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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싼타페의 글로벌 경쟁력은 어느 정도?

  • 기사입력 2018.02.27 15:06
  • 최종수정 2018.02.28 16:00
  • 기자명 이상원 기자
캐스케이딩그릴과 상 하단 분리된 헤드 및 주간 주행등

 

[M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현대자동차가 올해 가장 믿는 차종은 신형 싼타페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고 판매량이 많은 차종이 SUV이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시장에서는 싼타페의 존재가 거의 절대적이다. 유럽에서 크로스오버 혹은 소형 SUV가 인기지만 미국에서는 싼타페가 속한 중형급 SUV가 가장 인기가 높았고, 올해 역시 픽업트럭과 함께 미국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전망이다.

지난해 싼타페가 속한 중형 SUV시장은 토요타 RAV4가 15.7% 증가한 40만7,594 대, 닛산 로그가 22.3% 증가한 40만3,645 대, 혼다 CR-V가 5.8% 증가한 37만7,895 대, 쉐보레 에퀴녹스가 19.9% 증가한 29만458 대가 판매됐다.

모두 13만3171 대로 1.5% 증가에 그쳤던 싼타페보다 2-3배나 많이 팔렸다.

가장 변화가 적은 신형 싼타페의 리어 뷰

 

RAV4나 CR-V가 출시된 지 얼마 안 된 새 모델인 반면, 싼타페는 풀 체인지를 앞둔 시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지만 어쨌든 현대차 부진원인 중의 하나였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다른 자동차업체들도 같은 입장이겠지만 미국시장에서의 성공이 전제되지 않으면 다른 지역에서도 성공을 거두기가 쉽지 않다.

그랜저IG의 경우, 국내에서는 지난해에 무려 13만 여대나 팔렸지만 미국이나 다른 지역에서는 전혀 역할을 해 내지 못해 빛을 발하지 못했다.

때문에 현대차는 내수시장보다는 미국과 중국 등 매머드시장에서 싼타페가 제 역할을 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이번에 풀체인지 된 싼타페는 이런 관점에서 보면 개발의 방향성이 국내 보다는 미국시장에서 초점이 맞춰져 있다.

캄테크, 즉 소음과 진동이 없는 사일런스를 통한 고객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프리미엄급의 고품격과 볼륨감을 통한 존재감으로 어필한다는 전략이다.

 

성능은 개량된 R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그리고 핸들링 감이 탁월하고 소음이 적은 R-MDPS를 기본으로 적용했다.

하지만 이는 기아차가 작년에 먼저 내놓은 쏘렌토 페이스리프트 모델에 모두 적용된 것이기 때문에 특별한 것은 아니다.

3단 분리형 센터페시아, 간결하지만 조화로움이 부족

 

다만 운전 모드 따라 구동력을 능동적으로 제어하는 전자식 AWD 시스템인 HTRAC과 지능형 주행안전 기술(ADAS)은 처음으로 적용됐다.

이 외에 서버형 음성인식 및 사운드하운드, 음성 메모, SMS 읽어주기 등 다른 차량에서는 적용되지 않은 몇몇 IT 사양들도 차별화 노력의 하나로 보여 진다.

 

신형 싼타페는 그러나 외관이나 실내 인테리어의 혁신성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차체가 길이 70mm, 폭 10mm, 휠베이스 65mm가 커져 전체적으로 약간 커진 느낌이지만 그렇다고 웅장한 느낌은 아니다.

휠베이스가 길어진 것으로 봐선 플랫폼을 약간 늘렸는데 이는 2열 시트의 활동성을 좀 더 좋게하기 위한 배려로 보인다.

 

여전히 어른이 타기는 부족한 3열시트 공간과 3열 시트를 접은 트렁크공간은 그리 넉넉지 못해 어정쩡한 모습이 다소 아쉽다.

신형 싼타페의 디자인은 현대차 디자인센터장인 루커 동커볼케부사장이 소개했다. 하지만 동커볼케 디자인의 흔적은 신형 싼타페에서 좀처럼 찾기가 힘들었다.

현대차가 일관된 디자인을 추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그의 깔끔하면서도 선이 굵은 디자인이 이번 세대 싼타페에 적용되는 것은 무리였던 것 같다. 2015년 말에 현대차에 합류했으니 그 때는 이미 싼타페TM의 클레이 디자인이 나왔을 때가 아니었을까?

시인성이 좋은 쿼터글래스

 

외관 디자인은 시원한 디자인의 캐스케이딩(폭포) 그릴과 상. 하단으로 분리된 주간 주행등 및 풀LED 헤드램프, 그리고 양쪽으로 내리뻗은 후드 캐릭터라인으로 상당히 진보적이고 안정감있게 보인다.

확실히 일자형 그릴에 여백이 많은 싼타페 DM보다는 짜임새가 있고 고급스럽다. 서브 컴팩트 SUV 코나와도 이미지가 비슷하나 싼타페 만의 혁신성이 돋보이는 전면부다.

