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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5년 만에 다시 보는 아빠차, 쉐보레 올란도 1.6 디젤

유로6 친환경 디젤 엔진을 적용해, 소음 진동 감소 인상적

  • 기사입력 2015.10.13 16:24
  • 최종수정 2015.10.14 13:35
  • 기자명 이다일 기자

[오토데일리 이다일 기자] 유로6 열풍 속에 ‘아빠차’ 쉐보레 올란도가 새로운 엔진으로 돌아왔다. 2.0리터 디젤이 주력이던 기존 모델은 사라졌고 이제는 1.6리터 디젤이 주력이다. 배기량은 줄었지만 연비는 올라갔다. 독특하게도 소형 엔진을 사용하지만 요소수(Adblue)를 사용하는 유로6 방식이다. 최근 나온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사건의 그 모델들과는 애초에 설계부터가 다르다. 2008년 컨셉카로 등장해서 2011년 첫 등장. 이후 침체(?)의 시기를 거쳐 지금은 쉐보레에서 베스트셀로의 역할을 맡고 있다. 유로6의 올란도를 시승했다.

 
 
 
 
 

 쉐보레 올란도 1.6 디젤을 시승한 것은 순수한 호기심 때문이다. 이 차는 여러모로 독특하다. SUV의 인기가 올라가던 시절에 MPV라는 독특한 차를 내놨다. 미국 브랜드 쉐보레가 한 일이라 더더욱 놀랍다. 우리나라에서는 7개의 시트를 장착했다. 3열도 나름 성인이 타기에 부족하지 않다. 대신 2열이 화끈하게 넓지도 않다. 지금이야 7인승 승용 SUV에 대한 세금 혜택이 사라졌지만 몇 년 전만해도 자동차세를 아끼고자 7인승을 구겨넣던 상황이었으니 일단 이 차의 시트도 우리나라의 규정에 맞춘 시대상을 이해해야한다.

▲ 올란도 가격 변동 표 / 자료=한국지엠

 올란도가 독특한 것은 꾸준한 판매량 때문이다. 출시 후 5년이 지난 지금도 월간 1500대 이상 팔려나간다. 특별한 마케팅도 없지만 판매량이 유지된다. 동급에 기아자동차 카렌스가 완전 신차를 출시하며 경쟁구도를 유도했지만 올란도의 압승이다. 카렌스의 초라한 판매 실적 앞에 올란도는 소리 없는 전진을 계속했다. 한국지엠에서도 이 점을 고려했을 터. 캡티바, 크루즈에 적용하기 머뭇거린 유로6 엔진을 과감하게 올란도에 올렸다. 며칠 먼저 유로6 엔진을 선보인 소형 SUV 트랙스도 있다. 두 차는 동일한 엔진을 사용했지만 유로6를 맞춘 방식에서 LNT와 요소수라는 큰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올란도에 사용한 요소수 방식은 비용이 많이 드는 반면 배출가스를 줄이는 데는 확실한 역할을 한다. 또, 1만km 마다 요소수를 보충해야하지만 몇 해 지난 디젤차도 배출가스 테스트에서 문제가 없다. 반대로 LNT는 가격 경쟁을 해야 하는 차종에 적합하다. 그래서 폭스바겐이 이 방식을 사용했다가 조작 사태로 위기를 맞았다.

 올란도는 1.6 디젤 모델을 내놓으면서 가격을 소폭 조정했다. 여기에 개별소비세 인하 등이 반영되며 결국 가격은 내려갔지만 새로운 엔진을 도입하면서 원가는 상승했을 것이다. 그 대부분은 앞서 말한 요소수 방식을 적용하는데 들어간 비용일 것이다. 다만 출시한지 5년이나 된 차라서 신차개발비는 이미 뽑았을 테고 유로6 대응을 위한 비용이 가격 변동의 주요 원인이다.

▲ 유로6 1.6 디젤 엔진. 유럽에서는 위스퍼 디젤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2.0 디젤과 1.6 디젤의 가격을 동일 트림 기준으로 비교하면 개소세를 적용할 때 수십만원씩 차이가 난다. 요소수 방식의 유로6 엔진을 적용하면서 이정도 가격 변동은 인상적이다. 보통 유로6 대응을 위해서는 2.0리터 엔진을 기준으로 약 300만원의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 쉐보레 올란도의 시동버튼, 좌우 대칭구조를 유지하기 위한 디자인으로 보인다. 글로벌 플랫폼으로 사용하니 우핸들과 좌핸들 버전을 모두 고려한 일종의 원가절감 정책의 결과다.

