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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행수입차 ‘판’ 커진다…손보사도 수입차 정비업 가세

  • 기사입력 2014.02.12 17:47
  • 기자명 신승영





[오토데일리 신승영 기자] 국내 수입차 시장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그 동안 음지에 머물렀던 병행수입업체(gray impoter)들이 공식수입사 및 딜러사의 시장을 소리 소문 없이 잠식하고 있다. 신차 판매만큼 높은 수익성을 유지했던 정비 사업도 보험사를 중심으로 새로운 경쟁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모습이다.
 
◆ 그레이 임포터의 습격
  
지난해 관세청 수입통관을 거친 자동차 대수는 총 19만1066대로, 전년대비 23.7% 증가했다. 이 가운데 승용차 대수는 2012년 대비 24.8% 늘어난 18만6311대를 기록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가입된 23개 브랜드의 2013년 신차등록대수는 15만6497대. 이를 감안할 경우 약 3만대의 승용차가 병행 수입된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병행수입 규모는 2012년(1만9천여대 추산)대비 60% 가까이 급증했다. 특히 일본 정부의 양적완화에 따른 엔저 효과로, 일본에서 수입된 차량이 두 배 이상 늘어났다.
 
병행수입차는 대부분 애프터서비스(A/S)를 받을 수 없다. 제품에 대한 신뢰도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병행수입차를 찾는 이유는 낮은 가격과 차별화된 개성을 갖췄기 때문이다.
 
공식수입사가 ‘규모의 경제’로 비용을 줄인다면, 병행수입사는 간단한 이익구조로 가격경쟁에 나선다.
 
병행수입사는 판매망을 갖출 필요없이 인터넷으로 고객을 모집한다. 수요가 있는 차종만 수입하기에 재고 관리도 수월하다. 서비스 및 제품 보증은 최장 1년/2만km 내외다. 이것마저 외주다.
 
국내 소비자 가격을 일정 유지하는 공식수입사와 달리 환율변동을 즉각 적용해 환차손 발생도 낮다. 거기다 본사 및 수입사, 딜러사, 영업사원 등과 수익을 나눌 필요도 없다.
 
한-미 FTA, 한-EU FTA 등으로 통관 및 관세 납부 절차도 보다 간소화됐다. 자동차 전문 병행수입업체들은 통관 및 관세 납부는 물론, 수입차 인증에 대한 노하우까지 빠르게 습득하고 있다. 진입장벽도 낮아 소수 인력으로 구성된 사업체가 늘고 있다.
 
수입선도 일본 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심지어 중국과 동남아시아로 확대되는 추세다.
 
고객들이 늘어남에 따라 병행수입 및 대체부품을 통한 자체 서비스 네트워크를 갖춘 곳도 있다. 부품 수입이 보다 용이해져 실력있는 비공식 정비 네트워크와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 보험사, 新 정비 네트워크 구축 
 
수입차 업계와 보험 업계는 오랜 기간 수리비를 두고 끊임없이 충돌해왔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수리비가 과다 계상됐다는 이유로 딜러사에게 수십여 차례 보험수리비를 지급하지 않았다. 물론, 이와 관련된 소송도 줄을 이었다.
 
이 같은 수입차 수리비 문제는 사회적 문제로 커져 공정거래위원회의 감사와 검찰의 압수수색, 국회 국정감사 등으로까지 확대됐다.
  
삼성화재가 강경대응을 펼친 가운데, 동부화재·현대해상·LIG손해보험 등 2위 그룹과 롯데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업체들은 새로운 방안을 모색했다.
 
SK네트웍스 등을 통해 수입차 부품을 확보하는 한편, 가맹 서비스 센터에서 수입차 정비 수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섰다.
  
최근에는 더 나아가 체계적인 수입차 정비 서비스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나섰다. 푸조·시트로엥을 공식 수입하는 한불모터스와 최근 론칭된 수입차 전문 정비 서비스 브랜드 아우토빌(Autovill)가 대표적인 예다. 아우토빌은 한국지엠서비스센터협의회 산하 전국 1급 종합정비전문센터 19곳이 참여하고 있다.
 
보험 업계는 수입차를 전문적으로 정비할 수 있는 인력 및 시설을 갖춘 곳과 협력해 보험수리비를 최대한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부품 수급 문제는 SK네트웍스나 아주오토네트웍스, 한라마이스터 등을 통해 해결한다.
 
병행수입과 인터넷 해외 직접 구매, 그리고 대기업 유통망 등 수입차 부품 수급이 보다 용이해져 실력있는 비공식 정비 네트워크도 곳곳에 형성되고 있다. 보험업계는 서비스 네트워크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지방 중소도시에서 비공식 정비 네트워크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보험사의 행보는 대체부품 인증제 도입과 맞물려 가속화될 전망이다. 제약업계의 복제약과 같이 국내에서 대제부품을 생산할 경우 부품 수급이 한층 수월해진다.
 
한편, 이와 관련해 수입차 업계 관계자들은 “병행수입차 시장과 보험사 정비망이 새롭게 성장하고 있지만 기존 수입차 업계에 절대적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들은 “국산차와 달리 수입차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퀄리티, 질적 요구 수준이 높다”며 “싼 값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즐길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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