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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현대차의 잇따른 VW그룹 인재 영입‥아우디가 떠오르는 이유?

람보르기니 브랜드 담당 맨프래드 피츠제럴드, 제네시스 브랜드 담당으로 영입

  • 기사입력 2015.12.31 00:09
  • 최종수정 2016.01.04 09:18
  • 기자명 이다일 기자

[오토데일리 이다일 기자] 제네시스는 아우디를 지향하는 것일까. 현대자동차가 또 다시 폭스바겐그룹 출신의 인재를 영입했다. 람보르기니의 브랜드 전략을 담당하던 맨프래드 피츠제럴드다. 다음 달부터 현대차에서 제네시스 브랜드를 맡는다.

 28일 현대차가 발표한 피츠제럴드의 영입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고급 브랜드를 만들려는 현대차의 계획은 제네시스를 런칭하면서 이미 수면 위로 드러났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급한 마음이었는지 차를 먼저 내놨고 이제 팀을 꾸리고 있다.

▲ 좌측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피터 슈라이어, 루크 동커볼케, 알버트 비어만,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현대차그룹의 행보는 여로모로 폭스바겐그룹과 아우디를 떠오르게 한다. 폭스바겐과 동일한 파워트레인과 섀시를 사용하면서 값은 훨씬 높게 받는 수익성 좋은 차 브랜드 ‘아우디’ 말이다.

 현대차의 행보에 아우디가 끼어든 것은 이미 오래된 일이다. 피터 슈라이어의 영입이 첫 단추였다. 2005년 기아차가 유럽 시장에 집중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2003년 독일 연방 공화국 디자인상을 수상하는 등 독일차 업계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피터 슈라이어의 영입은 현대차그룹의 도전이었다. 2006년 피터 슈라이어 영입 이후 10년. 기아차의 디자인은 한 조각씩 정리를 시작해 이제 완성단계에 이르렀다. 피터 슈라이어 사장이 현대차로 자리를 옮기면서 이제는 현대차그룹의 디자인을 총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기억해야할 것은 피터 슈라이어의 대표작으로는 아우디 TT, 폭스바겐의 뉴 비틀 등이 있다는 것. 독일의 대중차 브랜드와 고급차 브랜드에서 고른 실적을 갖춘 인물이다.

 이후에도 현대차그룹의 인재영입은 유독 폭스바겐그룹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올해 영입을 발표한 디자이너 루크 동커볼케는 폭스바겐그룹에서 일했다. 이번에 영입한 피츠제럴드 역시 폭스바겐그룹의 사람이다. 다만, 올해 초부터 현대에서 일하는 알버트 비어만은 BMW출신이다.

 현대차의 이 같은 인재영입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현재 자동차 업계에서 대중차와 고급차 브랜드를 동시에 갖고 있는 회사는 폭스바겐그룹, GM, 토요타, 혼다, 닛산 정도다. 이 가운데 고급차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브랜드를 꼽으라면 당연히 아우디다. 

 이미 현대, 기아 두 개의 대중차 브랜드를 갖춘 현대차그룹에게 브랜드 고급화는 필수 조건이 됐다. 현대차가 북미에서 기반을 닦을 수 있었던 이른바 ‘가격대 성능비’는 이제 경쟁무기가 될 수 없다. 값싼 중국차 브랜드가 호시탐탐 세계 시장을 노린다. 사실 지금이야 내수 판매에 주력하느라 주변 시장에 관심을 두지 못하지만 이들이 시선을 중국 밖으로 돌리는 순간 세계 자동차 시장은 요동칠 것이다. 따라서, 현대차는 중국차 업계의 저가 공세를 막아내며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 필연적으로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가 중요하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인재 영입 소식에 우리는 주목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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