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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지프 레니게이드, 1.6 디젤 모델 부재 아쉬워

  • 기사입력 2015.09.28 12:08
  • 최종수정 2015.09.30 10:25
  • 기자명 박성훈 인턴기자

[오토데일리 박성훈 인턴기자] 지프 브랜드에서 가장 작은 SUV '레니게이드'는 최근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쌍용차 티볼리와 동급인 B세그먼트급 SUV다. 하지만 다른 동급 차종에 비해 차별화된 부분이 많은데, 지프 브랜드 이미지를 살린 외관과 4WD LOW 및 4WD LOCK 등 오프로드를 위한 주행 모드를 갖췄다. 

 

 레니게이드는 각진 편이라 생각보다 더 커 보인다. 실제로 동급 차종 중 가장 크기도 하지만, 각진 디자인 덕분에 더 크게 보이는 것 같다. 대학생 대상 설문조사를 진행했을 때도 '커 보인다'는 반응이 있었다. 어쩌면 큰 차를 선호하는 국내에서 장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의외로 여성에게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레니게이드 인테리어는 고급스럽거나 괜찮다는 생각은 안 들었지만, 지프와 어울린다는 느낌이다. 스티어링 휠은 생각보다 작았는데, 현대차 벨로스터보다 작다. 스티어링 휠이 작으면 조향시 더 빠르게 반응할 수 있지만, 이는 레니게이드가 작다는 것보다 벨로스터의 스티어링 휠이 불필요하게 크다. 레니게이드의 록 투 록은 2.5바퀴 정도로 생각보다 민첩하게 조작할 수 있다. 

 

 레니게이드는 계기판 왼쪽에 rpm 게이지가 있고 오른쪽에 속도계가 있다. rpm 게이지의 레드존은 흙탕물 같은 모양으로 생겼는데,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다만, 이 차가 지프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괜찮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디젤 모델답게 레드존이 4500rpm에서 시작한다. 가운데 LCD창은 트립 컴퓨터나 디지털 속도계 등을 원하는 대로 설정할 수 있다.

 

 레니게이드는 순정 한글 내비게이션이 적용된다. 터치가 되지만 사용은 매우 불편했다. 시승 내내 T맵을 사용했다. USB로 재생한 오디오도 블루투스처럼 음질이 떨어졌다. 오디오 음질을 생각하면 음악을 즐겨듣는 소비자가 만족할 정도는 아닐 것 같다.

 

 후방 카메라는 화질이 좋진 않지만 스티어링 휠에 따라 조정되는 가이드 라인이 용이하다. 현대차의 경우 후진 기어에서 바꾸면 후방 카메라가 바로 꺼지는데, 레니게이드는 몇 초 뒤에 꺼진다. 레니게이드 반응이 느린 것은 아니고, 앞으로 가더라도 뒤를 한 번 더 확인하고 조심하라는 뜻이다. 예전에 타본 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도 그랬다. 꽤 괜찮은 배려라 생각한다.

 창문 스위치는 조수석까지 오토 업다운이 가능하다. 그런데 1초 정도 상태를 유지해야 자동으로 작동돼서 조금 불편했다. 원 터치 오토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에게 조금 불편할 수도 있다. 뒷좌석은 내리는 것만 자동이다.

 

 소형차지만 실내 공간은 충분하다. 레그룸도 넓고 트렁크 공간도 차급에 비해 넓은 편이다. 뒷좌석은 40:20:40 분할 폴딩이 가능하다. 트렁크 왼쪽에는 손전등이 있는데, 캠핑 등에 유용할 것 같다.

 

 국내 판매 중인 레니게이드는 IL4 2.4L 가솔린 엔진과 IL4 2.0L 디젤 엔진, 두 가지 엔진이 적용된다. 해외에서는 1.4L 가솔린, 1.6L 가솔린, 1.6L 디젤 엔진도 판매되는데, 출시 전까지 당연히 1.6L 디젤을 출시할 줄 알았으나 2.0L 디젤만 출시됐다.

 시승차는 2.0L 디젤 AWD 모델이다. 이 엔진은 최고출력 170ps/3750rpm, 최대토크 35.7kg.m/1750rpm의 성능을 발휘하며 ZF 9단 자동 변속기가 적용된다. 표시연비는 복합 12.3km/L(도심 11.1km/L, 고속 14.1km/L)로 9단 변속기가 적용된 것치고는 좋진 않다. 

 

 이는 같은 엔진과 변속기가 적용되었지만 200kg이상 더 무거운 체로키(공차중량 1880kg, 복합 14.0km/L)보다 낮다. 공차중량은 1630kg로 대부분 1400kg 전후인 동급 차종보다 200kg이상 무거운 탓에 초반 가속력이 빠르진 않았다. 
 
 다른 차가 가속할 때 처음에 빠르다가 가속력이 점점 떨어지는 느낌이라면, 레니게이드는 빠르진 않아도 가속력이 꾸준히 일정하게 속도가 올라가는 느낌이다. 답답한 걸 싫어하는 한국인을 생각해 1.6L 디젤 대신 2.0L 디젤을 출시한 게 아닐까라고 잠시 생각해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6L 모델의 부재는 아쉽다.

 

 FCA 코리아 측은 100km/h 이하에서도 9단 변속기를 전부 활용할 수 있다고 했는데, 타보니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일반 주행에서 80km/h에서 7단, 100km/h에서 8단을 주로 사용했는데, 수동 모드로 변속하니 1000rpm 후반에서 1500rpm 정도로 내려가며 85km/h에서 9단 변속시 rpm은 1300rpm 정도다. 80~100km/h 정도로 정속 주행시 연비는 평균 18.3km/L가 나왔고, 도심 연비는 9~11km/L 정도가 나왔다. 표시 연비가 같은 타사의 가솔린 차량보다는 실연비는 조금 더 잘 나왔다.
 
 서스펜션 세팅은 부드러운 편이다. 오프로드 주행시 충격을 흡수하기 위함인 것 같다. 그렇다고 심하게 출렁거리는 수준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하드한 서스펜션을 좋아해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레니게이드가 스포티한 모델이 아니기에 이게 더 적절한 세팅이라고 생각한다.

 

 편안한 세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은 것 같다. 진동과 소음은 조금 느껴지지만 거슬릴 만한 수준은 아니고, 고속에서 풍절음은 생각보다 적다. 메르세데스-벤츠 B클래스보다 낮다.
 
 레니게이드는 출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고, 가격이 비쌈에도 초기 물량이 모두 계약됐다. 시승해보니 차량 자체는 괜찮았으나, 가격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한 단계 윗급 차종인 컴패스(2.4L 가솔린)가 트림에 따라 3000만원 전후인데, 아랫급인 레니게이드가 더 비싼 것은 많이 아쉽다.

 

 가속 성능은 조금 답답하겠지만, 1.6L 가솔린과 1.6L 디젤 모델을 출시했다면 훨씬 더 잘 팔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초기 물량이 다 팔려 계속 지금처럼 팔 수도 있겠지만, 판매량을 더 끌어올리기 위해 1.6L 디젤 모델을 출시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레니게이드의 가격은 2.4L 가솔린 론지튜드 2WD 3,480만원, 2.0L 디젤 AWD 론지튜드 3,990만원, 2.0L 디젤 AWD 리미티드 4,390만원이고 개별 소비세 인하 혜택으로 여기서 200만원 인하된 가격으로 구입 가능하다. 가격적인 부분을 제외한다면, 20대가 타기에도 좋고 레저용 세컨카로 타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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