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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forbes), 현대차 이익감소 원인은 대형차·픽업트럭 대응 부재

  • 기사입력 2015.01.23 13:40
  • 최종수정 2015.01.26 11:17
  • 기자명 이상원 기자
 

[오토데일리 이상원 기자]현대자동차는 지난 22일 발표한 ‘2014년 경영실적’에서 작년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대비 4.8% 증가한 496만1877대를 판매, 매출액은 2.2%가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7조5500억원과 7조6495억원(비지배지분 포함)으로 전년대비 9.2%와 14.9%가 각각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판매증가로 매출액은 늘어났는데도 수익은 크게 줄어든 것이다.

미국 포브스(forbes)는 이날 현대차의 이익 감소는 시장 흐름을 예측하지 못해 대형차와 픽업트럭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포브스는 디트로이트에서 개막된 북미국제오토쇼가 개최 직전 자동차업계는 대규모 리콜에도 불구, 지난해 신차시장이 소비심리 회복 등으로 2006년 이후 최고실적을 기록하면서 화려 분위기에 휩싸였으나 임기 1년을 보낸 현대차 북미법인의 데이비드 쥬코스키CEO는 전혀 그렇지 못했다고 전했다.

미국 빅3와 토요타, 닛산차 등 다른 자동차메이커들이 큰 폭의 매출 신장을 이뤘지만 현대 차와 폭스바겐 (VW) 등 일부 업체는 이번 호황의 혜택을 전혀 누리지 못했다는 것.

포브스는 현대차, 폭스바겐이 혜택을 누리지 못한 이유는 픽업트럭과 대형 SUV에 대응할 만한 차종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쥬코스키CEO는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픽업 트럭이 중심이 된 미국시장에서 현대차는 승용차 메이커로만 존재했다”고 말했다.

몇 년 전만 해도 미국 소비자들은 즉시 픽업 트럭이나 대형 SUV를 마음 놓고 운전할 수가 없었다.

가솔린을 가득 채우는데 100달러가 소요, 이웃들의 비판 섞인 시선 때문에 서둘러 픽업 트럭이나 SUV를 더 작고 연비가 좋은 차종으로 교체했다.

때문에 현대차와 같은 소형차를 주로 판매하는 업체들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저렴한 가격에 멋진 디자인의 세단과 크로스오버 차량의 판매를 늘렸다.

그 결과 현대차는 지난 10년간 시장점유율을 2배 가량 높여 2003년 약 40만대였던 미국시장 판매량을 2013년에는 72만대까지 늘렸다.

■ 휘발유값 하락으로 픽업트럭 붐

하지만 이 같은 호황은 오래가지 못했다. 미국의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된데다 휘발유 가격이 갤런 당 3달러 이하로 떨어지면서 미국 소비자들은 다시 픽업 트럭과 대형 SUV를 앞다퉈 구입하기 시작했다.

2014년 경 트럭 판매대수는 전년대비 9.6% 상승했지만 승용차 판매는 1.3% 증가에 그쳤다.

대형 SUV의 대당 평균 마진은 1만 달러인데 반해 중형승용차는 2000달러로 5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디자인을 완전히 바꾼 제너럴 모터스(GM)의 쉐보레 타호나 GMC 유콘, 포드 익스페디션 등은 판매가 12%나 급증했다.

그 결과 2013년 56억 달러(6조743억원)였던 GM의 북미 세전이익은 20​​14년 1-9월 기간에는 21% 늘어난 68억 달러를 기록했다.

■현대차, 미국 대형차 붐 방치

미국시장 제품 라인업에서 승용차가 80%, SUV가 20%로 구성된 현대자동차는 이러한 미국 소비자의 선호도 변동이 큰 타격이었다.

지난해 미국 전체 판매증가율은 5.4%였지만 현대차는 0.5%로 제자리 걸음을 했다. 이에 대해 쥬코스키CEO는 “누가 승자이고, 누가 패자인지는 명백하다”며 “현대차는 다양한 요인이 얽힌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쥬코스키CEO는 “현대자동차의 북미시장 히트 모델은 쏘나타와 엘란트라 세단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시장의 성장 동력이자 이익 확보의 핵심이 되는 차종은 픽업트럭이다. 이것이 우리의 문제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문제에 직면해 있는 업체는 현대차 만이 아니라 폭스바겐 등 몇몇 업체들도 해당된다.

