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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 ‘세계 최고 슈퍼카·프리미엄카 타이어 개발 착착’

  • 기사입력 2013.10.19 21:52
  • 기자명 신승영

[용인=오토데일리 신승영 기자] “기술력과 품질을 바탕으로 슈퍼카를 비롯한 최고급 프리미엄 시장에 도전하겠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이 지난 5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신제품 출시 행사에서 회사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이와 같이 밝혔다. 불과 5개월 뒤, 금호타이어는 메르세데스-벤츠 최고급 SUV 차종인 G클래스에 신차용(OE) 타이어 공급을 발표하며, 박 부사장의 말에 힘을 실었다.
 
금호타이어의 다음 행보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달 새롭게 오픈한 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를 방문했다.
 
◆ ‘사람이 힘이다’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는 연면적 2만2823㎡ 규모에 연구동과 실험동 등으로 이뤄졌다. 현재 250여명의 연구인력이 업계 최고 수준의 슈퍼컴과 최첨단 시험 설비 등을 통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기존 생산 및 연구시설이 위치한 광주를 떠나 용인에 중앙연구소를 설립한 것은 ‘인재확보’가 그 첫 번째 이유다. 그간 국내 유수의 대학들과 수많은 산학협동 프로젝트를 통해 발굴한 석·박사급의 인재 유치에 지리적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현재 금호타이어 연구인력들은 1인당 연 평균 1건에 가까운 특허 등록을 기록하고 있다. 특허 분야도 타이어 패턴부터 구조, 재료, 테스트 방법, 연구분석법, 데이터 해석, 그리고 화학 분야까지 전 세계 수만여건이 출원되고 있다. 때문에 경쟁사 대비 연구인력이 부족함에도 연구성과에서는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물론, 아침부터 점심, 저녁까지 연구소 내 식수인원이 비슷할 정도로 업무량이 많은 것은 문제다. 글로벌 탑 업체 출신의 임원급 연구원들을 자문 및 고문으로 영입됐으나, 절대적인 인력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방문 당시에도 관리자급 인력들의 경우 연구개발 업무에 내년도 사업계획까지 준비하느라 눈코 뜰새 없이 바빴다.
 
금호타이어는 현재 650여명의 연구인력을 2017년까지 10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특히 중앙연구소는 현재 250명을 500명까지 두 배로 늘려야하는 만큼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모두 부족함이 없는 인력확충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뿐만 아니라 중국연구소(KCTC) 등 해외 연구소도 칭화대를 비롯한 주요 현지 대학과의 산학협력을 통해 인재확보에 나서고 있다.
 
◆ 글로벌 R&D ‘컨트롤 타워’ 역할 강화
 
중앙연구소가 건립됨에 따라 금호타이어 연구개발 체제도 바뀌었다. 중앙연구소에서 디자인과 소재, 구조 등 기초 연구 및 신제품 개발을 전담하고 광주연구소는 완제품 평가 및 품질 모니터링 등을 수행하는 퍼포먼스 센터로 운영된다.
 
광주연구소는 기술지원 인력을 중심으로 140여명의 인원이 완제품 성능평가와 시제품 제조, 양산품 성능 품질 모니터링 등을 전담한다. 이외 북미연구소(KATC·미국 애크론)와 유럽연구소(KETC·독일 프랑크푸르트), 중국연구소(KCTC·중국 천진) 등 해외연구소에서 시장동향 파악과 제품 현지화를 다룬다.
 
중앙연구소는 연구개발 뿐만 아니라 글로벌 R&D 네트워크의 컨트롤 타워로서의 역할이 더욱 강화된다. 실제로 출근 시간 전, 중앙연구소를 찾은 이른 아침부터 승용타이어 개발부문 박동주 상무를 비롯한 주요 책임자들은 해외 연구소와의 화상회의에 한창이었다.
  
중앙연구소의 컨트롤 타워 역할이 강조되는 것은 타이어 제품의 현지화가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지역별로 지형과 기후, 도로 환경이 다르고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것이 달라 제품 현지화는 경쟁력으로 직결되고 있다.
 
과거 국내에서 신제품을 개발하고 현지 연구소가 시장에 맞게 튜닝하는 수준을 넘어, 최근에는 원재료부터 배합, 내부 구조, 코드 및 구성품, 심지어 디자인 패턴까지 현지 시장에 맞춰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사내 역할 뿐만 아니라 사외 협력도 보다 활발해질 전망이다. 중앙연구소가 들어선 용인시 일대에는 현대·기아·르노삼성 등 완성차 업체는 물론, 부품사 등여러 관계사 기관이 모여있다. 특히 데드라인이 엄격한 OE 부문은 협력사와의 커뮤니케이션 등이 한층 수월해졌다고 전했다.
 
◆ 기술·창의성 무장…슈퍼카·프리미엄 OE 준비 한창
 
중앙연구소를 비롯한 금호타이어 각 연구소는 ‘성능’과 ‘지능’, ‘친환경’ 그리고 ‘감성’ 등 4가지 미래 방향성을 두고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성능과 관련된 모터스포츠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F3의 경우 금호타이어 시장점유율이 30%에 달한다. F1의 전 단계인 Auto GP는 미쉐린에 이어 지난해부터 공식 타이어로 참여하고 있다. 수천억원의 마케팅 비용만 아니라면 기술력에서는 F1에서도 이미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더불어 독일 뉘르부르크링에서 개막하는 VLN 시리즈 등 내구레이스에서도 활약하고 있으며, 내년 중순을 목표로 WRC 등 최정상 랠리 대회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이와 같이 모터스포츠에서 축적된 기술력과 노하우는 고성능 제품군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올해 출시된 ‘엑스타(ECSTA) PS91’는 고성능(UHP)을 넘어 초고성능(S-UHP)급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제품은 500마력 이상의 슈퍼카에 맞춰 서킷의 고속 주행은 물론, 일반 도로에서도 슈퍼카 성능을 만끽할 수 있도록 접지력과 제동력, 내구성, 승차감 등을 향상시킨 제품이다.
 
특히 PS91는 F3에 사용되는 포뮬러 테크놀로지를 비롯해 콤파운드 및 구조 등 금호타이어에서 최초로 적용된 기술만 7가지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거기다 방위산업체로 항공기 타이어 등을 생산하며 축적된 기술 역시 고성능 제품 개발에 일조를 하고 있다. 연구소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슈퍼카 및 프리미엄 브랜드에 OE용 공급을 준비 중인 UHP 제품만 5가지에 달한다.
  
이외 지난해 국내 업계 최초로 EU 타이어 라벨링(EU Tire Labeling) 제도에서 최고 등급인 A/A등급(회전저항/젖은 노면 제동력)을 인증받으며 친환경 기술력을 뽐내고 있다. 향기가 나는 아로마 타이어를 비롯해 드리프트용 컬러 스모크 타이어, 화려한 컬러 타이어 등 오감을 만족시키는 창의적인 감성 제품 상용화에도 적극적이다.
  
불과 한 달. ‘기술 명가’ 재건을 선언한 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의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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