 여가시설을 찾기가 어렵다.

하얼빈 국제공항에서 오대련지까지 무려 4시간 가량 자동차로 이동해야 한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오대련지 동계시험장 인근 호텔에 있는 온천.

흑하 동계시험장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시험장에서 도심까지 자동차로 최소 30분 이상 걸리는데다 공항도 국내선만 개설돼 있어 상당한 불편이 뒤따른다.

하지만 흑하시는 러시아와의 국경지대에 위치해 오대련지보다는 대형마트, 백화점, 놀이공원 등 여가시설이 많은 편이다. 또 동계시험장 인근에는 연구원들이 시험기간 동안 즐길 수 있는 스키장이 들어서 있다.

흑하시내에 있는 놀이공원.
흑하 동계시험장에 있는 스키장.

중국 오대련지나 흑하 동계시험장은 스웨덴 아르예프로그보다 역사나 인프라, 인지도 등에서 다소 뒤쳐지지만 테스트 조건이 아르예프로그 못지 않고 비용도 저렴해 경쟁력이 높은 편이다.

현재 중국 정부와 RVATC측은 부족한 인프라 시설 확충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에는 자동차 산업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전기차를 테스트할 수 있는 인프라 건설에 적극 나서고 있다.

RVATC 관계자는 "머지 않아 오대련지와 흑하가 최고의 시설을 갖춘 세계 최고의 동계 테스트장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험장에 마련된 전기차 충전기.
경사로 코스.
경사로 코스.
ABS코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