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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모터쇼와 상하이모터쇼, 어떻게 달랐나?

  • 기사입력 2005.05.11 19:11
  • 기자명 이형진

경기고양시 일산 한국국제전시장(KINTEX)에서 열렸던 2005 서울모터쇼가 지난 8일 폐막됐다.

이번 서울모터쇼는 상하이모터쇼(4.22-4.28)와 개최기간이 겹치면서 페라리 등 일부 업체들이 출품을 취소하는 등 성공여부가 의심스럽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행사 개최 이전부터 흘러나왔다.

결국 이같은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 흥행척도가 되는 관람객 수는 소정의 성과를 달성했지만 진행과 전시품목등 질적인 부문에서는 아주 미흡했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참가국과 전시업체 수

이번 서울모터쇼에 11개국 179개업체가 참가한 반면, 상하이모터쇼에는 전세계 26개국 1천036개 업체가 참가, 숫적으로 서울모터쇼보다 무려 5배가 많았으며 전시된 차종 역시 서울모터쇼가 217개종인데 비해 상하이모터쇼는 3배에 달하는 693개의 차종이 전시됐다.

볼거리에서도 서울모터쇼는 양산차와 쇼카가 주종을 이룬 반면, 상하이모터쇼에는 이제껏 단 한번도 공개되지 않은 미래형 차들이 대거 출품돼 대조를 이뤘다.

국제모터쇼인가, 아니면 동네모터쇼인가를 측정해 볼 수 있는 세계 미디어들의 반응도 크게 엇갈렸다.

서울모터쇼조직위원회는 행사 개최 이전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서울모터쇼를 세계5대모터쇼의 위상에 걸맞는 모터쇼로 만들겠다고 공언해 왔다.

상하이모터쇼조직위원회 역시 상하이모터쇼를 '아시아최고의 모터쇼'로 만든다는 목표로 설정했다.

포부만으로 본다면 세계5대모터쇼를 지향한 서울모터쇼가 단연 앞선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이와는 정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상하이모터쇼에는 세계 31개국 1천12개 미디어에서 온 5천3백여명의 기자단이 열띤 취재경쟁을 벌인 반면, 서울모터쇼에는 고작 1천100여명 가량의 기자단만이 모터쇼장을 찾았다.

물론, 몇 명의 기자가 취재를 했는가보다는 각 매체들이 해당 모터쇼를 얼마나 비중있게 다뤘는가가 더 중요하다.

모터쇼 기간동안 외산들의 모터쇼 관련 기사를 보면 상하이모터쇼에 대한 기사는 비중있는 매체들이 간간히 다뤘으나 서울모터쇼에 대한 기사는 찾아보기 조차 힘들었다.

그만큼 서울모터쇼는 기사로 다룰만한 내용이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 상하이모터쇼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일본 동경모터쇼 못지않는 모터쇼를 개최, 당초 목표치인 아시아 최고의 모터쇼에 근접했으나 서울모터쇼는 세계 5대모터쇼는 커녕 동네모터쇼로 전락하고 말았다.


▶관람객들의 원성도 무시된 모터쇼

2005 서울모터쇼는 이제 끝났지만 관람객들에게는 서울모터쇼의 좋지않은 기억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서울모터쇼 조직위원회는 당초 관람 예상인원을 100만명 정도로 잡았으나 정작 매표소와 화장실 등 편의시설들은 채 50만명도 처리해 내지 못하는 좁은 시설을 설치했다.

전시행사에 가장 기본적인 시설물 조차 안중에도 없었다는 얘기다. 이에더해 아직 완성되지 못한 주변시설은 미흡한 모터쇼를 한층 더 깍아내렸다.

복잡한 주차공간과 안내원 하나 배치하지 않은 조직위측의 무성의함은 서울모터쇼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이같은 결과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상하이모터쇼가 자신들의 전시회에 세계 각국 업체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각종 홍보활동과 유치단을 파견한 반면, 서울모터쇼조직위는 주최측인 한국자동차공업협회와 수입자동차협회, 부품조합이 행사 개최 이전부터 이익금 배분 문제를 둘러싸고 아귀다툼을 벌이는 추태를 보여왔다.

특히 전시회 개최를 얼마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역시 이익금 배분 문제로 수입상용차업체들과 마찰을 빚으면서 결국, 수입상용차업체들이 참가를 포기하기도 했다.

모터쇼는 제대로 개최할 경우, 그 나라 자동차산업을 한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활용될 수 있다.

주최측이 자동차전시회라는 괜찮은(?)미끼를 이용, 돈벌이에만 혈안이 된다면 서울모터쇼는 영원히 세계 자동차업계와 언론들로부터 외면당하는 3류 모터쇼 신세를 면키 어려울 것이라는 게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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