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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고성능 N 브랜드’가 아직은 무모한 도전으로 비춰지는 이유?

  • 기사입력 2015.08.29 23:51
  • 최종수정 2015.09.01 12:08
  • 기자명 이상원 기자
이달 초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에서 공개된 컨셉카 ‘비전G 쿠페’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현대자동차가 자사의 고성능 브랜드인 ‘N’브랜드를 오는 9월15일 개막되는 2015프랑크푸르트국제모터쇼에서 처음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N’브랜드‘는 현대차가 새롭게 시작하는 고성능 차량 특화 브랜드로, 독일 BMW의 ’M‘이나 메르세데스 벤츠의 ’AMG‘, 아우디 ’R.RS‘ 같은 브랜드를 별도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BMW의 M사업부문 연구소장 출신인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을 영입, 남양연구소에 별도의 고성능차량 개발팀을 신설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이번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는 고성능 브랜드의 개념과 방향성, 그리고 이를 상징하는 컨셉카를 공개하는 정도다.

아직 해당 사업부문이 공식적으로 출범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이번 프랑크푸르트모터쇼 역시 해외 마케팅실이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자동차 레이싱의 최고봉인 F1 출전 경험조차 없는 현대차로서는 고성능 브랜드 개발은 대단히 큰 모험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나 BMW, 아우디는 100년이 넘는 엔진 등 파워트레인 개발 기술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F1을 통해 다져온 고성능 기술을 양산 차종에 접목시킨 결과물이다.

이 때문에 현대차보다 자동차 역사가 훨씬 앞서고 F1을 비롯해 WRC, 르망 24시 등에 출전하며 모터스포츠에서 명성과 노하우를 쌓아 오고 있는 토요타나 혼다, 닛산 등 일본메이커들도 섣불리 고성능 브랜드에 발을 들여 놓지 못하고 있다.

일반 양산모델과 확실한 차별화를 이뤄지내 못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고성능 버전은 중형급은 물론 소형급에도 최고출력이 400-500마력. 토크가 50-60kg.m에 달하는 고성능 트윈터보 엔진과 이를 탄탄하게 받쳐줄 수 있는 차체를 만들 기술을 보유해야 한다.

현대차는 유럽의 주력 소형차인 'i20'가 WRC에 출전하고 있기 때문에 ‘N’브랜드 차량 개발에는 WRC에서 얻은 노하우가 적용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등장할 ‘N2025 비전 그란 투리스모’

이번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는 ‘RM15’라는 컨셉카가 전시된다. 이 차는 소형 스포츠 쿠페 모델인 ‘벨로스터'를 기반으로 제작한 컨셉카다.

구동 방식은 기존 전륜구동에서 후륜구동으로 바꾸고 최대출력이 300마력인 직분사 2.0리터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GDI 엔진을 체체 중앙에 위치시켰다.

이 정도면 소형급의 고성능 차종은 겨우 양산 해 낼 수 있겠지만 여전히 퍼포먼스에서는 독일의 고성능 소형차종과는 높은 차이가 있다.

현대차의 또 다른 고성능모델은 지난 1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에서 공개된 컨셉카 ‘비전G 쿠페’다.

이 차는 현대차가 준비하고 있는 새로운 고급 쿠페차종으로, 전면 이미지는 준대형세단 제네시스와 매우 흡사하다.

이 차에 장착된 파워트레인은 최상급 세단인 에쿠스와 준대형 제네시스에 장착되고 있는 5.0 리터급 V형 8기통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으로, 최대출력이 420마력, 최대 토크가 53.0kg.m다.

비전G 쿠페는 현대차의 디자인부문 피터슈라이어 사장 주도로 현대차의 전 세계 디자인스튜디오가 모두 참여했다.

하지만 이 차 역시 독일 고성능 차량과 대결하기 위해서는 성능과 차체 강성을 더 가다듬어야 한다.

현대차가 이번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준비하고 있는 또 하나의 작품은 ‘N2025 비전 그란 투리스모’다.

이 차는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가 지난 2013년 말에 발매한 ‘PlayStation3’용 게임 소프트인 ‘그란 투리스모6’의 레이싱 차량이다.

이 차는 ‘GRAN TURISMO6(그란 투리스모6)’에서 가상 주행을 즐길 수 있다.

현대차는 “이 ‘N2025 비전 그란 투리스모’가 저사의 N브랜드의 미래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 중의 하나”라면서 계획대로라면 오는 2017년 양산형 고성능 모델을 최초로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현대차는 그러나 고성능 차량 개발보다는 현재 시판하고 있는 양산모델의 다양화, 예컨대 쿠페, 크로스오버, 카브리올레, 크로스 컨트리모델 개발과 중국과 인도 등 지역별로 현지에 맞는 저가형 모델 개발이 더욱 시급한 상황이다.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요하는 고성능 브랜드 개발이 당장 필요한 부문을 가로막게 되면 글로벌시장에서의 경쟁에 뒤쳐져 선두경쟁에서 탈락할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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