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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그늘에 감춰진 놀랄만한 '마세라티' 브랜드의 실체는?

  • 기사입력 2017.08.16 17:20
  • 최종수정 2017.08.17 13:50
  • 기자명 이상원 기자
 마세라티는 1,900년 대 중반까지 페라리, 포르쉐를 압도하는 레이싱 경주의 제왕이었다.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수퍼카나 스포츠카하면 페라리나 포르쉐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진정한 카 매니아 라면 페라리와 마세라티를 떼놓지 않는다.

삼지창, 트라이던트로(Trident)로 유명한 마세라티는 페라리와 함께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수퍼 스포츠카 브랜드지만 늘 페라리 그늘에 묻혀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해 왔다.

그러나 마세라티의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보면 페라리 못지 않는 명성과 실력을 갖춘 브랜드란 사실을 알게 된다.

유럽의 수퍼카나 프리미엄 자동차메이커들이 모두 그랬듯이 마세라티 역시 경주용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열정을 붙태운 것이 시발점이었다.

1914년 여섯 명의 마세라티 가문 형제들이 이탈리아 볼로냐의 중심에 오피치네 알피에리 마세라티를 설립 한 이래 수 십 년간 각종 레이싱대회에 출전, 명성을 떨쳐 왔다.

적어도 마세라티는 1,900년 대 중반까지만 해도 페라리, 포르쉐를 압도하는 레이싱 경주의 제왕이었다.

1929년에 마세라티는 이미 16기통 V4 모델로 최고시속 246km를 기록하면서 세계 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마세라티는 회사 사정으로 인해 1957년 레이싱 경기 불참을 선언을 하기까지 총 23개의 챔피언십과 32개의 F1 그랑프리 대회에서 무려 500여 차례나 우승을 차지했다.

삼지창과 함께 마세라티를 상징하는 대형 라디에이터그릴

레이싱 경기의 아이콘이었던 마세라티는 수익성 악화로 1937년 이탈리아 오르시 가문으로 넘어갔으며, 1958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일반 도로용 자동차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첫 일반 도로용 모델인 A61500은 높은 가격 때문에 기대치에 미달했고 성능을 강화한 A6G 코르사 등을 잇따라 내놨지만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이 후 경쟁사 알파로메오의 유명한 설계 엔지니어 지오아키노 콜롬보를 영입한 뒤부터 다시 특유의 레이싱카 면모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당시 단 26대 만 한정 제작된 250F는 주요 F1경기를 휩쓸면서 전설적인 경주용차로 이름을 날렸다.

1959년 가을 토리노모터쇼에서 공개된 500GT는 제로백이 6.5초, 최고속도가 275km에 달했으며, 이어 출시된 마세라티 450S는 최고속도가 무려 300km를 웃돌면서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 후 등장한 마세라티 3500GT와 세브링, 미스트랄, 콰트로포르테 등이 잇따라 히트를 치면서 마세라티는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에 더해 콰트로포르테 2도어 버전인 기블리와 멕시코가 성공을 거두면서 1980년대까지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90년대부터 세계 자동차시장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경영이 악화되면서 프랑스 시트로엥으로 인수됐다가 피아트그룹의 페라리로 경영권이 넘어갔다.

페라리로 넘어간 마세라티는 페라리의 엔진을 공유하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기 시작했다. 고성능이면서 은은한 배기음으로 마세라티 특유의 컬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동시에 마세라티는 이탈리아 모데나 공장에 현대식 설비를 갖추고 본격적인 대량 생산을 시작하면서 종전의 각진 디자인에서 부드러운 곡선으로 바꾸면서 한층 부드러운 이미지로 바뀌었다.

특히, 페라리의 몬테제를로회장 주도로 페라리의 기술과 노하우가 접목되면서 마세라티는 페라리와 겹치지 않는 럭셔리 고성능 쿠페와 프리미엄 세단 시장으로 본격적인 진출을 시작했다.

마세라티는 페라리로 소유권이 넘어가면서 엔진 등 파워트레인을 공유하고 있다.

엔진등 파워트레인과 핵심 부품들을 공유하면서 지금의 페라리와 마세라티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됐다.

즉, 현재 판매되고 있는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그란 투리스모, 그란 카브리오, 기블리, 르반떼 등은 페라리의 488GTB, GTC4 루소 등과 혈통을 같이 하게 된 것이다.

페라리가 여전히 스포츠 성능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마세라티는 프리미엄 고성능 브랜드를 추구하고 있다.

마세라티는 같은 스포츠카 출신으로 프리미엄 브랜드를 추구하는 독일 포르쉐와 같은 길을 가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마세라티의 판매량은 4만2,100여대로 23만7,700 대를 넘어선 포르쉐와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포르쉐의 성공은 카이엔과 마칸 등 프리미엄 SUV 덕분이다. 마세라티 역시 회사 최고의 역작 르반떼가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질주를 시작했다.

마세라티의 새로운 부흥을 책임질 첫 SUV 르반떼

한국시장에서는 마세라티가 이미 포르쉐를 바짝 뒤쫓고 있으며 빠르면 1-2년 내에 역전을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스포츠카로 다져진 기술력의 마세라티가 진정한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인정을 받아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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