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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제네시스 프라다·K9 잇단 惡手…고급차 전략 부재

  • 기사입력 2012.09.24 11:03
  • 기자명 신승영


[오토데일리 신승영 기자]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의 주도하에 야심차게 출시한 현대·기아차 플래그십 프리미엄 모델들이 잇달아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2년간 전 세계 시장에서 양적확대보다 고급화 전략을 통한 질적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정몽구 회장이 미국과 유럽, 러시아 등 현지 생산 시설을 방문하며 항상 강조하는 것은 기존의 품질경영 강화를 넘은 ‘품질고급화’다.
 
이 같은 정 회장의 의중에 양사 최고위임원들 역시 컨퍼런스콜 등 공식자리에서 고급차종 판매 확대와 브랜드 고급화 등을 핵심 경영 전략으로 밝히고 있다.
 
그러나 고급화 전략의 핵심인 플래그십 프리미엄 모델들이 시장에서 외면받으며, 오히려 수입차 시장 성장세를 돕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 제네시스 프라다 ‘비운의 한정판’ 
 
현대차는 지난 2011년 5월 명품 브랜드 프라다(PRADA)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제네시스 프라다’를 선보였다.
 
제네시스 프라다는 국내 최초로 타우 5.0 GDi 엔진을 제네시스에 탑재했으며, 특수 도장과 풀 어댑티브(Full Adaptive) LED 헤드램프, 프리 세이프 시트벨트(PSB), 인텔리전트 엑셀 페달(IAP),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 등 최고급 편의사양을 기본 적용했다.
 
당시 현대차는 “제네시스 프라다만이 가지는 프리미엄과 희소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주문생산방식을 통해 2년간 1200대만 한정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제네시스 프라다 판매량은 지난해 총 247대, 올해 9월 말까지 총 63대 등 310대에 불과하다. 당초 판매목표의 25%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어 현대차는 9월24일 2013년형 제네시스 프라다를 출시했다.
 
이는 ‘한정판매’란 의미가 깨어진 것을 의미한다. 더욱이 그 판매목표는 지난해 발표한 1200대를 채우는 것이기에 프리미엄의 의미가 한층 퇴색된다.
 
현대차는 해당 모델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람다 3.8 GDi 엔진을 탑재한 하위 트림을 선보였다. 가격도 GP500이 기존 7900만원에서 7662만원(개소세 인하분 포함)으로 낮췄으며, GP380은 6975만원이다.
 
한정판매란 소비심리에서 희소성의 법칙을 활용한 마케팅 전략이다. 현대차의 이번 고급차 전략은 기존 제네시스 프라다 구매 고객에게도 강한 실망감을 안기고 있다.
 
◆ K9, 예고된 실패 
 
제네시스 프라다에 이어 기아차 K9 역시 판매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 5월 기아차가 최상위 모델인 K9을 출시할 때, 제품력과 가격경쟁력을 둘러쌓고 많은 논란이 있었다.
 
K9은 기아차가 출시 전부터 강조한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와 어댑티브 풀 LED 헤드램프, 9.2인치 네비게이션 등이 옵션으로 빠졌으며, 최상위 모델임에도 5.0 엔진이 탑재되지 않는 것이 지적됐다.
 
특히 3.8 모델의 경우 6340만원에서 8640만원의 가격대로 인해 제네시스 3.8 모델(4856만원~6145만원)과 2000만원 가량 차이가 발생했다. 물론, 현대·기아차의 입장에서 제네시스-K9-에쿠스 등 가격 차별화를 통한 판매간섭을 최소화하려했으나, K9 판매 부진이란 역효과가 발생했다.
 
실제 K9 판매는 지난 5월 출시 이후 지난 7월까지 월 평균 1500대를 기록했으나 8월에는 겨우 801대에 그쳤다.
 
이는 기아차가 당초 목표로 잡았던 월 평균 2000대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출시 넉 달 만에 판매가 1000대 이하로 곤두박질치면서 사실상 신차로서의 역할을 종료했다.
 
한편, 현대·기아차가 제네시스 프라다와 K9에 이어 선보인 2013년형 제네시스 프라다는 또 한번의 악수(惡手)로 평가되고 있다.
  
2013년형 제네시스 프라다는 람다 3.8 GDi를 탑재한 GP380 트림을 선보이며 가격을 낮췄다. 이는 두 모델 간 간섭효과로 인해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K9의 판매 부진을 더욱 가속화 시킬 전망이다.
 
이 같은 현대·기아차의 고급화 전략 부재로 혜택을 보는 것은 수입차 업체들이다. 올해 불황으로 국내 자동차 전체 시장 수요가 줄어드는 가운데,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의 플래그십 판매는 더욱 높아만 가고 있다.
 
일례로 이달 초 출시된 BMW 뉴 7시리즈의 경우 사전 계약 한달 만에 500여대가 계약을 완료했으며, 현재 계약시 내년에 출고가 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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