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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끝없는 판매 확대에 딜러들만 ‘한숨’…세일즈 담당 임원 또 사표

  • 기사입력 2014.08.21 15:25
  • 최종수정 2014.08.24 10:32
  • 기자명 이상원 기자
 

[오토데일리 이상원 기자]폭스바겐코리아의 판매딜러에 근무하는 한 영업팀장은 “판매량은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딜러와 영업직원들의 형편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딜러 마진과 영업 수수료가 높은 수입차의 경우, 판매량이 늘어나면 판매딜러와 영업직원들의 수입도 그만큼 증가하게 된다.

하지만 폭스바겐은 예외다. 올들어 지난 7월까지 폭스바겐의 한국시장 판매량은 총 1만8천525대로 전년 동기에 비해 무려 36.6%나 증가했다.

이는 월 평균 2천646대로, 연말까지는 적어도 3만2천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는 토마스 쿨 사장이 올 초 공언했던 연간 3만대보다 무려 2천대가 많은 것이다.

하지만 폭스바겐의 전국 9개 판매딜러들은 지난 상반기에 대부분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폭스바겐의 판매딜러들은 지난해에도 서울지역의 클라쎄오토가 28억원, 아우토플라츠가 22억원, GS엠비즈가 1억6천만원의 영업적자를 각각 기록했다.

서울지역 판매딜러들 가운데 강남지역의 마이스터만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 이들 딜러들은 올해도 적자를 기록하게 되면 경영에 큰 타격을 받게 된다.

반면, 지난 7월까지 40.5%의 증가율을 기록한 메르세데스 벤츠 판매딜러들은 대부분 수십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폭스바겐 판매딜러들이 판매 확대에도 불구, 적자에 허덕이는 이유는 폭스바겐코리아의 과도한 목표 할당으로 인한 끝없는 판매경쟁 때문이다.

폭스바겐은 매월 각 딜러별로 목표량을 할당, 이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불이익을 주고 있다. 때문에 딜러들은 목표달성을 위해 경쟁적으로 할인판매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내년 풀체인지 모델 출시를 앞두고 지난 7월부터 판매가격을 4천200만원에서 3천890만원으로 310만원이나 낮춘 파사트의 경우, 딜러별로 5%에서 6% 가량 할인 판매하고 있다.

특히, 티구안이나 골프 등 공급이 모자라는 모델들까지 ‘제로 마진’으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 판매딜러들은 딜러 마진이 국내 수입차업체들 중 가장 낮은 9-10%에 불과하다. 때문에 할인 폭이 큰 차종들은 대부분 출혈판매로 이어지고 있다.

폭스바겐 판매 딜러사들은 올 초 한 자리에 모여 출혈경쟁 자제를 결의했으나 4월부터는 또 다시 할인경쟁이 재연, 사실상 통제불능 상태에 빠졌다.

이 때문에 폭스바겐코리아의 세일즈 담당 임원이 최근 스스로 사표를 제출했다. 폭스바겐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5-6명의 직원들이 회사를 떠났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이우디를 합쳐 영업이익 1위(522억 원), 매출액 2위(1조5444억 원)를 기록했다.

내년에는 폭스바겐 단독으로 3만5천대를 판매한다는 계획까지 세워 놓고 있다. 이는 올해 예상치인 3만2천여대보다 3천대 가량이 늘어난 것이다.

한국의 판매딜러와 영업직원들이 어떻게 되든 수익만 챙겨 가겠다는 계산이다.

BMW나 메르세데스 벤츠가 공익재단 운영과 드라이빙 센터 선설 등으로 지역사회 공헌 및 고용 창출에 동참하고 있는 것과는 크게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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