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리포트] 국내 전장부품 생산의 정점, 현대모비스 진천공장

  • 기사입력 2017.04.25 16:55
  • 최종수정 2017.04.26 14:59
  • 기자명 이병주 기자
최근 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하며 다시 새롭게 떠오른 전장사업. 현대모비스 진천공장은 국내 최대 규모의 전장부품 생산 공장이다.

[오토데일리 이병주기자] 지난해 11월, 삼성전자가 자동차 전장 및 오디오 전문 회사 '하만(Harman)'을 인수, 지난 3월 합병작업을 완료했다.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합병(M&A)은 역대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합병 중 최대 규모로 우리돈 약 9조 3천억 원(80억 달러)의 인수대금을 치룬 것으로 알려졌다.

하만을 인수한 삼성전자는 하만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및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자사의 차량용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의 기술과 접목,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 1월에 열린 2017 국제 가전 전시회(CES)에는 메르세데스 벤츠, BMW, FCA 등 총 9개의 자동차 업체가 참가했다.

말 그대로 가전 전시회에 자동차 업체가 참가한 것으로, 참가 업체들은 전기자동차, 자율주행차를 선보였으며, 이 기술에 핵심인 전장 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하만, 보쉬, 컨티넨탈 등도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커넥티브 모빌리티와 같은 미래 자동차 기술을 선보였다.

바야흐로 자동차 산업이 기계산업에서 전자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현재 우리가 타고 있는 자동차에도 과거부터 꾸준히 전자식 장비가 탑재되고 있으며, 많은 완성차 업체들은 궁극적으로 100%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100% 전기차를 내놓기 위해 고군부투하고 있다.

일부 브랜드가 고속도로와 같은 일정 상황에서 부분 자율주행이 가능한 기술을 선보이고 있으나, 아직 사람이 잠을 청할정도까지 완벽하진 못하며, 100% 전기차 또한 항속거리 및 충전 시간과 충전소의 제약으로 이를 보완하기 위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내놓는 등 아직까지 과도기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과도기를 지나 궁극의 미래형 이동수단을 만들기 위해서는 보다 뛰어난 전장부품을 만들어 낼 기술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갈수록 전자화 되가는 자동차는 향후 차체(뼈대)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 파츠에 기계식이 아닌 전자식 부품이 탑재되기 때문이다.

90년대 독일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를 필두고 시작된 전자장비 경쟁은 수준높은 독일산 전장부품 업체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며, 삼성전자는 하만과의 시너지를 통해 일류 자동차 부품업체로 도약할 것을 단언했다.

국내 기업인 현대자동차 또한 이미 오래전부터 전장사업에 뛰어들어 왔으며, 현재는 글로벌 선진 부품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 세계 무대에서 미래 기술 경쟁력을 평가받는 단계에 이르렀다.

미래에는 뛰어난 전장 부품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완벽하게 생산해 내는 것 또한 중요한 포인트다.

현대모비스 전자장치 개발의 핵심 축으로 전장연구동이 있다면, 전자장치 생산은 충북 진천군 문백면에 위치한 진천공장이 전진기지로써 역할을 하고 있다.

충북 진천군 문백면에 위치한 현대모비스 진천공장은 지난 2008년 2월, 약 2만 5천 평 대지 위에 약 1만 7천 평의 건물로 구성, 완공됐다.

현대모비스는 전장부품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을 미리 내다보고 지난 2009년 6월, 그룹내 전장부품 생산업체인 현대오토넷을 흡수합병했으며, 흡수합병 통해 시스템기술과 전장부문을 통합, 인력과 투자의 효율화를 꾀함으로 시너지를 극대화했다.

진천공장 내부의 모습. 다수의 여성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다.