측면 디자인도 상당히 혁신적이다. 길러진 후드와 루프라인, 짧아진 오버헹에 앞에서 뒤로 흐르는 강력한 캐릭터라인이 싼타페의 새로운 면모를 보는 듯하다.

전면에서 측면을 돌아 기대했던 뒷모습에서는 실망감을 갖게 된다. 기존 싼타페 라인을 가다듬는데 그친 리어 램프와 특징없는 라인 때문에 다소 밋밋하다.

현대차 디자인팀은 글로벌시장에서 통하려면 아무래도 기존의 무난함을 이어가는 게 낫다고 판단했을까?

실내 디자인은 기존에 비해 매우 심플해졌다. 7인치 디스플레이, 에어컨 송풍구, 그리고 공조장치 순으로 단순하게 배열됐다.

 

이 배치는 조작이 편리하긴 하지만 어쩐지 언밸런스라는 느낌이다. 디스플레이를 좀더 키운 터치방식을 채택하고 송풍구는 사이드로 밀어냈더라면 좀 더 짜임새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현대차 인테리어 디자인 담당 하학수 이사는 "내부의 금속성 마감재의 고급성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고 상부의 계기판도 승객으로부터 멀리 이동시켜 개방감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형 싼타페는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어필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싼타페의 보다 공격적인 표정과 여성의 마음속의 미묘한 내부변화에도 신경을 썼다는 것이다.

웅장한 느낌의 캐스케이딩 그릴

 

예컨대 긴 손톱이 있는 여성을 위해 내부 도어 핸들 뒤에 충분한 공간을 만들었다.

사이드미러 앞쪽에 쿼터 글라스(작은 유리창)를 적용, 넓은 시야를 확보한 것은 신형 싼타페의 새로운 장점 중의 하나다.

시트는 착좌감이 상당히 좋다. 히팅은 물론 메모리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시트열선 기능은 작동한 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온도를 낮춰 준다. 편리한 기능이다.

운전석 쿠션 끝단의 슬라이딩 및 회전 기능도 적용, 허벅지 지지감을 높인 것도 돋보인다.

버추얼 클러스터는 주행정보 인식이 쉬워 좋긴 하지만 너무 현란하다는 느낌도 있다. 옵션이긴 하지만 속도와 방향등 좀 더 세련미가 더해진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적용돼 있다.

 

도어 측면의 돌출형 에어컨 송풍구는 입체적으로 보이게 하는 효과를 주지만 덩치큰 사람에겐 약간은 위협적일 수도 있을 것 같다.

R2.0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는 쏘렌토 등에서 이미 검증이 끝난 파워트레인이다. 차량 바깥에서 들리는 현대차 디젤 특유의 탈탈거리는 디젤 소음은 여전히 무게감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실내에서는 이런 귀에 거슬리는 소음은 거의 들리지 않는다.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시동 순간에는 약간의 진동이 온다.

2.0 싱글터보는 독일산 트원터보와는 끌리는 맛이 여전히 차이가 있다. 머뭇거리진 않지만 시원하게 치고 나가는 맛은 느끼기 힘들다.

풀 폴딩의 3열시트, 어른이 타기엔 다소 비좁다.

 

하지만 속도계의 움직임은 빠르다. 고속으로 갈수록 강력한 파워가 느껴진다. 급가속에도 RPM도 상당히 안정적이다.

커진 덩치에도 불구, 민첩성이 뛰어나다. 탄탄한 차체가 고속에서의 안정감을 더해준다. 스티어링은 더소 묵직하면서도 민첩하게 돌아간다. 주행감을 높이기 위해 애를 쓴 흔적들이 느껴진다.

스포츠 모드가 아닌 일반 모드에서도 드라이빙 능력은 꽤나 만족스럽다. 주행 안정감과 승차감도 수준급이다.

 

자유로에서 좀 거칠게 몬 신형 싼타페의 11.2km로 공인연비인 13.8km(18인치 타이어)에는 다소 못 미쳤지만 100km 정도의 주행에서는 공인연비 수준은 가능할 것으로 보여 진다.

편의사양은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전방 충돌 경고(FCW), 차로 이탈방지 보조(LKA), 차로 이탈 경고(LDW), 운전자 주의 경고(DAW), 하이빔 보조(HBA)로 구성된 지능형 주행안전 기술(ADAS)이 기본으로 적용됐고 서버형 음성인식, 사운드하운드, 음성 메모, SMS 읽어주기 등 거의 최고 수준이다.

원터치 방식의 트렁크 도어

 

신형 싼타페는 디자인과 성능 측면에서는 많이 업그레이드되긴 했으나 RAV4 등 경쟁모델을 압도하지는 못했다. 다만 편의사양에서는 우위에 있어 가격면에서 기존과 같은 경쟁력을 유지해 준다면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대등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3열의 독립식 공조장치

 

기아 쏘렌토보다 약간 우위였던 국내에서는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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