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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어려울수록 검정색 자동차컬러가 유행한다.

  • 기사입력 2005.08.30 18:09
  • 기자명 이형석

내년에는 자동차 컬러가 검정색이 유행할 전망이다. 
 
한때 검정색으로만 일관됐던 자동차 컬러가 수년전 부터 다양한 색으로 변한데 이어 내년에는 다시 복고풍의 검정색이 유행할 것으로 예상됏다.


이는 자동차가 권위와 부의 상징이던 시절에는 권위적인 색을 대변하는 검정이 주축을 이뤘지만 자동차가 일상생활 속으로 깊숙히 자리매김하면서 권위의 상징에서 생활 용품으로 인식이 전환, 생활방식에 따라 자동차의 컬러도 다양하게 변했기 때문이다.

 

자동차의 색조가 어떻게 변해왔고 어떻게 변할 것인지를 연구해 온 일본색채학협회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자동차컬러는 회색과 실버계통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색상이 선호되는 이유는 외관에 비춰지는 더러움이 눈에 잘 띄지 않을 뿐 아니라  찌그러짐 등도 눈에 잘 보이지 않아 차종에 상관없이 출시되는 신차 전체의 약 4%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는 것이다.


자동차의 색채가 다양하게 변화되기 시작한 것은  마이-카시대가 열리기 시작하면서부터다. 한국은 90년대 초반, 일본은 60년대 중반부터가 마이-카 시대로 검정색 일변도의 컬러에서 다양한 색상을 띤 자동차들이 비로소 등장하기 시작했다.

 

마이-카를 과시하고 싶은 의식이 강했던 70년대 초까지는, 토요타의 엷은 황색의 코로나 마크2와  미쓰비시자동차의 오렌지 색 콜트갈랑 GTO로 대변되는 화려한 색상의 자동차들이 주류를 이뤘다.

 

반면 한국에서는 88올림픽 개최 이후 대우자동차가 르망에 빨간색을 도입하면서 본격적인 컬러자동차 시대가 열렸다. 


그러나, 1973년 오일쇼크가 덥치면서 화려하게만 진화하던 자동차컬러는 절약과 함께 자연의 소중함을 요구하는 시대적인 의식들이 반영되면서 이러한 의미를 띄는 색조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이는 미쓰비시자동차의 캐롤라이나가 가장 대표적인 차량으로 당시의 시대상을 잘 반영한 네츄럴 컬러가 인기를 모았다.


80년대에 접어들면서부터는 자동차의 컬러가 새롭게 변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의 가장 큰 특징은 컬러의 주도가 시대나 사회성보다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하는 컬러패턴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즉, 자신의 존재를 한눈에 보일 수 있는 붉은색과 암청색의 등장이 그것으로  여기에 도시의 세련된 느낌을 주는  흰색컬러가 등장하면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한국의 경우, 올림픽 개최 이후부터 90년대 중반까지 여성운전자들의 증가와 레저에 대한 인식확대로 이때까지 검정색 일변도의 컬러에서 흰색과 파란색, 그리고 회색 등 다양한 컬러들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일본에서는 81년 판매를 시작한 토요타의 소라를 시작으로 슈퍼화이트와 순백색의 컬러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흰색컬러들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흰색컬러의 이러한 인기는 86년 출시된 신차 중 74%가 흰색을 차지했을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젊은 층 사이에서는 이런 흰색선호 경향과는 반대로 빨강간색과 핑크색의 색조를 띤 차량이들이 인기를 끌었다. 이때 붉은색 컬러물결을 이끌었던 차가 바로 마쯔다의 패밀리어모델이다.


일본에서는 80년 후반기부터는 서서히 밀려온 경제의 침체기 즉 버블경제 시기가 도래하면서 흰색과 빨간색 중심에서 고급스러움을 연출할 수 있는 색상으로 컬러가 변했다. 이 시기에 색조의 변화를 이끌었던 차가 바로 닛산자동차의 시마와 토요타자동차의 셀시오다. 이들 차량은 주로 어두운 색조가 주류를 이뤘는데 다크 계열의 색조가 바로 그것이다.


90년대에는 개성의 시대로 대변되면서 개성을 나타 낼 수 있는 다양한 색상의 차량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또, 도장기술이 발달하면서 단일 색에서 여러 가지 색상 연출이 가능한 컬러로 변하는가 하면. 한개 차종에 투톤이나 쓰리톤의 색을 고정 색으로 적용하는 등 다양한 색상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그러나 세계경제가 다시 침체기로 빠져든 2000년대에는 다시 검정색 컬러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한국의 경우는 국내경기가 급격히 나빠지기 시작한 2002년 이후부터 검정색을 비롯한 다크 계열의 자동차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이는 일본이 지난 80년대 후반 경기부진을 겪었을 때와 매우 흡사한 현상이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의상은 밝게, 화려하게 변하는 반면, 자동차컬러는 어둡게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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