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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ZF 그룹, 자동차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한눈에

  • 기사입력 2015.07.09 22:43
  • 최종수정 2015.07.15 16:55
  • 기자명 신승영 기자

[독일 린테=오토데일리 신승영 기자] ZF 그룹이 이달 초 독일 린테에서 세계 각국 기자단을 대상으로 ‘글로벌 프레스 이벤트 2015’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올해 5월 인수합병을 마친 TRW와의 기술적 시너지를 극적으로 보여줬다.

 

지난해 상용차에 이어 올해 승용차 부문 기술로 진행된 ZF 글로벌 프레스 이벤트는 ZF 그룹의 현재와 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총 5가지 프로그램은 미래 시장 환경의 대응 기술과 최신 첨단 기술의 흐름을 나타냈다.
 
먼저, 미래 기술로 도심형 스마트카(Advanced Urban Vehicle)와 자율 주행(Automated Driving)을 경험했다. 

오펠 아길라를 베이스로 제작된 ZF 스마트카는 미래 도심형 이동수단의 새로운 레이아웃을 제시했다. 최대 75도 조향각을 가진 프런트 액슬은 조작 범위와 차량 움직임의 영역이 대폭 확대했다. 뒷바퀴에 가깝게 장착된 100% 전기식 리어 액슬 드라이브 eTB(electric Twist Beam)은 넉넉한 실내공간은 물론, 토크 벡터링 시스템을 통해 보다 민첩한 움직임을 지원한다. 

 

ZF 스마트카는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와 같은 모바일 기기를 사용해 전·후면 및 평행 주차(Smart Parking Assist)가 모두 가능하다. 또한 클라우드 기반의 프리비전 어시스트(ZF PreVision Cloud Assist)는 앞서 경험한 경로를 다시 주행할 경우 상황에 맞는 최적의 출력과 제동력을 지원한다. 기존 GPS 및 맵 기반의 운전자 지원 시스템과 달리 ZF 프리비전 클라우드 어시스트는 지형 데이터와 주행 경험, 그리고 주변 차량의 정보까지 분석해 운전자를 돕는다.  
    
이어 선보인 자율 주행은 고속도로에서 진행됐다. 자율 주행 시험 차량은 ZF와 TRW의 다양한 첨단 기술이 융합됐다. TRW의 레이더·카메라·센서 등이 ZF의 차량 제어 기술과 통합됐으며,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및 레인 센터링 어시스트(LCA) 등과 더해졌다.

시험 차량은 40km/h 이상 속도에서 스스로 조향 및 제동, 가속 등을 판단하고 실천했다. 기존 자율 주행 기술보다 한 발 더 앞선 점은 차선변경이다. 방향지시등 조작 만으로 전·후 및 대각선 차량 움직임을 포착해 차선변경이 이뤄졌다. ZF는 연속된 차선변경을 통해 추월기능까지 개발을 마친 상태로, 내년 3~5개 브랜드에 해당 기술을 공급할 예정이다. 

 

최신 첨단 기술은 연료 효율성과 차량 안전 부문에 집중됐다. 이번 행사는 국내 미출시된 신차은 물론, 현재 개발 중인 차량도 직접 운전할 수 있었다. 

ZF가 자랑하는 2세대 후륜 8단 자동변속기는 국내에서도 BMW와 아우디 등을 통해 익숙하다. 이번 행사에서 놀란 점은 제품 적용의 범위다. 퍼포먼스 세단인 마세라티 기블리 Q4부터 상용차인 이베코 데일리까지 동일한 8단 변속기가 장착됐다. 직접 운전한 두 차량의 주행 및 변속 감각은 분명 상이했다. 데일리는 RPM에 맞춰 연비 중심의 빠르고 부드러운 변속감을 제공했고, 기블리는 엔진의 토크감을 최대한 빠르게 끌어냈다. 공통점은 변속기의 정교함이다. 

 

ZF 측은 엔진과 차량 성격에 따라 소프트웨어 설정만 바꿨을 뿐, 동일한 하드웨어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프 체로키 등을 통해 국내 소개된 전륜 9단 자동변속기도 다양한 엔진과의 궁합을 직접 느꼈다. 최근 국내 출시된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를 비롯해 혼다 CR-V, 지프 레니게이드, 피아트 500X 등이 시승차로 마련됐다.

 

개인적으로 CR-V와 레니게이드가 인상적이다. CR-V는 160마력 1.6리터급의 다운사이징 디젤 엔진과 9단 변속기가 장착됐다. CR-V 1.6 디젤은 가솔린 모델 못지않은 편안한 승차감과 정숙성이 돋보였다. 변속기 역시 부드럽고 민첩한 반응을 보였다.
 
레니게이드는 9단 변속기 뿐만 아니라 스티어링과 브레이크 시스템, 섀시 컴포넌트, 에어백, 시트벨트, 전자식 안전 장치 등 모두 ZF(TRW 포함) 것을 사용하고 있다. 레니게이드는 보다 높은 고배기량 엔진과 4륜 구동 시스템을 바탕으로 작은 차체에도 역동적이고 재미있는 주행 감각을 제공했다. 비록 CR-V  디젤 모델은 국내 출시가 미정이지만, 레니게이드는 올 하반기 만날 수 있을 예정이다.

 

변속기 부문과 더불어 ZF의 인상적인 기술은 액티브 키네매틱스 컨트롤(Active Kinematics Control: 이하 AKC)이다. ZF의 AKC 기술은 포르쉐 911 터보와 911 GT3에 이어 최근 아우디 신형 Q7에 장착됐다.
 
신형 Q7에 탑재된 AKC는 포르쉐의 것과 구조적으로 다르지만, 리어 액슬의 움직임을 조정하는 원리는 같다. 저속에서 전·후 바퀴 방향을 달리해 회전 반경을 줄이고, 고속에서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 보다 민첩하고 균형적인 움직임을 구현한다. 신형 Q7의 경우 5m가 넘는 거대한 덩치에도 좁은 슬라럼 구간을 쉽게 공략했다.

 

이외 섀시 및 액슬과 바디 제어 기술을 알아보기 위해 BMW X5,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지프 그랜드 체로키 등 대형 SUV를 갖고 오프로드 주행을 실시했다. 폭스바겐 e-UP과 메르세데스-벤츠 GLE-쿠페 등 미출시 차량에 장착된 첨단 기술도 인상적이다. 
 
ZF와 TRW의 시너지 효과는 명확했다. 각각의 기술이 만나 합(+) 이상 제곱(a²)의 효과를 보여줬다. 올해 창사 100주년을 맞은 ZF 그룹의 새로운 100년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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