진천공장에는 1,000명의 근로자가 근무, 그 중 350명이 여성 근로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곳에서는 오디오, AVN 등 36개의 멀티미디어 제품들을 생산하는 10개 라인과 전동식 스티어링 휠(MDPS), 전동식 제동장치(MEB), ECU, 에어백 전개 여부를 결정하는 ACU,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TPMS) 등 98개의 메카 제품들을 생산하는 28개 라인을 구축하고 연간 1억 개가 넘는 제품들을 출하하고 있다.

진천공장은 우리가 알고 있는 자동차 부품공장과는 사뭇 모습이 다르다.

1층에서는 전장부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회로기판에 소자를 삽입하는 작업을 한다.

소자는 가로세로가 0.5cm도 안되는 매우 작은 부품으로 매우 정교한 공정이 필요하다. 때문에 비교적 간단한 기판의 경우는 기계가 조립하지만 일부 복잡한 기판들은 작업자들이 직접 작업을 담당한다.

이렇게 조립된 기판들은 2층과 3층으로 옮겨져 드디어 우리가 차량에서 볼 수 있는 부품의 모습으로 완성된다.

진천공장에서 생산되는 대표적인 멀티미디어 장치는 기아차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UVO 오디오, 차세대 D-오디오, 매립형 표준 4세대 AVN 등이 있다.

각 층의 공정을 살펴보며 인상받은 것은 모든 라인은 매 순간순간 검사 공정을 통해 품질을 검사했으며, 매우 까다롭게 정전기 예방을 위해 주의를 기울였다.

전장부품은 작은 정전기에도 품질 불량이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진천공장은 생산라인을 외부와 완벽하게 격리시켰고, 라인에 출입하는 모든 작업자들로 하여금 정전기를 발생시키지 않는 특수한 제전복 및 제전화 착용을 의무화 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진천공장은 불량률 방지를 위해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생산동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정전기가 방지되는 특수한 제전복을 착용하고 에어샤워를 마쳐야 한다.

또한, 작업자들의 머리 높이에 특수 처리된 전선을 배치, 바닥과 접지시켜 혹시 발생될 정전기를 완벽히 제거하고 있다.

완벽한 품질을 위해 정전기제거 뿐만 아니라, 매 공정마다 기계와 사람이 수시로 품질 검사를 한다.

높은 생산성이 필요한 생산 공장이기 때문에 서둘러 제품을 생산해 내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이었다. 

하나하나의 공정마다 꼼꼼한 제품 확인이 들어갔다. 뜨거운 곳에 넣어보기도 하고 얼려보기도 하고, AVN의 경우 기계가 직접 CD를 넣어보기도, 버튼을 눌러보기도, 돌려보기도 했다.

생산 시설 내부는 우리가 알고 있는 여느 자동차 부품 공장과 많이 다르다. 모습 뿐만 아니라, 전자제품이기 때문에 품질 검사가 철저하다. 근로자들은 위와같은 컴퓨터를 통해 수시로 제품을 검사한다.

불과 3-4년 전만 해도 대부분의 확인 공정은 사람이 직접했으나, 전장부품 생산 공장에 걸맞게 공장도 전자화되며 검수 인력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최근에는 새로운 시험동을 건설, 재료시험실, 성능시험실, 전원시험실, 내구시험실, 온습도시험실, 진동시험실 등 6개 시험실을 두고 시뮬레이터, 향온향습기, 먼지시험기 등 총 148대의 검사 장비를 갖췄다.

이와같은 완벽한 품질은 진천공장 공장장의 진두지휘아래 이뤄지고 있었다.

'불량률 제로'에 도전하고 있는 진천공장의 매출목표는 3년 연속 3조원 달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모비스 진천공장은 79개 품목, 9,980만 개의 부품을 현대·기아 자동차 뿐만 아니라,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 등 다양한 유명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한편, 진천공장은 내년 현대차가 내놓을 수소전기차에 탑재되는 회생제동시스템 부품도 생산할 방침이다.

현대모비스는 국내 진천공장 뿐만 아니라, 중국과 인도에도 전장부품을 생산 및 공급하고 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