폭스바겐은 매출액의 90%를 승용차 부문이 차지하고 있다. 2014년 11월, 폭스바겐의 연초 대비 판매 대수는 10.9%가 줄었다. 지난해 아우디를 포함한 북미지역에서의 매출액은 3.3%가 하락했다.

 

자동차 판매정보 사이트인 ‘오토 트레이드 닷컴’의 미셸 크랩스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환경 급변으로 승용차에 많은 투자를 해 온 자동차 업체들은 제품의 마진을 낮춰 렌터카 회사에 판매하거나 딜러 또는 영업직원들에게 거액의 보상금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인기 차종인 CR-V에 힘입어 2014년 사상 최고 판매를 목표로 잡았던 혼다차 조차 지난해 1.1% 성장에 그쳤다.

특히, 혼다차는 지금까지는 하트나 에이비스 등 렌터카 회사에 신차를 판매하는 것을 거부해 왔다.

그러나 어코드와 시빅 등 세단 수요가 둔화된 지금은 대당 인센티브를 50% 가까이 높여 평균 2047 달러를 지불하고 있다.

혼다차는 올해 새로 디자인 된 풀 사이즈급 SUV 파일럿과 서브 컴팩트급 SUV HR-V를 투입하고 픽업 트럭 ‘리지 라인 신 모델도 출시, 미국 대형차시장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미국시장에서 핵심제품이 될 중형 신형 SUV를 오는 2016년 후반부터 테네시에서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현대차, 유통 리베이트 확대

데이브 쥬코스키CEO는 렌터카 회사에 대한 판매량을 늘리고 판매점에 대한 포상금을 높여 지금의 곤경을 헤쳐나가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때문에 그는 이익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현대차 북미법인은 대당 2750 달러의 리베이트를 비롯한 다양한 판매 장려금을 대리점에 지급, 판매가 부진한 승용차를 처리, 재고량을 줄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승용차 판매 장려금은 1년 전보다 20% 이상 늘어난 것이다.

반면, 픽업 트럭은 대당 판매 장려금이 1년 전에 비해 1%가 줄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에 소형 SUV 투싼 신모델을 투입할 예정이며 중형 싼타페 스포츠도 매출 호조를 보이고 있어 그나마 위안을 삼고 있다.

쥬코스키CEO는 현재 서울 본사 경영진에 대해 미국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픽업트럭을 중심으로 한 제품을 더 많이 개발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예컨대 최근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GM의 뷰익 앙코르나 쉐보레 트랙스에 대응할 수 있는 서브 컴팩트 SUV 등이다.

하지만 이번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공개한 소형 픽업 컨셉카 싼타크루즈의 양산계획이 없는 데다 컴팩트 SUV 역시 중국에서 판매중인 iX25를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일 뿐 별다른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 청소년 컨셉 차량 투입해야

 

쥬코스키CEO는 한국 본사 경영진에 대해 현대차의 전 세계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미국점유율을 높일 가치가 있다고 설득하고 있다.

그는 다른 국가 전용으로 판매되고 있는 모델을 미국의 쇼룸에 전시할 수 있도록 본사 경영진에 요구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미국에서의 생산도 건의하고 있다.

현재 현대차는 앨라배마와 조지아공장에서 연간 37만5000대의 차량을 생산하고 있지만, SUV 생산 대수는 7만5000대에 불과하다.

현대차는 몇 년 전부터 픽업 트럭 생산 및 개발을 연구해 왔으나 당장 출시 계획은 서 있지 않다.

토요타나 닛산차 등 다른 경쟁업체들의 실패 사례를 보고는 계획을 보류하​​고 있는 것이다.풀 사이즈 픽업트럭의 생산에 10억 달러를 투입한 토요타도 미국 업체들과 경쟁을 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가 안고 있는 난제는 제너럴 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빅3가 픽업트럭 시장을 너무 잘 알고 선전을 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신생업체가 이 시장을 파고 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게다가 이 시장 진입에는 막대한 비용이 든다.

현대차가 이익을 더 남기기 위해서는 미국 뿐만 아니라 국내 등 다른 주요 국가에서도 대형차 판매가 증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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