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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산케이가 한국 언론 보도와 현대차 싸잡아 비난한 내용은?

  • 기사입력 2016.03.06 22:48
  • 최종수정 2016.03.08 11:34
  • 기자명 이상원 기자
현대자동차의 지난해 대형버스 일본 수출이 68대로 전년대비 11대가 줄었다.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일본의 대표적인 우익신문인 산케이(産經)가 최근 일부 한국 언론이 보도한 현대버스 일본 수출 호조와 관련, 신랄할 비판을 쏟아 냈다.

이 신문은 지난 6일, 한국 언론들이 현대자동차의 일본 버스 수출이 100대에 달했다며 열광하고 있는데 실상은 여전히 추운 겨울이라며 비꼬았다.

기사 내용은 세계 5위의 승용차 메이커이면서 일본 시장에서 고전을 하다 철수한 한국의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처음으로 일본으로의 버스 수출이 100대에 달한 사실을 두고 한국 언론들이 ‘쾌거’라고 치켜세우고 있지만 여전히 현대차는 브랜드력 향상을 위한 노력은 진행하지 않고 있어 장래는 불투명하다며 비판했다.

관련 기사는 지난 달 29일 연합 뉴스 등이 2015년에 지극히 폐쇄적인 시장으로 유명한 일본의 대형버스 시장에 현대차가 100대의 버스를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보도한 내용이다.

산케이는 일본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2015년 일본 대형 버스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16.9% 증가한 5,260대로, 이 중 이스즈와 히노자동차, 미쓰비시 후소우 등 3개 일본 업체가 전체의 98.7%를 차지하고 있어 해외 메이커들이 치고 들어갈 여지가 거의 없었다면서 현대차는 2009년 대형 버스인 유니버스의 일본 판매를 시작했으나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연간 판매량이 30-90 대에 그쳤다고 전했다.

또, 한 중앙지가 현대버스의 일본 수출 호조는 현대차가 비탈길 등판능력 향상 등을 위해 후지산 등 2,000미터가 넘는 산악도로 주행 시험을 반복 실시했고, 일본 여행사나 버스기사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개선작업을 계속했으며, 높은 연비와 낮은 구입비용 등으로 고객의 요구에 부응 해 온 결과라고 소개했지만 일본 업계가 보는 실상은 완전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지난 몇 년간 방일 외국인의 증가와 도쿄올림픽 개최 결정 등으로 일본에서는 대형 관광버스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이스즈 등 일본 메이커들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억지로 현대차를 구입하는 경우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쓰비시 후소우 등 일본 버스제작 업체들은 올림픽 전까지는 출고적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계약 직원을 포함한 현장직원 확충 및 휴일 출근과 잔업을 늘리는 등 생산 확대에 나서고 있다는 것.

또, 현대차가 지난 2001년부터 일본에서 판매를 시작했지만 2010년 판매부진으로 결국 철수했다며 당시 한국 언론들은 ‘폐쇄적인 일본 시장이 현대차 철수의 원인’이라고 보도하는 등 일본에 대한 피해 의식을 드러냈다면서 이러한 인식을 불식시키지 않으면 일본에서의 지위 향상은 결코 이룰 수 없다고 비난했다. 

산케이는 또, 현대차가 추구하는 명품 브랜드 진입도 아직 멀었다면서 최근 미국 컨슈머리포트가 발표한 부문별 브랜드 순위에서 일본 자동차업체가 7개 부문에서 최고 평가를 받은 반면, 현대차 브랜드는 1개 부문에 그쳤다고 전했다.

일본 자동차 수입조합의 2015년 외국산 버스 등록 통계

여기에 지난해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15.8%나 감소한 이유는 신흥시장에서의 판매 비중이 높고 가격 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두드러졌기 때문이라며 원화 강세로 수출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현대차가 존재감을 되찾기 위해 극복해야 할 벽이 아직도 높다고 지적했다.

산케이 신문이 현대차나 삼성전자 등 한국의 대표기업들에 대해서 비판적인 기사를 쓰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다만, 국내 언론들의 보도태도에도 다소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 자동차 수입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의 일본 버스 판매는 68대로 전년도의 79대보다 11대가 줄었다.

이는 일본의 자동차 등록통계에 근거한 대수이기 때문에 간혹 한 두 대가 연말까지 미 등록됐을 수도 있지만 가장 정확한 통계라고 볼 수 있다.

즉, 현대버스의 일본 판매는 일본 버스수요 특수 속에서도 늘어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 2010년 승용부문이 철수한 이후 연간 60-70대 가량의 버스 판매로 명맥을 유지해 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언론들이 현대버스 잘나간다는 기사를 쏟아내자 대표적인 우익신문인 산케이가 발끈, 현대차를 싸잡아 비난한 것이다.

일본 언론들은 최근 포드자동차가 일본시장 철수를 선언하자 독일 업체들처럼 적극적인 노력도 해 보지 않고 안 팔린다고 불평만 한다며 비판하는 기사를 쏟아 냈다.

분명히 같은 상황인데도 메르세데스 벤츠 등 독일차들은 일본시장에서 판매량을 늘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일본 언론의 주장이 모두 틀린 것은 아니다.

때문에 현대차가 더 좀 제대로 일본시장을 공략, 판매량을 늘리고 한국 언론들도 좀 더 정확한 내용으로 보도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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