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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기자가 본 지난해 폴크스바겐이 토요타 제치고 세계 1위한 비결

  • 기사입력 2017.01.24 16:57
  • 최종수정 2017.01.25 13:18
  • 기자명 박상우 기자
 

[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폴크스바겐이 지난해 세계 판매량에서 일본의 토요타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디젤게이트로 타격을 입었음에도 토요타와 무려 20만대 차이로 1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보였다. 어떻게 폴크스바겐이 토요타를 제치고 1위를 했을까?

이에 대해 일본의 자동차 전문기자인 미호리 타다시씨는 흥미로운 분석을 내놓았다.

먼저 변경 모델을 내놓는 주기가 긴 독일 자동차 브랜드의 특징이 주요했다.

폴크스바겐을 비롯해 독일 자동차 브랜드들은 좋은 제품을 제대로 만들어 그것을 오래 유지하고 이익을 내는 동시에 소비자와 거래처의 신뢰를 쌓아왔다. 

이런 자세가 소비자에게 침투하고 있기 때문에 폴크스바겐은 스캔들의 영향을 덜 받게 됐다고 타다시씨는 설명했다.

실제로 폴크스바겐은 1974년에 출시한 골프를 6~9년 간격으로 새로운 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반면 일본 브랜드들은 4~5년 간격으로 변경 모델을 시장에 내놓았다.

 

이어 타다시씨는 토요타가 폴크스바겐에게 세계 1위를 내준 것은 폴크스바겐이 중국 시장에서 강점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폴크스바겐의 중국 판매대수는 전년대비 44만대 증가한 약 398만대인 반면 토요타는 전년보다 20만대 늘어난 121만대로 폴크스바겐의 1/3도 안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타다시씨는 폴크스바겐과 토요타의 세계 판매대수의 차이가 약 21만대인 점을 감안하면 중국 시장이 양사의 승패를 나눴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결과는 토요타가 중국 시장에 늦게 진출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폴크스바겐은 1985년 중국에 진출했으나 토요타는 2002년에 혼다(1998년), 닛산(2001년)보다 늦게 진출했다.

토요타가 중국에 늦게 진출한 것은 중국 정부가 해외 업체의 기술 독점을 막기 위해 해외 업체와 중국 내 업체의 합작 회사 (외자의 출자 비율은 50%까지) 설립을 의무화 한 것이 영향을 줬다.

토요타는 합작 회사 설립으로 자사의 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될까 걱정했기 때문에 중국진출을 머뭇거렸다.

 

반면 폴크스바겐은 일찌감치 중국에 진출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의 판매량을 늘려갔다.

이는 독일 브랜드와 일본 브랜드의 가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일본 브랜드는 자사 계열 부품 업체를 통해 신차를 자체 제작하는 것이 옳다고 여긴다. 이 때문에 일본 업체는 자사 제품의 부품과 기술에 대한 집념이 강하다.

반면 독일 브랜드는 자사 계열 부품업체에 대한 집념이 별로 없고 어느 회사의 부품을 사용해도 자사의 맛을 낼 수 있다. 

독일 브랜드가 망설임 없이 중국에 진출한 것이다. 이것이 미국보다 4배 이상의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에서 폴크스바겐이 재빨리 발판을 다지고 시장에서 확고한 지위를 구축하게 했다.

무엇보다 스캔들에도 폴크스바겐 전적으로 신뢰하는 유럽소비자들이 폴크스바겐을 1위로 올렸다고 타다시씨는 밝혔다.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폴크스바겐이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에서 판매 대수를 늘린 것은 그동안 폴크스바겐에 큰 오점이 없었고 폴크스바겐에 대한 신뢰가 두터웠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유럽소비자들은 스캔들로 인한 부정적인 이미지에 너무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눈으로 판단하고 물건을 구입하는 자세도 유럽에서 판매대수를 늘린 것이다.

타다시씨는 “앞으로 폴크스바겐과 토요타가 친환경차로 치열한 경쟁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사 부품을 고집하지 말고 다른 업체의 부품을 조합해 자동차를 만들어 토요타뿐만 아니라 일본 자동차 업체가 다른 업체들에게 추월당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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