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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뼈대 두 형제 니로와 아이오닉, 성적이 천지(天地)차이인 이유?

  • 기사입력 2017.03.07 10:16
  • 최종수정 2017.03.07 15:33
  • 기자명 박상우 기자
 

[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한 뼈대(플랫폼)를 사용하고 있는 현대차 아이오닉과 기아차 니로. 두 형제 차종의 희비가 한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엇갈리고 있다.

지난 1월 북미시장에 데뷔한 현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와 기아 니로의 성적은 극명하게 갈렸다.

니로의 2월 판매량은 무려 2,143대로 1월의 42대보다 무려 51배나 증가했다. 2월부터 본격적인 판매가 개시된 탓이다.

이같은 니로의 판매량은 2월 미국 하이브리드 판매 순위 4위에 해당하는 것이다. 토요타 캠리와 어코드, 쏘나타 하이브리드까지 모조리 제쳤다.

1-2월 누적판매량에서도 2,185대로 미국에서 팔리는 하이브리드 모델 54개 중 7위를 차지했다.

반면, 같은 시기에 판매가 개시된 현대 아이오닉은 2월 한 달 동안 고작 한 대가 팔렸다. 1월 판매량까지 합쳐도 단 5대에 불과하다. 2천 대 넘게 판매된 니로와 비교하면 처참한 수준이다.

 

이런 상황은 한국에서도 펼쳐지고 있다.

니로의 2월 한국시장 판매량은 1,326 대로 전월대비 36.3%가 늘었다. 반면,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241 대로 1월보다 10.7%, 전년동월대비 81.6%나 줄었다.

누적판매량에서는 니로가 2,299 대를 기록한 반면, 아이오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7%가 줄어든 511 대에 불과했다.

뼈대뿐만 아니라 엔진, 배터리까지 모두 같은 제품을 사용하는 두 모델인데도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것은 바로 활용성 때문이다.

아이오닉 차체(위)와 니로 차체(아래)(사진=현대차.기아차 홈페이지)

두 모델 모두 차체는 현대기아차의 친환경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 두 모델의 휠베이스는 2,700mm로 같으나 전체길이, 높이, 공차중량 등에서 차이가 있다.

엔진은 하이브리드 전용 신형 카파엔진 1.6GDi를, 변속기는 하이브리드 전용 자동 6단 DCT, 배터리는 리튬이온 폴리머 방식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어 두 모델의 주행성능이 같다.

최고출력은 105마력, 최대토크는 15.0kg.m이며 전기모터와 합한 최고출력은 141마력, 최대토크는 26.9kg.m이다. 단 연비는 니로가 19.5km/L, 아이오닉이 22.4km/L로 차이가 있다.

아이오닉과 니로에 적용되는 엔진, 변속기, 전기모터

가격도 비슷하다. 현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2,197만~2,590만원, 기아 니로 2,335만~2,755만원이다.(보조금 적용)

그러나 활용성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

지난해 1월에 출시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뛰어난 연비와 혁신적인 디자인 등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음에도 협소한 실내 공간 때문에 판매량이 저조했다.

아이오닉은 뒷좌석 하부에 배터리가 위치해 시트 포지션이 높고 패스트백 형태의 디자인으로 돼 2열 헤드룸이 좁아 뒷좌석 탑승자는 충분히 좁다고 느낄 수 있다.

아이오닉 뒷좌석

뒷좌석이 좁다는 인식은 아이오닉 EV 모델 일렉트릭에게도 영향을 줬다. 12V 보조배터리 탑재로 좁은 트렁크도 문제였다.

반면 니로는 SUV 답게 넓은 뒷좌석 공간과 트렁크 공간이 하이브리드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

니로 뒷좌석

또한 국내 소형 SUV 시장이 급성장한 것도 니로에게 큰 영향을 줬다.

이는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미국 자동차 시장은 활용성이 높은 픽업트럭과 함께 SUV가 주도하고 있으며 이런 추세가 소형 SUV 니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아이오닉이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좁다는 인식을 개선시키는 것이다.

2017년형 아이오닉 트렁크(위)와 2016년형 아이오닉 트렁크. 우측을 자세히보면 변화를 알 수 있다.

지난달 말 현대차는 개선된 뒷좌석 헤드룸과 트렁크로 활용성이 높아진 2017년형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를 출시하며 반전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니로에게 한 번 뺏긴 인기를 되찾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활용성이 높아진 아이오닉이 같은 뼈 형제 니로에게 당한 수모를 갚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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