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안타까운 영동고속도 추돌사고, 자동 비상브레이크만 달렸어도...

  • 기사입력 2016.07.18 22:30
  • 최종수정 2016.07.19 17:33
  • 기자명 이상원 기자
지난 17일 발생한 영동고속도로 대형 추돌사고로 긴급 자동브레이크 시스템(AEB)의 의무장착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지난 17일 오후 강원 평창의 영동고속도로에서 관광버스가 앞서 가던 승용차를 들이받는 5중 연쇄 추돌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승용차에 타고 있던 20대 여성 4명이 숨지고, 승용차 탑승자 등 16명이 다쳤다.

이날 사고는 1차로를 달리던 관광버스가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같은 차로를 서행 중이던 승용차 4대를 잇따라 들이받는 사고였다.

경찰은 사고 버스 운전자가 졸음운전을 했거나 휴대폰 사용 등 전방 주시 태만으로 사고를 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는 버스 운전자의 졸음 운전이든, 전방 주시 태만이든 긴급 자동브레이크 시스템(AEB)만 장착됐었어도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고 지적하고 있다.

AEB는 운전자가 제때 반응을 하지 못하더라도 차량이 운전자를 대신해 긴급 브레이크를 작동시킴으로써, 충돌을 회피하거나 충돌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시켜 주는 장치다.

즉, 레이더, 카메라, 레이저 등의 감지 장치가 운전자에게 앞 차와 충돌이 임박했음을 경고하고 운전자가 충돌을 피하기 위한 충분한 행동을 적절한 시기에 하지 않는 경우, 자동 브레이크가 작동하는 것이다.

이 장치만 사고버스에 장착됐었어도 대형 참사는 막을 수 있었겠지만 안타깝게도 이 장치는 현재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급 이상에만 장착돼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3월, 미국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향후 7년 이내에 긴급 자동브레이크(AEB)를 미국에서 판매하는 모든 신차에 기본으로 장착키로 자동차업체들과 자발적인 협약을 맺었다.

NHTSA와 협약을 맺은 업체는 미국 빅3와 현대.기아자동차 등 총 20개 브랜드로, 미국 자동차시장의 99% 이상을 차지한다.

따라서 오는 2022년 말까지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거의 전 차종에 AEB가 기본으로 장착되며 대형 트럭과 버스 등도 오는 2025년 말까지는 모두 탑재될 예정이다.

AEB 자율협정에 참여한 업체는 아우디, BMW, 피아트.크라이슬러, 포드자동차, 제너럴 모터스(GM), 혼다자동차, 현대자동차, 재규어 랜드로버, 기아자동차, 마세라티, 마쯔다, 메르세데스 벤츠 , 미쓰비시자동차, 닛산자동차, 포르쉐, 스바루, 테슬라 모터스, 토요타자동차, 폴크스바겐 (VW), 볼보자동차 등이다.

미국의 다자간 자율 협정은 NHTSA가 AEB를 전체 신차에 의무 장착키로 한 시점보다 3년이 빨라진 것이다.

앞서 유럽(EU)도 오는 2018년부터는 전 차량에 AEB를 의무 장착키로 했다.

미국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에 따르면 AEB 기본 장착이 3년 앞당겨 지면 약 2만8천 건의 충돌사고와 1만2천 명의 부상자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AEB의 기본 장착으로 사고율이 27%나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는 과연 언제쯤 AEB가 기본 장착돼 이번 같은 안타까운 사고를 막을 수가 있을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