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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지에 미쳤다.” 기아차 직원이 만든 기아차동호회

  • 기사입력 2005.08.31 14:24
  • 기자명 이형진

 그는 뉴 스포티지를 너무 사랑한다. 아니 스포티지에 미쳤다는 표현이 옳을 것 같다.
 

인터넷 자동차동호회인 ‘스포티지 넷(www.kiasportage.net)'을 운영하는 이광수씨(29세)는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서 근무 중인 현직 기아자동차 직원이다.


그가 이끌고 있는 스포티지 넷은 현재 활동중인 자동차 동호회 가운데 현대 싼타페 러브에 이어 두 번째 규모를 자랑한다. 현재 스포티지 넷에 가입돼 있는 정회원은 대략 2만여명, 회원 들 중 차량을 갖고 있는 회원의 수는 3천800여명에 달한다.


기아 스포티지는 지난해 7월 출시된 이후 지금까지 대략 6만5천여 대가 판매됐으며 이 가운데 5천여 명이 동호회원으로 활동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 그 중 76%인 3천800여명이 스포티지 넷이다.


스포티지 출시와 함께 지난해 7월7일 출범한 스포티지 넷 동호회가 불과 1년 만에 이정도로 성장한 것은 자동차 동호회 사상 유래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다.


기아자동차 현직 직원이 운영하는 인터넷 동호회가 이처럼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비결은 바로 동호회를 이끌고 있는 이광수씨의 스포티지에 대한 깊은 사랑과 집념에 있다. 스포티지 넷은 사이트 운영방법이 여느 동호회들과 완전히 다르다.


스포티지 넷 회원들은 활동과 관련된 어떤 금전적 부담도 없다. 모든 운영경비는 이씨가 월급을 털어 조달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주요 회원들의 경조사비도 모조리 이씨가 부담한다.


이씨의 스포티지 사랑은 당장 닥쳐온 결혼조차 미룰 정도로 헌신적이다. 이씨는 올해 약혼자와 결혼을 할 예정이었으나 준비한 결혼자금을 동호회 운영과 스포티지 연구에 사용하는 바람에 결혼을 내년으로 미뤘다.


얼핏보면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행동이다. 그러나 이씨의 이런 결정 뒤에는 나름대로의 철학과 삶의 방식이 있다.


“스포티지 넷은 스포티지를 타는 사람들이 스포티지를 가장 잘 알고 스포티지와 같이 성장해 나가야 한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최근 일부 자동차 동호회들이 결함 부풀리기나 특정 문제를 이슈화시켜 제조사와 대결구도를 형성,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경향이 많아 안타까워 보입니다.”


이씨의 스포티지에 대한 열정은 급기야 스포티지에 대한 연구로까지 이어졌고 지난달에는 한 달 동안 휴가를 내 일본에까지 가서 자동차동호회와 스포티지 관련 문제를 연구해 오기도 했다.


대학에서 일본어를 전공했던 이씨가 스포티지와 동호회 연구를 위해 구입한 일본서적만도 수십권에 달할 정도다.

 

이씨가 스포티지 동호회를 만들기로 결심을 한 것은 지난해 신형 스포티지를 구입하고 나서부터.  우리나라의 경우, 신차를 구입하고 나면 영업사원을 따로 만날 일이 없어져 AS등에 아쉬움이 많다고 느끼게 됐고 이러한 문제들에 제대로 접근하기 위해 기아차직원이 아닌 사용자 입장에서 동호회 활동을 하고 있다고 이씨는 밝히고 있다.

 

스포티지 넷의 이러한 독특한 운영방식과 순수함 때문에 동호회원들 간의 관계도 다른 동호회에서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끈끈하다.


스포티지 넷의 강점은 자동차문제 이슈화가 아닌 순수 스포티지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가족모임과 스포티지에 매우 열정적인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것이다. 구성원도 20대에서 50대 후반까지로 다양하며 이러한 끈끈한 유대관계 때문에 내년에는 7-8쌍의 회원이 결혼에 골인할 예정이다.


“스포티지는 앞으로 10년 이상 국내외에서 팔릴 차량이기 때문에 10년이상 동호회를 운영할 생각을 하고 만들었습니다. 때문에 회원들도 스포티지에 대해서만큼은 전문가가 돼야 한다고 봅니다.”인터뷰 말미에 이씨가 남긴 이 말은 상업적 목적으로 만든 자동차 동호회들이 횡행하는 작금에 어떤 것이 진정 자동차를 사랑하는 것인가를 다시한번 되새기게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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