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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테슬라, 한국에 왜 왔니?…‘어게인 2010’

  • 기사입력 2013.11.19 13:58
  • 기자명 신승영

[오토데일리 신승영 기자]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테슬라 모터스가 18일 한국에서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한다는 소식에 자동차 업계는 물론, 전기차 부품사와 여의도 증권가까지 높은 관심을 보였다.
 
국내 미상장 기업인 테슬라의 이례적인 방한 소식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르노삼성과 한국지엠 등 올해 전기차를 선보인 완성차 업체들은 테슬라의 국내 진출설에 주목했으며, LG화학과 삼성SDI 등 배터리 제조사들은 새로운 공급 계약의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전기차 관련주에 미칠 영향력을 분석하고 나섰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실망감만 가득했다. 
 
테슬라 모터스 제프리 에반슨(Jeffrey Evanson) 부사장은 테슬라의 한국 진출 및 부품협력사 등과 관련된 질문에 “한국 시장에 흥미는 있지만 아직 계획은 없다”며 “계획 검토 등에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답했다.
 
LG화학과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제조사와의 협력에 대해서도 “항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세부적인 대답을 회피했다.
 
이날 그는 미국 내 급속 충전 인프라 구축과 중국 상하이 진출, 새로운 사륜 구동 모델 출시 등 전혀 새로울 것 없는 내용들만 늘어놓았다.
 
결국, 이번 제프리 에반슨 부사장의 방한 목적은 한국에서 신규 투자를 유치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당초 테슬라의 기업설명회는 초대받은 기관투자자 외 미디어나 애널리스트 등 출입을 제한됐다. 차후 입장이 가능했으나 정보 공개 제한을 요청받았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제프리 에반슨 부사장은 IR 행사날 오전, 연기금을 포함한 주요 기관투자자를 방문해 시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잘나가던 테슬라가 한국까지 와서 투자유치를 진행하는 이유는 최근 잇달아 발생한 악재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테슬라의 주력 차종인 ‘모델S‘는 최근 6주 사이 세 차례나 화재사고가 발생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더욱이 지난 13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생산공장에서 근무 중이던 직원 3명이 기계 고장으로 중상을 입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사고 원인 파악에 나섰다.
 
18일(현지시각) 테슬라 주가는 121.58달러. 지난 9월30일 193.37달러를 기록한 이후, 50여일 만에 37.1%나 급감했다.
 
테슬라의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인 엘런 머스크는 2009년 미 정부 대출 4억6500만 달러와 2010년 기업공개(IPO)를 통해 도산 위기에서 극적으로 회생한 바 있다. 또 한번 찾아온 위기 상황에서 제프리 에반슨 부사장의 방한은 4년 전 테슬라의 행보를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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