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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맞춤형 전기차 시대가 온다

  • 기사입력 2014.06.13 19:46
  • 최종수정 2014.06.17 08:29
  • 기자명 신승영 기자

[오토데일리 신승영 기자] 테슬라 모터스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엘런 머스크가 12일(현지시각) 회사 웹사이트 블로그에 ‘우리의 모든 특허는 당신의 것이다(All Our Patent Are belong to You)’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테슬라는 향후 전기차 핵심 기술을 비롯해 충전 및 네트워크 기술 등을 모두 공개할 방침이다. BMW, 토요타 등 테슬라와 교감있던 메이커들은 전기차 연구 개발 협력을 확대할 전망이다.  
 
이번 테슬라의 특허 공개는 전기차 산업이 한 단계 성장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자동차의 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이다.
  
◆ 오픈소스 정신
 
엘런 머스크는 이번 전기차 특허 공개와 관련해 오픈소스(open-source) 운동을 언급했다. 
  
대형 소프트웨어 기업의 지나친 규제와 독점, 상업화에 반발해 시작된 오픈소스 운동은 개방과 공유, 소통, 그리고 협력을 통한 발전을 추구한다. 리눅스, 이클립스, MySQL 등 다양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OSS)가 성공을 거뒀다. 
 
특히 리눅스 기반 OS인 안드로이드는 현재 스마트 폰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결국 폐쇄적이던 애플도 ‘WWDC 2014’에서 새로운 프로그램 언어인 ‘스위프트(Swift)’를 선보이며 개발자들에게 문을 열었다.
 
이 같은 오픈소스 정신은 최근 하드웨어 분야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프로그램의 근간인 소스코드를 공개하듯, 오픈소스 하드웨어는 설계도와 자재 등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공개한다. 적용 범위도 휴대전화와 같은 전자기기부터 오븐, 발전기, 트랙터, 심지어 경비행기까지 확장되고 있다. 
 
비영리재단 ‘오픈 소스 에콜로지(Open Source Ecology·OSE)’를 설립한 마친 자쿠보우스키
(Marcin Jakubowski) 등 전문가들은 개방과 협력의 힘을 바탕으로 급격한 기술 진보와 시장 확대는 물론, 궁극적인 마켓 리더로서의 성장이 가능하다고 시사했다. 
 
◆ 초협력 생태계 구축
 
테슬라의 특허 공개 또한 오픈소스 하드웨어의 일종으로, 다양한 효과를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먼저 BMW나 토요타 등과 협력 범위가 한층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치열한 충전방식 표준화 경쟁에서도 앞설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개발 리스크가 줄어든 만큼 실력을 갖춘 전 세계 부품사들이 전기차 산업에 적극 진입할 것이다. 전략적 제휴관계사들과 부품공용화로 비용을 낮출 수 있고, 초협력 관계에서 탄생한 새로운 부품들이 전기차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이다.  
 
나날이 엄격해지는 각국 정부의 환경 규제로 인해 전기차 사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따라서 자금과 네트워크를 갖춘 글로벌 탑 메이커들이 복제품을 쏟아낼 수도 있다. 
 
그러나 테슬라는 최고급 스포츠카 시장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브랜드 포지션을 구축해왔다. 이제는 전기차 몇 대를 더 파는 것보다 시장을 선도하는 브랜드 이미지가 더욱 중요하다.
 
◆ 맞춤형 전기차는 언제?
 
지난해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제3차 산업혁명의 대표 주자로 3D 프린터를 꼽았다. 3D 프린터는 방직기를 통한 섬유공업의 자동화, 포드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에 의한 대량생산체재 등과 맞먹는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오픈소스와 3D 프린터의 결합은 새로운 자동차 생산 방식을 의미한다. 실제로 미국 로컬 모터스(Local Motors)는 오는 9월 2014시카고국제공작기계전시회(IMTS)에 3D 프린터로 만든 전기차를 출품할 계획이다.(하단 영상 참고)
 
개별 고객의 다양한 요구과 기대치를 충족시키면서도 값 싸게 대량생산할 수 있는 매스커스터마이제이션(masscustomization)의 시대가 멀지 않았다. 오픈소스와 3D 프린터, 그리고 빅데이터 분석 기술 등은 기존 자동차 산업을 여지없이 흔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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