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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노조, 올해는 양보 못한다. 파업수순 들어가나?

  • 기사입력 2017.08.21 15:54
  • 최종수정 2017.08.22 11:00
  • 기자명 박상우 기자
 

[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뤄냈던 르노삼성자동차 임단협이 올해는 난항을 겪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이 부산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중지 결정에 따라 파업에 돌입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지난 8일 르노삼성차 노조는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 행위를 위한 임금단체협상 교섭 중지를 신청했다.

노조는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전체 조합원 2,322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 2,156명의 90%인 2,090명이 찬성했다.

파업여부가 가결된 상황에서 18일 부산지방노동위원회가 르노삼성차 노조의 교섭중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차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게 됐다. 노조는 21일 쟁의대책회의를 열고 파업여부 등을 결정한다.

지난 2015년과 2016년에 무분규로 사측과 타결을 이뤄냈던 르노삼성차 노조가 올해는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르노삼성차 노조는 기본금 15만 원 인상, 성과급 500만원+200%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사측은 무리한 요구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노조는 회사가 지난해 사상 최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에 무리한 요구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르노삼성차의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대비 12% 증가한 25만7,345 대로 지난 2010년 27만1,479 대를 기록한 이후 두 번째로 높다.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르노삼성차의 지난해 총 매출액은 전년대비 20% 늘어난 6조248억 원, 영업이익은 28% 증가한 4,175억 원, 순이익은 24% 증가한 3,104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0년 회사 출범 이후 처음이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2014년 1,967억 원에 이에 2015년에는 3,262억 원, 2016년에는 4,175억 원을 기록하는 등 해마다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올 상반기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9.7% 증가한 13만5,895대로 나타나 올해 르노삼성차의 매출액이 사상 최고치를 달성할 것으로 노조는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사측은 매출이 늘었다고 임금 인상폭을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려 달라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노조는 기본급 3만1,200원 인상, 생산성 격려금 지급, 신차 출시 격려금 300만 원을 포함한 인센티브 800만 원 지급, 근무강도 개선 위원회 구성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올해는 기본급 15만 원 이상, 성과급 500만원+200%를 요구하고 있다.

회사측은 모기업인 르노의 부진과 자사의 주력 수출모델인 닛산 로그의 계약만료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임금을 대폭 올려 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르노의 올 상반기 글로벌 판매량은 187만9천대로 전년대비 10.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에 도달하지 못했다.

르노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8% 증가한 18억2천만유로(약 2조4,341억원)로, 시장 전망치인 18억5천만유로(약 2조4,743억원)를 밑돌았다.

영업이익이 증가했지만 영업이익률이 6.1%에서 6.2% 로 0.1%p 증가하는데 그쳤다.

반면, 경쟁사인 PSA그룹은 6.8%에서 7.3%로 0.5%p 증가했다.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에 미치지 못하자 르노의 주가가 1년 만에 큰 폭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자동차에 향상된 기술을 추가하는 비용이 상반기에 1억8천만유로(약 2,408억원)의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폴크스바겐AG, 다임러AG, BMW 등의 디젤차 조작사건과 영국, 프랑스의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 예고 등으로 르노의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6월 르노의 글로벌 판매 중 47%가 디젤차량일 정도로 디젤차의 판매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경영사정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자 르노 본사 내부에서 해외공장 생산 물량을 프랑스 공장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르노가 프랑스 공장 챙기기에 나설 경우, 르노삼성이 생산하는 닛산 로그 등이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르노삼성자동차는 르노 본사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르노삼성차가 임단협에서 노조측의 요구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르노삼성차의 효자 수출 상품인 닛산 로그는 오는 2019년 하반기까지 생산하기로 닛산과 계약을 맺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로그의 생산기간 연장을 희망하고 있지만 쉽지 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로그의 생산기간을 연장한다고 하더라도 연간 10만 대 이상 기록했던 수출량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가 없다.

지난해 르노삼성차의 로그 수출량은 13만6,309 대로 전년대비 15.9% 늘었다. 하지만 올해(1~7월)는 6만9,488대로 전년동기대비 17.4% 감소했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21일 쟁의대책회의를 열고 파업여부 등을 결정한다. 

르노삼성차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임금 동결 등 회사가 어려울 때 협조를 아끼지 않았던 노조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어느정도 이해가 가지만 회사의 장기적인 생존을 위해서는 좀더 앞을 내다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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