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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SM6 서스펜션 논란‥토션빔은 멀티링크보다 나쁘다?

  • 기사입력 2016.01.13 10:31
  • 최종수정 2016.01.13 23:45
  • 기자명 이다일 기자

[오토데일리 이다일 기자] 르노삼성자동차가 중형 세단 탈리스만(국내명 SM6)을 출시하며 서스펜션 논란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각에선 SM6의 후륜에 들어간 서스펜션이 저가형 자동차에 주로 사용하는 방식이고 따라서 고급차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주장을 제기했고 르노삼성자동차는 이를 반박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SM6의 후륜 서스펜션은 일반적인 저가형 서스펜션과 달리 자체 특허 기술까지 적용해 개량한 것이라 고급차의 서스펜션과 다를 바 없다고 밝혔다.

 SM6를 언론에 사전 공개하는 13일. 아직 타보지도 못한 차의 서스펜션에 대해 정리했다.

* 멀티링크와 토션빔

 서스펜션은 바퀴와 차체를 연결하는 장치다.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이다. 기본적으로 차체와 따로 움직일수록 충격을 잘 흡수한다. 하지만 너무 따로 움직이면 주행 성능이 떨어진다. 자동차 업계는 이를 조율하기 위해 서스펜션을 튜닝 했다.

▲ 멀티링크 서스펜션
▲ 토션빔 서스펜션

 크게 분류하면 서스펜션은 토션빔 방식과 멀티링크 방식으로 나뉜다. 토션빔은 아주 간단하게 말하면 뒷바퀴 두 개를 하나의 ‘빔’으로 묶은 것이다. 왼쪽 바퀴가 튕기면 오른쪽 바퀴도 영향을 받는다.

 멀티링크는 각각의 바퀴를 독자적으로 차체와 결합한 것. 오른쪽 뒷바퀴가 튀는 상황이 왼쪽 뒷바퀴를 포함한 나머지 3개의 바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래서 결론적으로는 멀티링크가 승차감이 좋다. 고급차에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구조가 복잡하고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 물론 단가도 높다.

 자동차 제조사는 승차감, 주행성능 외에도 단가, 공간확보 등을 위해 적정한 타협점을 찾는다. 그리고 차의 특성과 주행 지역에 맞춰 서스펜션을 결정한다.

* MQB와 LFD-D

 MQB는 자동차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본 이름이다. 폭스바겐그룹의 전륜구동형 가로배치 엔진 플랫폼이다. 중앙의 몸체와 앞의 엔진 부분, 뒤의 트렁크 부분을 차체 특성에 맞춰 조합해 다양한 차종을 만들어내는 기반 기술이다. 폭스바겐은 이를 이용해 소형차 폴로부터 골프, 제타, 파사트 등 여러 차종을 만들었다. 하나의 플랫폼으로 여러 차종을 만드니 원가는 절감됐고 개발기간도 대폭 줄었다. 마치 조립식 장난감 붙이듯 앞뒤에 원하는 조합을 붙이니 성능과 생산단가 사이의 절묘한 경쟁력을 갖게 됐다.

▲ 폭스바겐의 MQB 플랫폼

 LFD-D는 르노삼성이 개발한 르노그룹의 중형세단 플랫폼이다. SM6가 이 플랫폼을 사용한다. 우리나라의 르노삼성 연구소에서 개발하고 프랑스 르노 연구소와 협업을 하면서 완성한 플랫폼이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에서 앞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서스펜션 설명이 장황한 플랫폼 이야기로 번진 것은 이유가 있다. 르노삼성의 SM6는 LFD-D 플랫폼의 개발 조건 때문에 후륜에 토션빔 서스펜션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최근 서스펜션 논란이 불거지자 르노삼성자동차 관계자는 “통합 플랫폼 개발 과정에서 토션빔을 채택했고 국내에는 승차감 개선을 위해 토션빔을 개량한 ‘AM LINK’ 서스펜션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플랫폼의 제약을 추가 기술로 극복했다는 설명이다.

▲ 르노 탈리스만(국내명 SM6)

 여기서 다시 생각할 것은 폭스바겐의 MQB다. 토션빔과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자유롭게 적용한다. 르노그룹의 플랫폼에서 할 수 없는 일을 폭스바겐 그룹의 플랫폼은 쉽게 하고 있다. 기-승-전-폭스바겐으로 이어지는 글은 아니지만 MQB 플랫폼의 경쟁력은 인정해야겠다.

 국내에도 폭스바겐코리아가 7세대 골프를 들여오면서 1.6 모델에는 후륜에 토션빔을 적용했고 2.0 모델에는 멀티링크를 적용했다. 둘의 승차감은 뚜렷하게 달랐다. 골프의 토션빔은 순수하고 단순한 토션빔 그 자체였으니 멀티링크와는 확실한 차이를 보였다.

* AM LINK

 르노삼성자동차는 이 점을 간파했을 것이다. 만약 SM6에 LFD-D 플랫폼이 사용하는 토션빔을 순수하게 그대로 사용했다가는 국내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맞추지 못했을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 르노삼성 SM6에 적용한 AM LINK

 르노삼성자동차는 이를 보완했다. “세계 최초로 AM-LINK를 적용했다”고 발표했다. AM-LINK는 토션빔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유압식 부시를 추가했다. 또, 진폭 감응형 댐퍼 ASD를 추가해 일부 멀티링크와 비슷한 효과를 내도록 했다. 다시 말하면 멀티링크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표현하기 위해 연결고리(링크)를 추가했고 이를 제대로 잡기 위해 유압식 부시와 베어링을 추가 적용했다는 설명이다. 토션빔을 바탕으로 멀티링크의 장점을 일부 수용한 방식이다.

* 토션빔은 멀티링크보다 나쁘다?

 르노삼성자동차의 노력은 아직 평가 전이다. 모든 서스펜션의 평가는 차와 어떤 조화를 이뤘는지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차가 팔리면서 소비자들이 입증할 것이다. 다만 일각에 알려진 토션빔에 대한 선입견은 최근 다양한 부가 기술로 극복되고 있다.

 불과 십 수 년 전만해도 중형 세단에 토션빔 사용은 보편적이었다. 현대자동차의 쏘나타에도 토션빔을 사용했었으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링크를 추가하는 기술도 이미 적용했었다. 최근에는 작년 출시한 신형 아반떼에서 토션빔 서스펜션의 강성을 대폭 보완한 새로운 튜브 기술로 효과를 보기도 했다.

▲ 르노삼성자동차가 개발한 토션빔 기반의 서스펜션 AM LINK

 국산차뿐만 아니라 BMW의 7시리즈를 포함한 일부 고급차와 스포츠카에서도 토션빔의 사용은 자주 볼 수 있다. 한동안 BMW는 토션빔을 개량한 서스펜션을 대부분의 라인업에 사용했었다. 미국의 고성능 머슬카도 토션빔 서스펜션을 사용했다.

 다만, 최근의 논란은 국산차와 수입차의 역차별 때문이었다. 일부 국산차에서 내수용에는 토션빔을 적용하고 동일 모델의 수출형에는 멀티링크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멀티링크를 선택조차 할 수 없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나윤석 씨는 “서스펜션은 차와 어떻게 조화를 이뤘느냐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며 “승차감에서 토션빔이 멀티링크를 따라갈 수 없는 태생적 한계가 있지만 차의 특성과 튜닝에 따라 조화가 달라지므로 어떤 서스펜션이 무조건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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