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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가 캘리포니아를 떠나는 진짜 이유와 현대차의 선택은?

  • 기사입력 2014.05.07 13:39
  • 최종수정 2014.05.08 09:21
  • 기자명 이상원 기자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일본 토요타자동차가 북미지역 판매 거점을  캘리포니아주 LA 남부 토런스에서 남부 텍사스주 댈러스 플래이노 인근으로 이전키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 본사에 근무하고 있는 5천여명의 직원 대부분이 댈러스로 이전할 예정이며 미국의 최대 자동차 시장인 캘리포니아주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초 시정연설에서 캘리포니아의 부흥을 선언하고 각지를 돌며 유세를 벌이고 있는 브라운 캘리포니아주지사는 토요타의 이같은 발표를 듣고는 망연자실했다. 
  
토요타의 이번 결정은 미국 남부지역이 상업 및 공업면에서 캘리포니아를 추월하고 있음을 여실히 증명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토요타는 지난 1957년 미국 첫 사무소를 로스앤젤레스에 개설했다. 이유는  캘리포니아주 남부의 주요 항구와 가까워 물류여건이 유리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현재 토요타가 미국 전역에 판매하고 있는 차량의 대부분은 중부와 남부지역에서 생산되고 있기 때문에 캘리포니아지역 항구는 필요성이 거의 사라졌다.   
  
앞서 닛산자동차도 같은 이유로 지난 2006년 LA 인근 토런스 북쪽에 있는 가디나에서 테네시주 프랭클린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당시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최고경영자(CEO)는 테네시지역의 부지와 물류, 인건비 등이 싸다는 점을 이전 이유라고 설명했다. 
  
텍사스주는 토요타측에 이전 비용의 보조금 4천만 달러(약 412억원)를 지원키로 했다. 그러나 토요타 북미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짐 렌츠사장은 텍사스주의 보조금 약속이 이전 결정의 주요 요인은 아니라고 밝혔다. 
  
렌츠사장은 텍사스주를 선택한 진짜 이유는 법인 친화적인 비즈니스 환경과 토요타의 다른 사업장에서 가까운 2개의 대형 공항, 그리고 저렴한 집값과 개인소득세가 들지 않는 등 생활면에서의 이점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텍사스지역의 경제 경쟁력이 높아진 반면, 캘리포니아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점도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미국 남부 주에서는 노조 결성이 법률에 의해 제한돼 왔기 때문에 노동 비용이 다른 주에 비해 크게 낮다. 
  
텍사스주의 경우, 근로자들의 노조 가입비율이 4.8%, 테네주는 6.1%로 캘리포니아주의 16.4%에 비해 훨씬 낮다.  
  
또, 남부지역은 부동산 가격이 싸고 토지 개발 및 이용이 제한된 규제지역 및 환경 규제도 적으며 세율도 낮다. 
  
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의 개인 소득세는 테네시와 텍사스보다 50% 이상 높고 누진과세의 최고 세율도 13.3%로 미국내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기에 전기 요금도 재생가능 에너지의 매입을 의무화하고 있어 남부지역보다 50% 가량 높고 가스도 갤런 당 70-80센트 가량 비싸다.  
  
화석연료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캘리포니아주의 석유생산량은 지난 1985년의 절반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반면, 텍사스주의 석유생산량은 2배 이상 증가했다.  
  
미 상무부 경제 분석국 (BEA)에 따르면, 개인소득 증가율이 높은 대도시 순위에서 텍사스 미들랜드가 3 년 연속 선두를 지키고 있으며 인접한 오데사는 2년 연속 2위를 차지했다. 
  
지난 2008년부터 12년 동안 개인소득 증가율은 미들랜드가 8.05%, 오데사가 6.98%였던 반면 캘리포니아주 산호세는 4.48 %, 로스앤젤레스는 1.81%에 그쳤다. 
  
또, 오데사의 지난 3월 기준 실업률은 3.2% 였지만, 산호세는 6.8%, 로스앤젤레스는 9.7%에 달했으며 특히 핵심도시인 로스앤젤레스는 냉전 후 항공산업이 단계적으로 축소되면서 아직도 그 침체에서 회복되지 않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의 '2020위원회'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980년에서 2010년 사이에 주민 수는 100만명 가량 늘었지만 고용은 오히려 16만5천 건이나 감소했다. 
  
특히, 로스 엔젤레스의 빈곤율은 17.6%로 미국의 주요도시 가운데 가장 높다. 
  
보고서는 이 도시는 브라질의 상파울루와 같은 전형적인 개발도상국 도시로 이른바 '버블경제'가 발전했다고 지적했다. 즉, 소득 계층의 맨 위층과 맨 아래층이 성장하고 중산층이 해마다 축소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중간계층의 고용을 늘리는 산업기반이 붕괴된데 데 따른 결과다. 
  
지난 2011년 군수산업의 노드롭은 센츄리 시티에서 버지니아 웨스트 폴스 처치로 본사를 이전했다. 또 다른 군수업체 레이시온도 캘리포니아 엘세군도에서 텍사스 맥키니로 우주항공 사업을 이전했다. 
  
또, 2011년 이후 타이탄 랩 등 20여개 업체가 텍사스로 이전했으며 호크와 판도라 오라클 등 수십개사는 텍사스 사업을 확장했다. 
  
기술 관련 단체가 운영하는 비영리 테크아메리카 재단에 따르면, 2012년에 텍사스에서 수출된 하이테크 관련 제품의 수출은 캘리포니아를 크게 웃돌았다. 
  
여기에 파나마 운하 확장이 내년에 완료되면, 캘리포니아 지역의 경쟁력은 한층 저하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 보고 있다.   
  
한편, 현대자동차 역시 토요타처럼 미국 공략의 본거지를 캘리포니아에 두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 앨라바마 주 몽고메리에 북미공장을, 캘리포니아 주 파운틴밸리에 북미판매법인을 두고 있으며 기아차 북미공장은 조지아주, 기아차 미국판매법인은 로스 엔젤레스에 위치해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미국판매법인 외에 10개 이상의 법인을 캘리포니아주에 두고 있는 등 캘리포니아주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또, 현대.기아차 미국 전체 판매의 상당 부분을 캘리포니아주에 의존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에서는 경쟁력이 낮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이 북미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토요타에 앞선 과감한 선택과 투자가 필요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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