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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대담] 한국닛산 키쿠치 사장 ‘韓시장, 치열해서 더 도전할 가치 있다’

  • 기사입력 2013.07.31 14:23
  • 기자명 신승영
[오토데일리 이상원·신승영 기자] 지난 7월1일부로 켄지 나이토 사장의 뒤를 이어 타케히코 키쿠치 사장이 한국닛산 신임 대표로 부임했다. 
 
최근 수년 간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한국닛산은 여러 문제가 산적해 있다.
 
2012년 닛산과 인피니티 브랜드의 판매량은 각각 36.9%와 48.7%씩 급감했다. 판매 부진에 따른 매출 하락은 물론, 수익성에서도 5년째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간 딜러들의 이탈도 잦았다. 초기 멤버들이 스스로 딜러권을 내놓거나 전도유망한 브랜드로 갈아탔다. 사실상 총체적 난국이다. 잘 나가는 경쟁사들로 인해 더욱 갑갑한 실정이다.
 
새로 부임한 신임 사장으로서 이 같은 상황은 무척이나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부임 한 달, 아직 한국 시장과 닛산 조직 등 업무 파악에 짧은 시간이지만 ‘한국닛산의 미래’를 두고 타케히코 키쿠치 신임사장과 진솔한 대담을 가졌다.
 
먼저 키쿠치 사장은 한국 시장이 무척이나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는 “아직 깊숙한 곳까지 세세한 파악은 되지 않았으나, 매우 경쟁이 치열하고 소비자들의 요구 수준도 엄격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어려움 속에서 성과를 낸다면 더욱 가치가 있을 것”라면서 “스스로 정한 것에 대해 쉽게 포기하지 않는 것이 개인적인 가치관이자 강점”이라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마음 좋은 이웃집 아저씨같은 외모와 달리 40대 젊은 사장의 패기가 돋보였다.
 
키쿠치 사장은 지난 1991년 닛산에 입사해 22년 간 미국과 중국, 인도 등 거대 시장에서 마케팅 및 세일즈 부문 전문가로 근무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한국 시장에서의 전략에 대한 질문에 돌아온 답변은 의외로 ‘제품력’이었다.
 
그는 “경쟁력 있는 제품 공급이 최우선이다”며 “매력적인 모델을 투입해 판매를 늘리고 이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한다면 자연스레 한국닛산과 딜러 모두 수익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키쿠치 사장은 안정적인 딜러망 형성부터 엔저를 바탕으로한 재무적 지원, 체계적인 내부조직 구축 등 일본 본사 차원의 지원과 관련된 내용도 ‘상품성 높은 제품 투입과 이에 따른 판매 확대, 그리고 수익성 확보’ 등 기본적인 선순환적 고리로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중형 세단 등 국산차의 주력 모델과 대표 핵심 라인업이 중복되는 일본차 공통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닛산이 갖고 있는 기본적인 상품성’으로 돌파하겠다고 말했다.
 
키쿠치 사장은 “알티마와 큐브, 하반기에 들여올 소형 SUV 쥬크를 닛산의 3대 주력 모델로 삼을 것”이라며 “상품성이 높은 알티마로 주력 시장을 공략하고 큐브, 쥬크와 같이 유니크한 ‘닛산’다운 모델로 브랜드를 포지셔닝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개성 넘치고 혁신적인 신차의 도입에 대해 매우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지난 수년간 수입차 시장을 주도해온 독일차의 경우 디젤 세단을 시작으로 사륜구동 라인업과 최근 가격을 낮춘 소형해치백까지 매번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더불어 최근 병행수입시장에서 닛산 마치, 다이하츠 코펜, 스즈키 알토 등 독특한 성격의 일본 경·소형차 판매가 2배 가량 급증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키쿠치 사장은 “(한국닛산은)아직 주력 모델을 중심으로 시장에서 견고히 할 때”라며 “지금 단계에서 점진적으로 하나하나 밟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미래로 나아가는 시작의 단계에서 기초을 강화하는 ‘도전자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5~6년 뒤 새로운 차량 도입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키쿠치 사장은 한국 시장과 내부 조직, 외부 협력사 등에 대한 정확한 파악 후, 다음의 만남을 기약했다. 구원투수로 나선 키쿠치 사장이 이끄는 한국닛산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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