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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가 침만 삼키는 美 픽업트럭 시장, 작년 200만대 육박

  • 기사입력 2016.01.19 17:12
  • 최종수정 2016.01.20 09:15
  • 기자명 이상원 기자
미국 픽업트럭 시장 규모가 해마다 성장하고 있다.

[오토데일리 이상원 기자] 지난해 말 열린 2015 LA국제오토쇼와 이달 12일 개막한 2016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전시장을 가득 채운 신차는 친환경차가 아닌 픽업트럭이었다.

끝없이 떨어지는 기름값을 배경으로 픽업트럭 강세가 지속되는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미국 빅3는 물론, 토요타와 닛산 등 일본 업체들도 대거 신모델을 내놓았다.

GMC와 쉐보레 등 GM(제너럴 모터스)을 비롯해 포드와 크라이슬러의 램 등이 픽업트럭을 전면에 배치했고 토요타도 별도 전시공간을 마련하는 등 픽업트럭에 각별한 공을 들였다.

미국과 일본 업체들이 픽업트럭에 높은 관심을 쏟는 이유는 픽업트럭이 이른바 ‘돈되는’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 내 픽업트럭 판매량은 총 196만3,554대로 전년대비 5.1%가 증가했다. 지난해 미국의 신차 판매증가율인 5.8%보다는 약간 낮지만, 모델별 판매량에서는 상위권을 모조리 휩쓸었다.

수 년째 미국 전차종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포드 F시리즈

포드의 주력 모델인 F-150 랩터가 전년대비 3.5% 증가한 78만354대로 전체 1위를 차지했고, 2위 쉐보레 실버라도는 60만544대로 지난해보다 무려 13.4%나 증가했다. 또 램 픽업은 2.6% 증가한 45만1,116대로 3위에 오르는 등 판매 상위 1~3위를 모조리 픽업트럭이 휩쓸었다.

이 같은 픽업트럭 판매량은 현대·기아차의 2015년 판매량인 138만7,528대보다 57만6천여대가 더 많다.

특히, 픽업트럭의 평균 가격은 F-150 랩터 기준으로 4만3,200달러(5천209만원)에 달하고 있어 미국 빅3는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빅3에 비해 일본차 업체들은 픽업트럭 시장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토요타 툰드라는 지난해 판매량이 11만8,880대로 0.3% 증가에 그쳤고 닛산 타이탄은 1만2,140대로 3.1%가 줄었으며 모델 체인지를 앞둔 혼다 릿지라인은 전년도 1만3,389대에서 지난해에는 겨우 520대 판매에 그쳤다.

KBB(켈리블루북)에 따르면, 일본 자동차업체의 트럭시장 점유율은 2007년 20.5%에서 지난해에는 지난해 14.7%로 5%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현지 시장분석가들에 따르면, 일본 업체들이 픽업트럭 부문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미국산 차량을 선호하는 경향이 매우 강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픽업트럭 시장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기 때문에 이번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토요타는 타코마 신형모델을, 혼다는 신형 릿지라인을, 닛산은 신형 타이탄XD 등을 각각 선보였다.

올해 역시 저유가 상황이 지속되면 전체 픽업트럭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일본차의 판매 확대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가 양산을 고민하고 있는 픽업트럭 싼타크루즈

일본차 외에도 프랑스 르노자동차가 올 상반기 중 차세대 픽업트럭 ‘알래스칸(ALASKAN)’을 미국시장에 투입한다.

르노 카를로스 곤 회장은 "작년 미국 픽업트럭 수요는 200만대에 달했지만 이는 전체의 8.5%에 불과하다"면서 "앞으로도 미국 픽업트럭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절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라며 강한 의욕을 보인 바 있다.

한편,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1월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픽업트럭 ‘싼타크루즈’ 컨셉카를 발표했지만 아직도 미국 픽업트럭 시장 진출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곤 회장의 지적대로 미국에서 픽업트럭과 크로스오버 모델이 당분간 시장 성장을 주도할 전망이라 현대차 역시 가능한 빨리 진입해야 할 시장으로 여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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