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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차, 엔지니어 출신 사장 앉힌 속셈 따로있나?

  • 기사입력 2005.11.07 09:19
  • 기자명 이상원

상하이자동차가 쌍용자동차 경영진을 전격 교체하면서 경영경험이 전무한 40대 엔지니어출신을 신임사장으로 발탁,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쌍용차 대주주인 상하이자동차는 지난 5일 이사회를 열고 소진관사장을 해임하고 후임에 최형탁상무를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임명된 최형탁 사장대행은 올해 49세로 쌍용차 대학에서 정밀기계공학을 전공한 뒤 쌍용차 기술 연구분야에서만 17년간을 근무한 정통 엔지니어 출신이다.
 
특히, 연구소 내에서도 차체설계와 기술개발, 제품개발 등 자동차 개발관련 핵심분야를 담당해 왔다. 이번 최 신임사장 발탁과 관련, 상하이자동차측은 표면적으로는 쌍용차의 해외시장 공략을 추진하는데 새로운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며 최사장 대행의 전문지식 및 국제경쟁력이 이번 사장대행 선임에 높이 평가됐다고 밝혔다.
 
즉, 쌍용차가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국제적 안목과 폭넓은 인맥을 갖춘 경영자가 필요했다는 얘기다. 하지만에 이번에 선임된 최사장대행은 이같은 목표와는 다소 동떨어지는 경력을 갖고 있다. 최사장 대행은 전문 엔지니어로서 상품개발 전문가이지 전문 경영인은 아니라는 것이다.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경영인을 찾는다면 현재 국내와 해외영업을 총괄하고 있는 강문석부사장이나 기획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최형기부사장이 더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강부사장은 기아자동차 해외영업망 구축에 직접 관여하는 등 해외시장 개척에 많은 노하우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연구개발을 위한 배려였다면 기술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김성신부사장도  사장 물망에 오름직하다.
 
이같은 이유 때문에 이번 신임사장 인선 배경을 놓고 쌍용차 노조나 직원들은 상하이차의 진짜 의도에 대해 의구심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있다.
 
쌍용차 노조는 지난 주 초 소진관사장 경질설이 흘러나오자 상하이차측이 쌍용차의 핵심기술을 이전하려하는 과정에서 소사장과 마찰을 빚었고 결국, 경질로 이어졌다는 주장을 해왔다.
 
즉, 상하이자동차는 자신들이 목표로 하고 있는 S-100프로젝트를 실행시키기 위해 이번 경영진 교체를 단행했다는 것이다.
 
S-100프로젝트는 상하이자동차와 쌍용자동차가 50대50으로 자본을 투자, 중국 내에 합작회사를 설립 한 다음, 독립법인화해 상하이자동차가 직접 경영을 하겠다는 쌍용차의 현지화 프로젝트이다.
 
이 S-100 프로젝트가 성사될 경우, 상하이자동차로서는 쌍용차가 갖고 있는 핵심기술을 합법적으로 중국으로 이전시켜 자신들이 목표로 하고 있는 2008년 독자브랜드 확보를 달성할 수가 있게 된다.
 
상하이자동차는 현재 장기발전 계획으로 오는 2008년까지 자체 브랜드 개발기술을 확보한 뒤 2010년 완성차 브랜드 개발 및 관리능력을 갖춘 다음 2015년까지 자체 자동차 개발 및 엔진개발을 달성, 세계적인 자동차업체로 도약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수립해 놓고 있다.
 
상하이자동차가 이같은 장기계획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쌍용차가 갖고 있는 차체설계 및 상품개발 노하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쌍용차노조는 상하이자동차가 이미 단계적으로 쌍용차의 핵심기술을 빼가기 위한 수순에 들어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하이자동차가 지난해 10월 15일 매각 합의서에 서명 당시 쌍용차가 만든 완성차를 중국에서 팔아 수익을 올리겠다고 노조측과 약속했으나 쌍용차 인수가 완료된 후에는 완성차로서는 한계가 있다며 CKD 수출로 방향을 선회했으며 최근에는 CKD도 어려우니 아예 합작공장을 설립한 후 독립법인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쌍용차 노조는 만약 S-100프로젝트가 추진된다면 쌍용차의 핵심기술및 우수 인력이 중국으로 유출되고 결국 평택공장은 상하이자동차의 하청공장으로 전락,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같은 우려 때문에 쌍용차는 지금까지 인수이후 단 한푼도 투자하지 않은 상하이자동차가 당초 약속했던 10억달러 이상 투자, 평택공장 30만대 생산체제 확보와 고용보장에 대한 확답을 요구하고 있으며 만약 상하이자동차측이 납득할 수 있는 해답을 내놓지 않을 경우, 총파업 등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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