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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국 車업계, 정부에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가?

  • 기사입력 2017.08.09 14:32
  • 최종수정 2017.08.09 16:24
  • 기자명 이상원 기자
한국의 자동차업계가 총체적 위기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한동안 잠잠하던 한국 자동차업계에 올해 들어서면서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한 두 업체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자동차업계의 큰 축인 현대.기아차가 흔들리면서 전체 자동차업계가 심각한 위기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올 1-7월 기간 동안 글로벌 판매량이 약 9% 감소했고 쌍용자동차와 한국지엠도 적자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협력사들의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고 있고 대금 결제로 순탄치 못해 연쇄적으로 경영난에 휩싸이고 있다.

급기야 자동차부품업계가 9일 정부에 호소문을 내놨고 완성차업체들의 모임인 한국자동차산업협회도 언론 기고문 등을 통해 정부 지원 촉구와 노사 관련 세미나를 계획하는 등 관심 유도에 나서고 있다.

가뜩이나 경쟁력이 약화된 상황에 정부의 근로시간 단축, 정규직 확대, 최저임금을 상향 조정 등으로 경영 압박이 가중되고 있는데다 노조마저 파업에 들어가자 아예 탈출구를 잃어버린 것이다.

자동차부품조합과 자동차산업학회,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등 3개 단체는 이날 ‘3중고에 휘둘리는 위기의 자동차부품산업계 호소’란 자료를 통해 정부와 국회, 법원이 자동차산업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해 급격한 근로시간 단축과 통상임금 문제 등의 사안에 대해 신중한 정책결정을 내려주기를 호소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들은 당장 기아차가 8월 중 예정된 통상임금 1심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3조 원 이상의 우발적 채무발생으로 현금성 자산이 부족해 추가 차입을 고려하는 등 심각한 유동성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되면 협력 부품업체 대금결제 등 현금 흐름에 즉각적인 영향이 불가피, 기아차에 대금지급 의존도가 높은 영세 부품협력업체들은 자금난에 봉착, 존폐 위기상황이 초래될 위험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각국이 보호무역을 강화하는 등 자국 자동차산업 보호를 위해 여러 지원책을 내 놓으면서 경쟁국 메이커들의 글로벌 경쟁력은 강화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완성차업체들의 경쟁력 약화로 부품업체들까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고 밝혔다.

한 마디로 다른 국가들은 업체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각종 지원책을 내놓고 있는 데 반해 한국은 정부가 여러 정책과 규제를 통해 오히려 기업을 압박,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주장이다.

2013년 통상임금 판결의 경우, 기업들에게 더 큰 부담을 주고 있고 이후 ‘통상임금 신의칙’은 하급심에서 일관성 있게 적용되지 않아 기업들이 법적인 위험성을 떠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완성차업체들의 8월 중 통상임금 1심 소송결과는 상여금 제도를 운영 중인 중소 車부품업계에 심각한 영향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차업계가 장기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에는 소홀하면서 상황이 좋지 않으면 정부에 손을 벌리고 있다는 지적도 내외부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 한국업체를 제외한 유럽과 미국, 일본은 물론 중국 자동차업체들도 올 상반기에 큰 폭의 흑자를 내는 등 호황을 누리고 있다.

때문에 자동차업계 스스로도 통렬한 반성과 함께 다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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