 시승을 위해 차에 오르니 익숙하다. 많이 봤던 쉐보레의 실내 디자인 그대로다. 5년이나 된 티가 난다. 엔진 스타트 버튼은 어색한 자리에 어색한 모양으로 붙어있다. 일반적으로 동그란 형태인데 이 차는 길쭉하다. 비상등 스위치 같다. 쉐보레를 시승하면서 항상 나오는 불만인데 키가 너무 투박하다. 버튼시동 방식이 나오기 이전의 폴더형 키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키를 꼽을 일이 없는데 폴더 키를 고집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바지 주머니에서 실수로 펼쳐져 다리를 찌른다. 개선했으면 좋겠다.

 
 
 

 키는 역시나 주머니에 둔 채로 시동을 걸었다. 유럽에서 ‘위스퍼 디젤’이라고 별명을 붙인 바로 그 1.6 디젤 엔진이다. 소형 SUV 트랙스에서 위스퍼 디젤을 강조했지만 실상 경험해보니 올란도에 들어간 엔진이 더 조용하다. 게다가 부드럽다. 2.0 디젤보다 진동과 소음이 많이 개선됐다. 이 차의 가장 큰 변화이자 장점이 아닐까 싶다.

 변속기를 D로 옮기고 주행을 시작했다. 집 뒤의 언덕을 올라가는데 큰 무리가 없다. 변속을 바로바로 이어가는데 예상했던 변속충격은 없다. 최근 나오는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비교하면 즉각적인 응답성은 부족하지만 어색하고 굼뜬 느낌은 아니다.

▲ 복합기준 공인연비는 13.5㎞/ℓ다. 시내주행 위주의 시승 후에 연비는 11.6㎞/ℓ를 기록했다.
 
▲ 요소수가 들어가는 유로6 디젤 엔진을 사용한 쉐보레 올란도. 보통 1만km를 주행하고 요소수를 보충해야한다.

 시속 70~80km/h로 달리기 시작하니 차는 더 조용해진다. 위스퍼 디젤이란 점을 다시 상기했다. 장기간 시승을 하지 못해 모르겠지만 유로5 기준의 올란도 디젤 모델은 분진을 태워버리는 과정 때문에 소비자들이 불만을 토로했다. 배출가스에 분진이 쌓였다고 경고등이 들어오고 이를 태우기 위해 연료를 뿜어낸다. 연비는 뚝 떨어지고 차는 시끄러운 소리를 낸다. 민감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나오는 대목이었다.

 반면, 이 차는 요소수 방식을 사용하면서 일정부분 불만이 해소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실제로 경험해보려고 했지만 고작 사흘의 시승기간에서는 느낄 수 없었다.

 고속주행은 작아진 배기량이 한계를 드러낸다. 고속도로에서 좀 더 빨리 달리고자 하면 체력의 한계가 드러난다. 소위 ‘배기량이 깡패’라는 말이 실감난다. 그러나 법정 속도를 지키기에는 무리가 없다. 착하게 달리는 아빠차로 2.0보다 더 적합한 1.6 디젤엔진이다.

▲ 스토케의 바구니형태의 카시트를 뒤보기로 장착했다. 의외로 조수석 의자를 많이 밀어야했다.

 차를 세우고 실내를 둘러봤다. 2열에 아이를 태우고자 뒤보기용 카시트를 장착했는데 조수석을 앞으로 당겨야했다. 카시트가 그리 큰 것은 아닌데도 공간이 조금 부족하다. 최근 3열까지 나오는 차들의 특징이 2열 시트를 앞뒤로 움직여서 평소에 넓은 공간을 만들어주는데 탄생 5주년을 넘긴 이 차에게 기대하긴 무리다.

 네모반듯한 디자인에서 나오는 네모난 문짝은 아이의 카시트를 끼우고 아이를 태우고 내리기 편리하다. 쿠페형 스타일을 고집하는 일부 세단에서는 아이의 머리를 부딪치기 쉬웠는데 고통(?)을 덜어주는 차다.

▲ 2열 좌석은 앞으로 폴딩된다. 자전거와 같은 폭이 좁고 큰 물건을 싣기 편리하다

 적재공간은 아마도 이 차의 최대 장점이다. 2열과 3열을 접으면 풀 플랫 시트가 된다. 국산차 가운데 이런 차는 몇 대 없다. 2열 시트는 세워서 접을 수도 있다. 자전거와 같은 폭이 좁고 큰 화물을 싣는데 필요한 기능이다.

 전반적으로 무난하지만 조금은 유행이 지난 차다. 그래도 1.6 디젤 엔진을 올리면서 파워트레인이 최신형으로 개선됐다. 장점과 단점이 복합적으로 존재한다. 공간 활용성이 장점이지만 오래된 디자인과 최신 옵션 사양의 부재는 아쉽다. 그래도 올란도는 가격과 편의성으로 승부하는 차. 2천만원대에서 이런 차를 찾기는 힘들다. 아빠차로 강력 추천할 수 있는 가성비 좋은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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