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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는 멀티링크, 국내는 토션빔..신형 크루즈, 문제는 그 것이 아니다

  • 기사입력 2017.02.08 17:50
  • 최종수정 2017.02.09 11:25
  • 기자명 이병주 기자
 

[오토데일리 이병주기자] 한국지엠 쉐보레가 9년 만에 풀체인지된 신형 크루즈를 선보였다.

신형 크루즈는 전작과는 완전히 차별되는 새로운 글로벌 제품 아키텍처와 파워트레인으로 경량화·강성·성능 면에서 월등히 강화됐으며, 풀체인지인 만큼 실내·외 디자인 또한 완벽히 재창조됐다.

소부경화강 및 초고장력강판 등 신소재를 차체 74.6%에 아낌없이 사용한 결과 차대 강성이 기존 모델 대비 27% 향상됐으며, 동급 중 가장 긴 차체 길이를 자랑한다.

엔진룸 안에 탑재된 1.4리터 직렬4기통 싱글터보 가솔린 엔진의 파워를 10% 끌어 올려 최고출력 153마력, 최대토크 24.5kg.m를 발휘하며, 6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앞바퀴를 굴린다. 공인연비는 13.5km/리터를 기록했다.

9년 만에 새 옷으로 갈아입은 크루즈는 중형 세단 말리부의 축소판 버전으로, 세련된 디자인을 선사한다.

실내 또한 더욱 간결한 디자인으로 정돈됐으며, 변속기의 수동모드 조작이 일반적인 방식으로 돌아와 스포티한 주행시 이질감 없는 손맛을 선사한다.

국내서 생산되는 젠3 자동변속기의 성능 또한 상당히 개선돼, 더이상 보령미션 때문에 불만을 갖는 소비자는 앞으로 찾아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훌륭하게 성장한 크루즈는 아쉽게도 완벽하진 못하다.

경량소재를 사용하며 차체가 단단해지고 다이어트에 성공했으나, 진작 뺏어야 할 몸무게로 이제서야 경쟁모델인 아반떼와 비슷한 체중을 달성했다.

가솔린 모델 기준으로 구형 크루즈는 1,360kg였으며, 신형 크루즈는 1,250kg, 아반떼는 1,220~1,290kg이다.

국내 소비자들이 매우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내수차별 논란에 크루즈도 가담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1년 전부터 판매중인 신형 크루즈는 'Z링크'라 불리는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탑재했으나, 국내서는 토션빔 서스펜션을 장착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국내서 테스트 결과 멀티링크와 별반 차이가 없어 토션빔을 탑재했다"라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답변을 내놓았다.

경쟁모델인 아반떼 및 국내서 판매되는 모든 준중형 모델들 후륜 서브프레임에는 토션빔 서스펜션이 결합되기 때문에 별 문제 없는 것일까?

하지만 단 한모델, 아반떼 스포츠의 경우 유일하게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사용한다.

기본 가격이 1,890만 원인 신형 크루즈는 옵션 등급을 한단계만 올려도 2,134만 원으로, 아반떼 스포츠 DCT모델과 비슷한 가격이 된다.

가장 높은 등급인 LTZ는 2,437만 원으로, 튜익스 서스펜션을 장착해 주행성능이 강화된 아반떼 스포츠 익스트림 셀렉션 모델의 구입이 가능하다.

아반떼 스포츠와 경쟁시 파워에서도 50마력이 뒤쳐지며, 파워 뿐만 아니라 HID 헤드램프·통풍시트·조수석 수동시트의 부재 그리고 앞차와의 거리를 조절 못하는 크루즈 컨트롤 등 편의 장비 마저도 부실하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이러한 부분에 대해 "새로운 시장층을 공략하기 위해 이와같은 가격을 책정했다"며, 그 대상은 "25~35세의 젊은층" 라는 아리송한 답변을 남겼다.

가격이 공개된 현 시점에서 각종 커뮤니티 조사결과 신형 크루즈를 기다리던 소비자들 중 일부가 아반떼로 전향하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으며, 자동차 전문 동호회가 아닌 일반 커뮤니티에서는 신형 크루즈 구매 비용으로 차라리 쌍용 티볼리와 같은 소형 SUV를 구입하는게 낫다는 의견도 볼 수 있었다.

신형 크루즈는 125만 원 상당의 맥북을 경품으로 내걸며 공격적인 사전계약 마케팅을 실시했으나 출시행사까지 총 2,000여 대가 계약됐다.

2015년 출시된 아반떼AD의 경우 출시전까지 8,900대의 사전계약을 달성했다. 신형 크루즈는 사전계약 후 설연휴가 포함돼 영업일수가 부족했지만 그럼에도 상당히 저조한 성적이다.

신형 크루즈는 오늘 배포될 여러 시승기를 통해 다양한 장점이 열거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 모든 것이 높은 가격 한방에 상쇄돼 버린다.

높은 가격이 책정된 것에 대해 아리송한 답변으로 응대하는 한국지엠 관계자들의 대처는 더욱 상황을 악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한국지엠은 하반기 크루즈 디젤을 선보이며 폭넓은 라인업을 구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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