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가장 늦게 美 본토 진출한 고급차 '제네시스', 성공 여부는?[분석]

  • 기사입력 2016.08.17 09:17
  • 최종수정 2016.08.18 16:14
  • 기자명 이상원 기자
국산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가 마침내 미 본토 공략에 나선다.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마침내 오는 9월부터 고급차의 본고장인 미국 본토에 상륙한다.

미국은 연간 프리미엄카 판매량이 200만 대를 넘어서는 세계 최대 시장이어서 세계 프리미엄카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관문이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미국시장 진출은 1990년 대 이 후 최근 20년 동안 처음 있는 일이어서 세계 자동차업계는 물론 언론들도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현대차는 수 년 간의 장고 끝에 마침내 지난해 11월 별도의 제네시스 브랜드를 출범시켰으며 국내에 이어 오는 9월부터 미국에서 본격적인 도전에 나선다.

현대차 고급 브랜드의 앞날에 대해서는 아직은 의견이 분분하다.

탄탄한 수익구조를 갖추고 있는 현대차 브랜드가 든든하게 뒤를 받치고 있기 때문에 예상되는 장기 레이스에도 잘 견딜 수 있을 것이란 분석과, 그동안 미국 소비자들에게 각인된 저가 위주의 현대차 브랜드 인지도와 프리미엄급 차종의 경쟁력 부재가 이미 성숙할 대로 성숙해진 미국 시장을 뚫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상반된 의견도 나오고 있다.

특히, 드라마틱한 디자인과 놀라운 연료 효율성, 가격 대비 뛰어난 제품 경쟁력, 그리고 영리한 현대차의 마케팅이 지금까지 새로운 미국의 구매층을 이끌면서 사상 최악의 경기 침체 이후 홀로 가장 높은 성장세를 이뤘으나 최근 몇 년 동안에는 다시 침체상태에 빠져들고 있기 때문에 신생 제네시스 브랜드를 프리미엄 시장의 다크호스로 띄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실제, 현대차는 최근 미국의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픽업트럭과 SUV를 선호하고 있는데도 적절하게 대응할 만한 차량을 내놓지 못해 주요 자동차업체 중 가장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자동차 통계 전문회사인 오토데이터에 의하면 현대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글로벌 경제위기 직후인 2010년 4.6%, 2011년 5.1%까지 치솟았다가 2012년 4.9%, 2013년 4.6%, 2014년 4.4%, 2015년 4.4%로 고착화되고 있다.

가장 점유율이 높았던 2011년에 비해 지난해에는 점유율이 무려 0.7% 포인트나 떨어진 것이다.

모 브랜드인 현대차가 이처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에 신생 제네시스 브랜드를 얼마 만큼 뒷받침해 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란 지적이다.

 

제네시스가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수 십 년 동안 탄탄하게 자리를 잡아온 렉서스나 BMW, 아우디 등 기존 럭셔리 브랜드에 비해 몇 배 이상의 비용과 노력을 투입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 브랜드인 현대차가 브랜드가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가야 하는데 올해 7월까지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실적은 1.4%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자칫 악재가 닥치기라도 하게 되면 두 브랜드 모두 심각한 위기에 처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제네시스 브랜드가 미국시장에서 자생을 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연간 판매량이 20만 대는 넘어서야 한다.

현재 미국시장에 진출해 있는 고급 브랜드의 연간 판매량은 선두그룹인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가 37만여 대, BMW가 34만여 대, 렉서스가 34만여 대 가량 판매하고 있다.

중위권은 뷰익이 22만여 대, 아우디가 20만여 대, 혼다 아큐라가 약 18만 대, 캐딜락이 17만여 대 정도 팔리고 있다.

하위권에는 닛산 인피니티가 13만여 대, 포드 링컨이 10만여 대, 그리고 최근 회생한 볼보는 7만 여대가 각각 판매된다.

때문에 제네시스 브랜드는 적어도 연간 20만 대 이상을 미국시장에 판매해야 만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해 보인다.

지난해 제네시스와 에쿠스의 미국 판매량은 3만1,374 대와 2,332 대 등 3만3700여 대이며 인근 캐나다 판매량까지 합쳐도 3만5천여 대에 불과하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앞으로 오는 2021년까지 기존 G80(제네시스), G90(EQ900) 외에 중형 G70, 대형 SUV, 중형 SUV, 쿠페 등 총 4개 차종을 투입하고 올해부터 판매망도 미 전역 300개 전시장을 통해 판매할 경우, 당분간은 판매량이 지금보다 다소 성장할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이들 제네시스 차량들이 과연 얼마나 기존 프리미엄 브랜드들과 차별화를 이뤄낼 수 있고 미국 고객들의 마음을 이끌 당길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적어도 최근 볼보가 제시하고 있는 특별한 제품력과 그 이상의 마케팅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